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그간 눈팅도 제대로 못했는데(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 ) 최근 몇번 다시 눈팅하다가 연말을 맞아 소식을 올려봅니다.
원래 연말에는 집나간 자식도 돌아온다잖아요. (이게 아닌가? 비슷한 말이 있었던거 같은데)

지난 8월에 약 3년 반동안 있던 부서에서 예전에 근무하던 부서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했고, 업무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부서도 아니었던 지라, 팀장께 4월쯤부터 계속 말씀을 드렸더랬죠.
다행인지, 그 양반은 보직을 받게 된 뒤 처음 맡은 팀이어서 열정도 있었고, 팀 구성을 바꾸고 싶어했던 거 같아요.
(저를 싫어했던 것 같진 않습니다만, 자신이 없네요 ㅎㅎ)

8월에 지금 있는 팀으로 보내주면서 갖은 생색은 다 냈더랬죠 ㅎㅎ.

환송회도 해주시고, 따로 팀원들 정성을 모아서 작은 선물도 해주시고, 뭐 받을건 다 받고 나온 부서였습니다.

근 4개월동안 새 팀에 적응하고 있자니, 전에 있던 팀보다 업무는 많아도 훨씬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원래 있던 부서이기도 했구요.

2주전 쯤인가, 예전 팀에서 송년회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주길래 '나도 부르나보다. 가서 인사나 드려야지'했는데 공식적인 초청은 없었습니다.
알아서 찾아가기도 애매했던지라, 그냥 참석하진 않았죠.

그런데 그 다음주에 그 팀의 팀장님이 사직서를 낸 걸 알게됐습니다.
알고보니 송년회 때 여직원 성희롱을 했던 모양이었어요.
예전 팀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가 되고....

그분이 좀 그런 경향이 있었던 지라 불안불안하긴 했는데.... 결국 터지더라구요.

타이밍 좋게 그 팀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진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안도가 되기도 하고....

사실 가해자가 백번 잘못한거지만, 흔히 이런 경우 직장을 잃게되는 것에 대해 연민의 마음이 조금 들기도 했었는데,
이번엔 전혀 그런 마음이 안드는 것이, 저도 모르게 그 양반을 안좋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술이 원수다..라는 말을 하지만, 평소 언행을 볼 때 술만이 문제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지금 부서는 비누향기 물씬나는 아저씨 부대인지라 그런 사건이 터질일은 없겠습니다만,
매사에 조심해야죠.

저한텐 연말을 싱숭생숭하게 만든 사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