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초가을이었을 거다.

나는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방송이 시작되자 유명 여자 아나운서가

난데없이 급한 목소리로 [여당의 후보라는 사람이 오늘 방송국에 왔었는데

그 사람 대통령 되면 큰일 나겠더라]고 했다. 유명 여자아나운서는 바로 [허수경]이었고

그녀가 말한 [여당 후보라는 사람]은 곧 당시로서는 대통령에 당선된거나 마찬가지였던

이회창을 지칭하는 것이었기에 이건 완전히 엄청난 방송사고였다.

그러면서 이어진 허수경의 설명은 이랬다.

방송시간에 늦어 허겁지겁 MBC직원주차장에 주차를 하려는데

직원주차장이 방문인의 차량으로 꽉 차있어서 정작 바쁜 자신은 주차를 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가만 보니 그 차량은 다름 아닌, 선거운동차 방송국에 들린

이회창과 보디가드들의 차량이었고 마침 그들도 이제 막 방송국에 도착한 참이었다.



허수경이 그들에게 한마디했단다. [여기는 직원주차장이고 저쪽에 바로 귀빈 주차장이 있으니

그쪽으로 주차를 하시라] 그랬으면 만사에 법 좋아하는

이회창이니까 그냥 그렇게 했으면 일이 없었을 건데,

그 떨거지들이 [이제 곧 대통령도 되실 분이고..어쩌고..하니 귀찮다] 그랬단다.



허수경이 기가 막혀서 [직책을 떠나서 여기는 직원주차장이고 그나마 복잡하니 귀빈은 귀빈주차장에 주차를 하라]했단다. 그러자 대뜸 그 똘마니들 몇 몇이서

[곧 대통령이 되실 분한테 공손치 못하다]고 허수경의 멱살을 잡고 엎었다 뒤집었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 솥뚜껑만한 손으로 그것도 똘마니 여럿이서 한 여자를 말이다.

그런데 허수경이 이회창을 지칭하여 [대통령이 되면 큰일]이라고 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그 시간에 이회창은 .., 허수경이 똘마니들에게 둘러싸여 멱살을 잡혀 휘둘리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그 모습을 자신의 차안에 앉아서 창너머로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회창이 [무슨 생각을 하는 X]인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혹시라도 상대방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한 여자에 건장한 사내 여럿이 붙어 몸싸움을 한다면 응당 말리고

그들을 나무라는 것이 원칙이거늘, 이회창이는 지들이 잘못을 해 놓고도

자신의 똘마니들이 그런 깡패짓을 하는데도 전혀 말릴 생각은 커녕 허수경을 괘씸하다는 듯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게 말이나 되느냔 이 말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허수경은 이 사건 이틀후엔가 공부를 핑계로 미국으로 떠났다.

우리는 이회창을 똑바로 봐야 한다. 빌라나 원정출산, 세풍, 총풍, 병풍 등등

이회창이 저지른 모든 짓거리들은 파렴치한 이회창의 인성 그 자체를 웅변하는 낱낱의 증거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위에 말한 허수경사건이다.

이회창은 제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무서운 x이다




[문화일보] 1997-08-28 (사회) 가십 31면 434자
허수경씨 이회창 대표 비난방송(바람개비)
◎이 대표측 항의일자 진행자교체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진행자 허수경(30)씨가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경호원과 주차시비를 벌인 뒤 생방송을 통해 이대표측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가 곧바로 마이크를 놓게 돼 눈길. 허씨는 지난 25일 오전 MBC TV ‘10시 임성훈입니다’의 특집 대선후보초청 토크쇼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MBC를 방문한 이대표의 경호원들과 주차시비를 벌이고나서 같은날 낮 ‘정오의 희망곡’ 생방송 도중 “힘없고 평범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면서 “오늘 어떤 분이 오셨는데 그를 모시는 분들이 정작 시민을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는 것.

이 방송사실을 뒤늦게 안 이대표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자 MBC는 27일 이대표측에 사과하고 ‘정오의 희망곡’의 진행자를 9월 1일부터 탤런트 이의정으로 전격 교체한다고 발표.<박경일 기자>




이건 국민일보 기자가 쓴 기사 글입니다..

