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승만 남았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원주 동부 프로미를 84-76으로 이겼다. 오리온은 기동력에서 우위를 점했고 외국인 듀오 조 잭슨(24득점 9도움)과 애런 헤인즈(23득점 9리바운드 4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난적을 잡아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쓸어 담은 오리온은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 줄다리기와 공격 중심의 변화

 1쿼터 초반부터 줄다리기가 펼쳐졌다. 먼저 힘을 낸 팀은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적극적인 바꿔막기 수비를 통해 동부의 스크린을 이용하는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헤인즈, 문태종, 이현민의 연속 골밑 득점으로 동부 수비를 수축시킨 후 헤인즈-문태종의 픽&팝을 통해 3점슛을 만들어내며 1쿼터 1분 43초에 9-0으로 앞서 나갔다. 동부는 바로 추격에 나섰다. 초반 리드를 잡은 오리온이 다소 급한 공격과 쉬운 슛 실패로 인해 득점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허웅의 중거리슛과 룸서비스,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 등으로 점수를 쌓으며 1쿼터 4분 11초에 6-9로 점수차를 좁혔다.

 1쿼터 중반 양팀은 공격에 변화를 줬다. 오리온의 공격 방법은 미스매치의 활용이었다. 김동욱(194cm)은 자신을 막는 동부 두경민(183cm)을 상대로 계속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이승현의 3점슛을 만들어냈고 파울을 유도하며 자유투로 득점을 올렸다. 동부의 공격은 김종범이 이끌었다. 박지훈과 교체되면서 코트에 나선 김종범은 중거리슛, 3점슛을 차례로 성공시켰고 속공 마무리를 통해 점수를 쌓으며 연속 7점을 넣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1쿼터 중반 오리온이 1점차(16-15)로 앞서 나갔다.

 1쿼터 후반에도 박빙 승부는 계속됐다. 동부의 공격은 높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로드 벤슨은 풋백 득점을 올렸고 김주성은 픽&롤을 통해 골밑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냈다. 김주성-벤슨의 하이-로 게임에 의한 득점도 나왔다. 반면 오리온은 잭슨의 스피드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잭슨은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며 속공을 지휘했고 뛰어난 기술을 선보이며 2대2 공격을 주도했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진 1쿼터는 오리온이 23-21로 앞서며 끝났다. 

▲ 동부 산성 vs 타짜 듀오

 2쿼터 시작과 함께 동부가 힘을 냈다. 그 중심에는 두경민과 외국인 빅맨 듀오가 있었다. 두경민은 돌파와 중거리슛을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고 맥키네스와 벤슨은 차례로 풋백을 성공시키며 점수를 쌓았다. 김주성이 쉬는 상황에서도 득점 루트 창출, 높이 유지에 성공한 동부는 경기를 뒤집으며 2쿼터 4분 3초에 31-27로 앞서 나갔다. 오리온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김동욱 대신 장재석(203cm)을 투입하며 높이를 보강한 오리온은 허일영의 풋백, 장재석의 커트인, 잭슨의 팁인 등으로 연속 골밑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은 2쿼터 5분 53초에 33-31로 다시 앞서 나갔다. 

 동부는 김주성을 다시 투입하며 벤슨-김주성-맥키네스의 '동부 산성'을 구축했다. 오리온은 '외국인 타짜 듀오' 헤인즈와 잭슨에게 공을 집중시켰다. 이 대결의 승자는 오리온이었다. 동부가 기동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사이 오리온은 헤인즈, 잭슨의 돌파와 중거리슛, 속공 마무리 등을 통해 점수를 쌓았다. 오리온의 외국인 듀오는 팀이 2쿼터 막판 기록한 16점을 모두 책임지는 투맨쇼를 펼쳤다. 오리온이 47-38로 앞서며 전반전이 끝났다. 

▲ 희비가 엇갈리는 오리온의 국내-외국인 선수

 3쿼터 초반에는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오리온의 장재석이 3번 연속으로 득점에 실패(턴오버, 중거리슛 실패, 피블록)에 하는 사이 동부는 맥키네스의 풋백, 3점슛으로 점수를 올리며 43-48로 추격했다. 그러자 오리온은 헤인즈의 중거리슛, 헤인즈의 룸서비스를 받은 허일영의 커트인으로 득점하며 3쿼터 3분 4초에 52-44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3쿼터 중반 오리온 국내 선수들의 공격에 문제점이 나타났다. 문태종의 공격은 다소 성급해 보였다. 3점슛은 림을 돌아나왔고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턴오버를 범했다. 최진수와 장재석은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다. 최진수는 기회에서 슛을 아꼈고 장재석이 던진 중거리슛은 림을 돌아 나왔다. 오리온의 득점이 정체된 사이 동부는 맥키네스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맥키네스는 킥아웃 패스로 김주성의 3점슛을 만들어냈고 3점슛 2방, 속공을 마무리하는 덩크로 연속 8득점을 몰아 넣었다. 동부는 3쿼터 6분 51초에 55-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3쿼터 후반 양팀 모두 외국인 선수들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이 대결의 승자는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의 잭슨과 헤인즈는 엄청난 스피드와 뛰어난 결정력을 자랑하며 속공과 하프코트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동부의 벤슨과 맥키네스는 골밑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턴오버를 범하면서 오리온에 빠른 공격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오리온이 64-57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 동부의 기동력에 비수를 꽂는 잭슨

 4쿼터 초반에는 밀고 당기기가 펼쳐졌다. 동부가 허웅의 돌파에 의한 득점으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오리온은 잭슨의 킥아웃 패스를 받은 이승현이 연속 3점슛을 꽂아 넣으며 10점차(70-60)로 달아났다. 동부는 벤슨의 골밑 공략에서 파생된 김종범의 3점슛으로 득점하며 다시 점수차를 좁혔다. 4쿼터 3분 8초의 점수는 70-63으로 오리온의 리드였다. 

 그 이후 경기는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동부의 경기력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맥키네스에게 공격을 집중시켰지만 베이스라인에서 도움이 오는 오리온의 수비에 막혀 효과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득점에 성공하고도 속공을 허용하는 모습이 1차전에 이어 또 다시 나타났다. 하프 코트 수비에서는 허웅이 오리온의 잭슨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오리온은 경기 종료 2분 20초전 80-68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수비 선택의 승리

 동부의 1차전 패인은 높이에 대한 과도한 욕심과 두경민의 부재였다. 2쿼터 벤슨-김주성-맥키네스를 동시에 기용했을때 하이-로 게임을 통해 골밑 공략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 턴오버가 발생하며 오리온에게 쉬운 점수를 내줬다. 3쿼터 승부처에서는 두경민의 파울 트러블 공백을 메우지 못했는데 특히 상대팀의 압박 수비에 밀려 공운반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날 2차전 경기력은 1차전보다 훨씬 좋았다. '동부 산성'을 가동했을때 여전히 기동력에 문제를 드러냈지만 점수 마진은 나쁘지 않았다. 두경민이 파울 관리를 잘하면서 공운반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서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동부 외국인 선수를 막기 위해 도움 수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동부 김영만 감독은 상대팀에게 3점슛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도움 수비 보다는 1대1로 맡기는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실제 경기는 양팀 사령탑의 말 그대로 펼쳐졌다. 오리온은 페인트존에서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펼쳤고 동부는 1대1 수비에 주력했다. 동부의 벤슨과 맥키네스는 34득점 9공격리바운드를 합작하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오리온의 외국인 듀오는 47득점 13도움을 합작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