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S가 단독 입수한 국군 기무사령부의 문건 내용 보도해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가 유족을 사찰하고 실종자 구조 활동도 서둘러 끝내는 방안을 세웠다고 얼마전 전해드렸는데요.

이 뿐만 아니라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희생자들을 수장시키는 방안을 청와대에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현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답보 상태에 빠진 2014년 6월 3일,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 정부에 대한 비난이 증가할 걸 우려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탑승자와 인양 후 실제 탑승자 수가 다를 수 있다", 또 "침몰 이후 희생자가 상당기간 생존했다는 흔적이 발견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인양 반대 여론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거론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인양이 불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전문가 인터뷰와 기고를 통해 인양의 비현실성을 홍보한다는 겁니다.

인양 비용만 최소 2천억 원, 기간도 6개월 이상 길어질 거라는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6월 7일에는 BH, 즉 청와대에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언했다고 적시했습니다.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전함 애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 들었습니다.

"시체를 바다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수장(水葬)은 오랜 장례법 중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기무사의 이런 주장은 故 김영한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 내용과도 맥이 닿는 대목입니다.

[김경진/당시 국민의당 의원/2016년 12월 7일 : "'시신 인양을 했을 경우에는 정부 책임과 부담으로 돌아온다'라는 얘기를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께서 했고..."]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 : "저는 그렇게 얘기한 일이 없습니다."]

정권의 부담 덜기에 적극 나선 기무사의 이런 문건 작성은 엄연히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http://v.media.daum.net/v/20180711212013626?rcmd=rn




[앵커]

기무사는 또 세월호 참사 국면에 대통령의 감성적인 모습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안을 문건으로 작성했습니다.

일부는 청와대에 보고돼, 실제로 실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월호 참사 한 달 뒤, 기무사는 '대통령 이미지' 제고 방안을 제안합니다.

'VIP, 즉 대통령의 사과와 위로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하락한다'면서, 대국민 담화에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이 보고 닷새 뒤,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담화를 발표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대국민 담화/2014년 5월 19일 :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무사 제안을 누가 받아, 어떤 식으로 반영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희생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라는 기무사 제안과 실제 담화는 큰 차이가 없이 이뤄졌습니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기무사는 이후에도 자필로 쓴 위로편지와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 강화를 지속적으로 제안합니다.

생존자 가운데 고아가 된 5살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면 여성 대통령으로서 모성애 이미지를 제고할 것이라고도 보고했습니다.

군 방첩과 국군 보안업무를 맡는 기무사 임무와 무관한 업무입니다.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치개입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보안방첩부대로서의 본래기능을 못 합니다. 그래서 대대적인 개혁을 하자는 것이고..."]

기무사의 세월호 관련 보고는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 156차례 이뤄졌습니다.

이 내용도 특별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http://v.media.daum.net/v/2018071121230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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