미국에서 한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 의식과 지식이 낮을수록 부시를 지지하는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미지 정치에 휘둘린다는 것이지요.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 무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 합니다.


이는 비단 미국에서만의 일은 아닙니다.

위 기사의 주인공인 이회창 후보만 해도 보통의 사람들은 그를 '대쪽' 이미지로 알고 있으나, 사실 그는 국제사회로부터 “세계 사법사상의 암흑의 날” 로 지정받아 사법 살인으로 비난 받는 '인혁당 사형 판결' 의 주인공이었으며(민주주의 열사들을 당시 법대로 죄를 물어 실형을 선고함, 당시 우리나라 판검사들은 같은 민족인지라 어느정도의 형평성을 둔 반면 이회창 후보는 하나하나 따져 물어 형을 선고, 대쪽이란 별명을 갖게 됨),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에게 '내가 대통령 되면 당신의 창자를 뽑아버리겠다-' 는 폭언을 하고, 고대 출신의 기자에게 '고려대 나와도 기자할수 있냐-' 는 질문을 던진 극단적인 엘리트 주의자 입니다.

수구 언론들이 정치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그 놈이 그 놈' 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는 것은 실제라서가 아니라 그것이 그들에게 이익이기 때문 입니다. BBK 의 MAF 펀드를 안다고 했던 이명박 후보가 '마포 해장국 집인줄 알고 안다고 했다-' 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을 해도 그것이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 무관심의 결과 입니다.

수구꼴통이라 조롱받는 한나라당 내에서만 해도 빈민운동의 대부로 존경받는 故 제정구 의원이나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인정받았던 前 김홍신 의원, 그리고 현재 고진화 의원과 같은 올바른 보수의 길을 걷는 훌륭한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카르텔 안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역시 무관심의 결과 입니다.

정치란, 나와 전혀 상관없는 그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법을 만들고 사회의 규칙을 정하는 정치는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것 어느것 하나 관련되지 않은것이 없습니다. 역사를 규정하는 것도 정치의 몫 입니다.

모쪼록 이번 대선에서는 그것이 긍정적인 계기이든, 부정적인 계기이든, 진정한 민주주의의 각성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끝으로, 며칠 전 이회창 후보의 기사 밑에 달았던 댓글을 다시 상기하는 것으로 사족을 마치겠습니다.


[.구름. 어제, 시청 앞 성조기 시위대의 거두 이회창이냐- 비리 백화점 이명박이냐-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차라리 이명박을 택하겠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왜냐하면, 이회창 후보를 대표로 하는 세력은 해방후 뿌리 깊은 친일,숭미의 세력이기 때문 입니다. 단적으로, 이회창 후보가 오늘 출마 선언 후 김구 선생이 아닌 이승만 前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 하는것만 보아도 그 뿌리가 어디에 있음을 쉽게 알수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최소한 자신들의 이러한 역사관을 솔직히 '인정' 해야 합니다. 나는 친일을 반대한다, 독재를 반대한다, 그러나 이회창을 지지한다- 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요건 입니다.

지난 2002년 프랑스 대선 당시, 좌파의 분열로 결선 투표에 극우파인 르펜 당수가 등극하자 프랑스 국민들은 자신들의 죄를 탓하며 낙담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한 일은 '반르펜' 시위 였습니다. 그 시위대의 선봉에는 지식인들은 물론이요, 프랑스의 유명 연예인들이 합세하여 수백만의 시위대를 이끌었습니다.

결국, 프랑스 국민들은 극우파인 르펜을 당선 시키지 않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비리 의혹을 받던 시라크 대통령을 선택했고, 시라크 대통령은 선진국 민주 사회에서 유례없는 80% 의 득표율로 대통령 연임에 성공 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프랑스 혁명이후 프랑스를 이끌어온 민주주의의 힘 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은, 21세기 극우가 다시 도래하여 극우가 폭발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납될수 없는 네오나치와 무솔리니의 후예들이 살아온것 입니다.

지난 날, 영국의 한 신문은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기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이나 같다." 고 하였습니다. 현재, 과연 이것이 틀린말이라 할수 있겠습니까?

참담할 따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