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SBS를 잘 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이번주 SBS 스페셜이 재밌었다고 해서 어제 IPTV 로 봤습니다.
대략 내용을 알고 보긴 했는데, 초딩들이 나오는 부분은 상당히 재밌고 귀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맹목적으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어르신들이 나오는 부분에선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저도 집안에서 겪은 일인지라....

지난주에 강원도 홍천 외갓댁에 갔는데, 외할머니(80대)께서 대뜸 "누구 찍을거니?" 하고 물으시더군요.

괜히 분위기 어색해질거 같아서 제가 대답을 얼버무리고 "전 사전투표했어요" 라고 했는데도 집요하게 물으시길래,
결국 "문재인이요" 했더니 한숨을 내쉬시면서 "젊은 사람이라 그렇군" 하고 씁쓸해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뒤에 외삼촌(60대)께서 하시는 말씀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저 윗집에 정교수라는 양반이 새로 왔는데, 문재인이 되면 아주 큰일난다는구만. 아주 빨갱이래"

그래서 제가 조심스럽게 "특전사 나온 양반이 왜 빨갱이래요?" 라고 여쭈니,

"북한에 퍼준게 많다는데?" 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뭘 퍼줬대요?" 라고 여쭈니, "글쎄....."

"외삼촌은 누구 찍으실건데요?"

"나는 홍준표 씨"

"(구)새누리당 인데요?"

"박근혜가 아니니, 잘 하겠지"


여튼 시골의 민심이 실제로 대부분 이랬습니다.
면 단위라 더 한것일 수도 있지만요.
읍단위나 혹은 젊은 귀농인들이 거주하는 면단위는 나은 편이구요.

그나마 변화가 좀 있다면 안철수 후보를 찍은 시골 분들이 꽤 된다는 겁니다.
읍 단위 분들은 그래도 안철수 후보를 꽤 찍었는데, 그분들은 홍준표도 싫고 문재인은 (되면) 안되니까 안철수를 찍었다는군요.


언제쯤 어르신분들이 후보의 정책이나 그 정책을 지킬 가능성 등을 보고 투표를 하시게 될지,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걱정도 되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