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안시성을 봤습니다...

일단 이번 연휴 최고 흥행작이었죠.

전체적인 평은 재밌다는 사람이 좀 더 많고

별로라는 의견은 적습니다만,

저는 좀 별로였어요.........

몇가지 적어봅니다. 강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하시고...

1. 스토리

뭐 일단 고구려의 대당전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투였죠.

대당전쟁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안시성 전투는 많은 드라마에서도 다루었고 역사공부를 하면서도 많이 접하는 소재입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다들 아는 스토리라는 점에서 감독이 여러가지 픽션을 추가한 점에 대해서는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양만춘이란 인물 자체의 실존 여부도 논란이 있으나 어쨌거나 이 스토리에서 논란이 있지만 양만춘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었을 거에요.

근데 전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스토리의 널뛰기가 너무 심합니다....

애초에 고구려 신녀라는 애가 항복을 그렇게 종용하는 이유도 너무 생뚱맞고; 뭘 봤다는데 뭘 본건지 설명이 없.....

엄태구와 설현이 죽는 이야기도 뭐랄까 좀 어이없죠... 그냥 관객들 즙 짜내겠다는 의도 외에는 뭐....

남주혁이 조인성을 죽이려고 할때도 너무 어이가 없고 ㅋㅋㅋㅋ 이건 제가 보다가 혼자 웃음이 터져가지고 ㅋㅋㅋㅋ

여러 픽션을 가미했으면 어느정도 개연성이란게 발휘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픽션들이 제각각 너무 따로노는 느낌이 들어서...

2. 전쟁씬

사람들의 평이 좋은건 전쟁씬입니다...

근데 전 여기서도 딱히....

일단 오프닝과 함께 요동 벌판에서 연개소문이 이끄는 15만 대군과 이세민의 당군 20만이 맞붙는 장면이 나오는데...

CG가 너무 개판.........

그리고 안시성 전투는 각종 전쟁영화를 짜깁기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더라구요...

일단 기본적인 컨셉은 반지의 전쟁 로한 협곡의 전투를 가져온거 같고..

공성무기 뽀개는건 킹덤오브헤븐에서 가져오고... 

그리고 무슨 고구려 장수들은 거의 어벤져스..... 마치 반지의 전쟁에서 레골라스와 김리, 아라곤의 활약을 섞은 듯한 ㅋㅋㅋ

전쟁씬에서 젤 맘에 안들었던건 슬로우로 가는 씬이 너무 많았다는 점... 툭하면 슬로우.....

고구려의 장수들은 일기당천인데 반해 당군에서의 장수들은 아무것도 하는게 없.....

물론 백미는 열흘만에 그 지하동굴을 파내는 8세기 토목기술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고...ㅋㅋㅋㅋ

3. 연기

조인성은 멋있습니다. 외려 너무 멋있어서 몰입이 안될 정도....

남주혁은 연기를 못합........ 표정이 맨날 똑같음... 발음도 별로고....

엄태구는 역시 엄태구고.. 주구장창 중국말만 하는 이세민역에 박성웅은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리고 8세기 안시성에서 너무 대놓고 현대 서울말을 써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물론 이런건 크게 문제라고 할건 없다고 봅니다만...

결론은 좋은 배우들을 가져다 썼는데 생각보다 잘 버무려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감독이 전쟁영화에서의 멋있음만 너무 강조하지 않았는지....

고대 또는 중세 전쟁영화의 재미는 너무 현실적일 정도의 잔인함과 무도함인데...

사실 배우들의 멋짐만 한껏 뽐내려고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픽션이니 역사를 약간 비틀고 돌리는 거야 그렇다고 한다해도...

물론 8세기에 기마 전체를 철갑으로 두르고 몸 전체에 뽀대나는 갑옷을 입힌 것도 뭐 영화적 장치라고 이해는 할 수 있지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