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도 좋아했고 영화로 된 007 시리즈의 팬이기도 합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까지 22편이 만들어졌고, 번외편에 해당하는 <카지노 로열>(196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1983), 이 두편을 합치면 스물 네편의 007 영화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번외편은 제외하고 스물 두편의 영화 중, 제가 높이 평가하는 작품 다섯편을 고르면 다음과 같습니다.(순위는 무순, 앞의 번호는 시기별 순서)




1. <닥터 노>(1962) : 테렌스 영 감독

시리즈의 처음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큰 영화. 침팬지 같이 생겼다고 해서 원작자 이언 플레밍은 숀 코넬리를 싫어했다고 하나 그가 내뿜는 야성적인 이미지는 호감을 불러 일으킴.





2. <위기일발>(1963) : 테렌스 영 감독

원작 소설 중 가장 재미있는 <러시아에서 사랑을 안고>(From Russia with Love)릉 영화화 한 작품. 여자 악당 로사 클렙의 무뚝뚝한 연기가 일품.





3. <골드핑거> :  가이 해밀턴

시리즈 세번 째 작품으로 가장 뛰어난 007 영화로 평가받는 작품. 007 영화의 정형에 가까운 작품이라 뒤의 작품들에 몇몇 장면들은 영향을 미쳤음(예컨대 황금을 여자 피부에 발라 죽이는 장면은 <컨텀 오브 솔러스>에서 기름을 발라 죽이는 장면으로 오마주됨)




4. <골든아이>(1995) : 마틴 캠벨

시리즈 열일곱번째 작품이자  숀 코넬리, 조지 레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톤에 이어 다섯번 째 본드 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의 첫번 째 007 영화. 007 시리즈의 위기를 살인병기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햄릿형 007로 바꾼 것이 매력.




6. <카지노 로열>(2006) : 마틴 캠벨

시리즈가 축 늘어질 때마다 구원을 손길을 내미는 마틴 캠벨 감독의 007. 캠벨 감독은 로저 무어 스타일의 피어스 브로스넌에서 숀 코넬리 계열의 다니엘 크레이그로 본드를 바꾸고 <골든 아이>에 이어  제임스 본드를 연민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상부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임무를 펼치는 동키호테형의 인물로 절충시켜 놓음. 이 작품부터 007 시리즈가 본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의 영향을 받고 있음도 보임. 



- 개인적으로 007 시리즈를 망쳐놓은 것이 로저 무어시대의 007 영화라고 봅니다. 댄디형의 영국신사로 007를 표방했지만 <문레이커>와 같이 신무기로 도배를 하는 변종 SF물로 원작의 성격에서 너무 벗어난 영화들이 만들어졌지요. 사건의 해결은 신무기가 하고 007이 잘하는 것은 여자와의 섹스 밖에 없었습니다. 로저무어 시기의 007영화는 007  = 신무기 + 섹스라는 불명예의 공식이 만들어졌던 시기였지요

- 스물 세번째 007인 <스카이 폴>은 <아메리칸 뷰티>, <레블루셔너리 로드>의 샘 맨더스 감독이 연출을 맡습니다. 이제 007이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