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까다 순간 성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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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세요?
뱃놈이 되어서도 여전히 천진한 소보입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베팍 여러분과 베팍서 이빨까면서 놀고
같이 집회도 다니고 야구장도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수생활 한지가 벌써 7년째네요.
각설하고......
해마다 이맘때면 바지락이 맛 있을때라 고흥에서 바지락 배를 운영하는 지인이
바지락 좀 가져다 먹으라고 성화를 해서 다녀오곤 합니다.
사실 전 가기 싫어요. 바지락 이야 사먹으면 되지. . .
진짜 이유는 바지락을 엄청 많이 주는데 그걸 제가 다 까야 하기 때문에 ㅠㅠ
근데 울 마눌 님은 바지락을 엄청 좋아하는데다가 그 지인이 바지락 그물에 같이 올라오는
쭈꾸미,낙지, 소라를 몽땅 싸 주시는데 그걸 더 좋아 하신다는.
올해도 어김없이 때가 되니 "고흥 주선장님 바지락 가져가라 안해? " 운을 띄우시는...
사실 전화가 왔었지만 "아~ 올해는 바지락 씨알 이 않 좋아서 작업을 안 하신다네" 거짓말을 했어요.
하지만 며칠전 저녁 식사 도중에 전화를 걸어온 눈치 없는 주선장님!
결국 이틀전에 고흥 녹동항에 다녀 올 수 밖에 없었다는. . .
보통 바지락 한 망이 30킬로인데 그거 다섯망에 소라 낙지 쭈꾸미 ...
사람 손으로 판 바지락은 뻘이 조개에 별로 안 들어가 있어서 서울에 부모님한테 보내지만
이거 배에서 쇠그물로 판 바지락이라 해감을 하루 종일 해야 하기때문에 그럴수도 없다는.
결국 주위 사람들 와이프 친구들 까지 다 나눠 줬지만 세망이나 남아 버렸어요.
그때 부터 저의 고난이 시작돼요.
욕조까지 동원해서 해감하는 사진에 나와 있는게 겨우 한망 반이 예요.(나머지 한망 반은 베란다에 ㅠㅠ)
해감도 하루 이상 지나면 바지락 살이 빠져 버리고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밤낮없이 칼로 까서 바지락 살 만들고 나머진 껍질째 삶아서 살하고 국물하고 같이 담아 얼리고. . .
근디 해도 해도 끝이 없네요. 지는(??) 애들 재우고 도와준다고 들어가서
같이 자 버리고 (사실 마눌님은 잘 까지도 못함. 괜히 바지락 살 걸레 만들지)
허리는 아프지
혼자 감기까지 걸려서 콧 물 나오는데 바지락 까느라 풀지도 못하고
팔뚝에 콧물 닦아 가면서 수많은 바지락을 까다보니
또 해도 해도 더 많이 남아있는 바지락을 보는 순간 무지 빡 치네요.
그냥 사 먹으면 될 껄 . . .이게 뭔 짓거리인지
다시는 고흥 안가야지
몇 년째 같은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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