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대왕암 공원이 생각 났나 모르겠습니다.

뭐, 어쨋든.
굳이 내 무거운 똥차를 끌지 않아도,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오도방 타고 뽈뽈 거리며 다녀올수 있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공원 주차장에 오도방을 주차해놓고 보니 사람 참 많기도 많네요.
가까이 있어서 그리 유명한지 몰랐는데
와보니 전국적으로 유명한 공원였나봅니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찍기 여념이 없습니다.

나도 질세라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입구에서 얼마 가지 않아 뭔가 귀에 익은 말이 들어간 큼지막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르 놀이터라고 하는, 용을 형상화한 놀이터네요.
동물이든 사람이든 눈에 촛점이 없으면 느낌이 좀 쎄~합니다.

사실 해안가를 이루는 요소중에 별로 가치가 없는것이 아마 바위일겁니다.
생태적인 요소로 보나 생존적인 요소로 보나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갯벌을 들수 있겠고 좀 양보한다면 모래백사장과 자갈 해안도 그럭저럭 소용이 있을듯 합니다만
이 바위 절벽 해안은 볼거리란 측면을 빼버리면 한편 좀 안타까울 정돕니다.
그나마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 인간의 사심을 단숨에 제압할수 있는 거대한 카리스마를 품고 있지 않다면
어느 오래된 가요속의 신들이 약속한 새 땅이라는 가사가 무색해질만큼
한가한 조사의 놀이터에 불과해지는것 같습니다.

이 바위 해안가의 거대한 주테마가 용이라면 아래 사진처럼 들쑥날쑥한 것이
그럭저럭 용의 발까락이라도 될까 싶어서 내 엄한 손놀림으로 스마트폰에 담아봤습니다.
발까락이 바위로 된거 보니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어느 거대한 괴물영화의 그 주인공이
연상 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 유치한 인간의 상상력은 여기저기 곳곳 이런 저런 이름을 붙여놓았지만
그냥 같기도 입니다.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용굴, 할미바위, 탕건암, 고이, 부부송,....
한시간 가량 공원을 둘러보면 그럭저럭 심심하진 않을만큼 군데군데 그럴듯한 이름 지어진 곳이 있습니다.





다릴 건너면 그 곳이 대왕암이라캅니다.
대왕암의 대왕이라면 떠오르는 것이 신라의 문무대왕이겠지만
사실 죽어 용이 되겠노라고 바다에 묻어달라던 그 무덤은 이곳이 아니고 경주 근방 해안가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그 대왕의 마눌의 수중릉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말 하면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것 뿐인것 같습니다.
공식명칭인 문무대왕릉으로 알려진 경주의 수중릉은 이곳과 거리가 30KM 가량 떨어져 있으니
이곳이 왕비의 수중릉이라고 우기기엔 좀 무리가 있지요.





대왕암에서 북쪽을 향해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거대한 크레인이 많이보이는 저 곳이 현대중공업입니다.
그리고 중공업 특유의 뺑끼냄새, 쇠 깍는 냄새, 용접 냄새 등등,
이 동네의 그 머리 띵하게 하는 냄새를 만들어내는 주범이지요.
거기에 대기를 뿌옇게 만드는 미세먼지 까지 포함한다면
중공업 작업환경에 질려버린 한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골이 띵한 냄새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참 이가 갈리는 냄샙니다.


이상은 꽤 오랫만에 아무렇지도 않은척 갖잖은 여행기 하나 올리고 존경하는 베파커분들 사이에
꼽사리 낑기려 하는 김머슴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