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웹툰 원작의 영화들이 꽤 많이 나왔었죠? 강풀의 아파트부터 시작해서 26년,이끼, 은밀하게 위대하게,더파이브,내부자들, 

그리고 신과함께에 이르기까지...

웹툰 원작의 모든 작품을 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되돌아보면 꽤 많은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그로인해 얻은 보편적 교훈이라면, 원작을 안보고 가는 게 낫다. 라는 것이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과 함께 드로잉 컨텐츠 제작자 출신으로 입봉작 1000만 관객달성 감독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또한 자신의 스틸레인이라는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죠.

강풀작가가 처음 다음에 연재할 때의 마당 밖 텃밭 같았던 웹툰 시장도 이제는 질적, 양적으로 거대화되면서 소재의 다양성, 

플랫폼의 다변화, 소비시장의 팽창으로 웹툰의 원소스 멀티유즈가 컨텐츠 소비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영화로 제작되기에 충분한 스토리와 구성, 리얼리티를 갖춘 스틸레인이라는 작품의 원작자가 그것을 영화를 

제작 해 본 경험이 있는, 아니, 그것도 크게 흥행시킨 성과를 낸 감독의 지위로써

스스로 채택하고 손수 컨버젼을 맡았으니 저로선 구태여 원작을 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감독이자 원작자인 양우석의 의도대로, 충실하게, 군더더기없이 고스란히 나왔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굳이 로케 촬영까지 하지 않아도 동북아 지형을 둘러싼 5개 주변국들에 대한 묘사와 존재감을 뚜렷이

살려주었단 점에서 기본바탕은 성공 한 셈입니다.

이 작품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람 포인트가 등장하는데요 

첫번째는 엄철우 역의 주인공 정우성의 연기가 있었고, 두번째의 CG처리가 그러합니다.

정우성 배우의 선이 굵은 마스크의 이면엔 안들리는 대사발음이 존재하고, 그것이 또 관람에 불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의미가 잘 전달이 안되는데 곽철우로 하여금 스토리 이해에 문제가 없게끔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부여해주는 씬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연출 시점부터 감독을 비롯한 스탭들이 이 부분은 인지하고 있으면서 그냥 정공법으로 밀고 나간 것이라 보여집니다.

CG등장 씬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모델링의 해상도가 떨어져 보이는 부분과 움직임의 어색함이

존재하는데 한편으로는 야간에 연출 된 씬들이 많아 오히려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것이죠.

이러한 점들은 157억의 한정된 예산으로 동북아 열강의 대립을 스케일 있게 다루어야 하는 형편 상

그냥 밀고 나갈 수 밖에 없었을 테고, 나중에 블루레이로 발매된다면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사운드 스코어 및 이펙트 역시 잘 만들어진 편인데요.

한스짐머의 편곡 스타일을 벤치마킹 한 듯한 곡들도 있긴 했는데 플롯이 단조롭긴 했지만 대체로 긴장감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CJ배급의 작품들이 특히 그런편인데 긴장감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지나치게 많은 물량공세로 화려한

음원의 스코어들을 배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와닫지도 않을뿐더러 과도하게 화려한 스코어가 작품의 몰입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제작자들이 유념했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처럼 긴장감이 고조되는 씬에서는 작게 둥둥둥 거리는 단조로운 스코어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사운드 이펙트 역시 대체로 완성도가 높은 편인데, 특히 총격전 씬에서 등장인물들의 행동 씽크에 맞게 잘 발생 시켜주고 그 자체의 품질도 좋은 편입니다.

액션신, 총격씬 자체의 분량도 많다고 느껴지고요.

캐스팅 또한 훌륭해서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잘 배치하였고 그 면면들 또한 연기가 튀는

아이돌 같은 배우들은 지양하고 연기경력 최소 10년이상의 배우들 위주로 섭외해서 감독이 의도한

막힘없는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무거운 분위기를 가져가는데도 한 몫하고요.

물론, 다소 빠르게 뱉어내는 북한 말투와 믹싱 상의 대사처리로 인해 대사를 이해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이미 블루레이가 출시되면 반복 재관람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즐거움으로 남겨 두어야겠습니다.

 157억원으로 거대 스케일의 현재 동북아 세계관을 구현하고, 그 바탕 위에 매력적인 버디물 요소를

깔고, 스릴넘치는 첩보액션의 얼개를 엮어, 처연한 드라마로 피날레를 장식한.

실로 2017년을 마무리하는 대한민국 대표 웰메이드 무비로 평가해도 손색 없을 듯 싶네요.

신과함께와 스크린 어뷰징으로 유명한 CJ의 1987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흥행가도에 적신호가

켜지겠지만 별다른 경쟁작 없이 분위기만 좋다면 1,000만 관객을 달성해도 요즘 상황엔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해외 출시된 부산행,해빙 처럼 DTS-X나 돌비 ATMOS 믹싱으로 블루레이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요. 

역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면 이런 작품을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