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방송을 너무 잘하자나요.

그 어떤 프로 방송인보다 멘트와 센스, 순발력이 좋습니다.

집밥, 3대천왕 등에서는 연예인들에 둘러쌓여도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한식대첩 같은 프로에서는 또 방송 경험이 적은 출연자들을 잘 배려해주구요.

요리를 쉽게 알려주는 점도 좋습니다.

마리텔에서는 KFC, 쌀국수 처럼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음식들을 비슷하게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구요.

집밥에서는 자취생에게 꼭 필요한 반찬 만드는 법을 쉽게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음식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명인에게는 찬사를 보냈고, 요리가 서툰 사람에게는 자상한 선생님이 돼줬어요.

근데 최근에는 그가 나오는 골목식당을 보는게 막 편하지는 않습니다.

보는게 좀 불편해요.

20회 정도까지는 정말 빠짐없이 다 찾아서 봤습니다.

근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상해요.

백종원 신격화가 너무 심하다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뚝섬의 샐러드 가게의 경우 처음에 시식단이 와서 정말 혹평을 했습니다.

근데 백종원의 솔루션 이후에는 극찬을 하더라구요.

웃긴게 음식의 맛과 양은 전혀 변함이 없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전과의 차이점 운운하면서 극찬을 했다는 겁니다.

바뀐건 음식을 담는 용기(대접-> 접시) 밖에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이건 해방촌의 중국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장이 만든 음식은 맛없어서 남긴 시식단이 백종원 솔루션(좀 더 볶아줬어요) 이후에는 밥알이 살아있다고 극찬..

혹평-> 백종원 솔루션-> 극찬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이런 패턴으로 진행됩니다.

문제는 혹평도 극찬도 다 제작진이 섭외한 시식단이 한다는 것이죠.

이들은 골목식당 촬영이라는 것을 알고 1차 촬영을 하고 백종원이 솔루션을 줬다는 것을 안 후에 2차 촬영을 합니다.

백선생이 손봐준 음식에 감히 나쁘거나 애매모호한 평을 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또 다른 경우를 생각해보면

필동 국수집에서는 멸치 육수을 놓고 출연자와 대결을 펼쳤고

최근 대전 막걸리집에서는 어떤게 막걸리의 맛을 좌우하느냐를 두고 설전을 펼쳤습니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백종원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출연자들이 악성 어그로로 보입니다.

왜 몇억을 주고도 배우지 못할 백선생 레시피를 저렇게 미련하게 날리냐..라고 한심하게 쳐다봅니다.

근데 국수집은 많은 멸치를 짧게 끓여내면서 맑은 맛을 살리고 동시에 매운 고추를 넣어서 매콤한 맛을 더하는 육수가 특징인 집입니다.

정체성을 바꾸는 정도의 대결단이 필요한 사람을 방송은 백선생에 거역하는 고집불통으로 만들어버렸죠.

막걸리 집은 방송 이후 백종원이 틀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백종원은 물맛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수돗물을 사용하는 출연자를 질타했지만 

막걸리 전문가들은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 (대전 막걸리 사장처럼) 수돗물을 이용한다고 했죠.

골목식당은 백종원을 신격화한 후 그 권위로 출연자들을 찍어 내리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백종원은 신이 아닌데 그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를 신처럼 방송에 내보냅니다.

시작부터 백종원이 주방 점검을 하면서 출연자들을 호통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또 호통치고

이렇게 제작진은 백종원 vs 수준 미달 출연자 대립 구도를 만든 후 모든 시청자들이 백종원처럼 출연자들을 까게 만들고 있습니다.

백종원도 다른 방송과는 좀 다른 모습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중국의 길거리 음식도 맛있다고 극찬하는 사람이 골목식당 원테이블, 족발집 등에 가서 한입 먹고 못먹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뚝섬 장어집 가서 이렇게 재료 관리하면 인생 망친다던 사람이 중국 길거리 음식을 먹으면서 위생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부분도 의아했습니다.

원테이블 떡볶이를 먹은 후 자기는 떡볶이 원리를 알기 위해 고추장도 담아봤다는 사람이 왜 대전 수제 막걸리 집에 가서는 매일 직접 막걸리를 만드는 사람을 고집 불통으로 만들었는지 이상했습니다.

암튼 요즘은 골목식당 보는게 좀 불편합니다.

근데 15회 정도까지는 기존 사장들의 영역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면

이후에는 백선생 호통-> 솔루션 후 솔방울 폭탄 만드셨네...수준.

계속 백종원의 권위로 찍어내리는 패턴을 반복한다면 당장은 자극적이기에 흥하겠지만

언젠가는 독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당장 백종원 이름이 붙은 가맹점이 전국에 1000개가 넘습니다.

이들중 1% 이하의 확률로 식재료나 위생 관리 문제가 터져도 골목식당에서 호통치는 백종원 짤이 흥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