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 늦게 집에 도착해서는
어제 하루종일 그리고 오늘 느지막하게까지
뒹굴뒹굴 쉬기만 했습니다.
정말 엄청 피곤하네요. (하아 이젠 늙은건가..)

이래저래 연 한번 정도는 공항에 가는 편인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라밖에 나갔다 오면 잠시나마 적응이 안되는 경험을 합니다.

고작 며칠만에 내 나라의 속도나 분위기 같은것에 내 몸이 적응을 못하는 거죠.

사람들에게 떠밀려 물건을 떨어뜨린다던가..
뜬금없이 지하철 문에 끼어 버린다던가..

물론 이런 경험을 통해 '아 이게 내 나라지' 라는 생각에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 분위기 속으로 녹아들기는 합니다만 말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입국심사 아저씨는 너무나도 피곤에 찌들어 '반갑습니다'라는 인사에 대꾸도 안하시고..
(요즘은 오기가 생겨서 한마디 더 합니다. '정말 피곤하신가봐요?' 이러면 쓱 한번 쳐다보기는 하더군요 ㅋ)

공항 리무진을 기다리는 곳에서는 어디선가 썩은 쓰레기 침출수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저 뒤에 서버린 버스를 타기위해
우르르 뛰어가는 사람들 속에 휩쓸려 리무진에 올라 탔더니만

배차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자신의 일행을 기다려 주지 못한다는 기사에게
친절 하네 안하네, 민원을 넣네 마네 악다구니 쓰는 손님에..

아.. 돌아왔군.. 하는 웃픈 느낌을 받았네요

옳다 그르다를 따지려는건 아니고

그냥 내가 사는 곳이 이러하다
라는 느낌을 약간은 낯설게 하는 경험을 통해 해보는 거죠..

거의 절대적인 확률로 이곳에서 계속 살다가 삶을 마감할테니
제가 여기에 맞추는게 맞겠지만 말입니다..

머리가 몽롱하니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도 헤깔리지만
아내는 외출하고 빈 집에서 혼자 피자나 뜯고 있다 헛소리 조금 끄적여 봅니다.

즐거운 주말 저녁시간 되시길..

+

. 사실 어느 나라나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죠.

. 그래서 자동출입국심사가 좋은데 그쪽이 줄이 더 길더군요.

. 아주머니는 내릴때까지 궁시렁 거렸습니다.

. 리무진 막차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에 더 어수선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