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화가 나려 하는군요"의 뒷이야기
조회 : 6,270
언젠가부터 제가 은근 밀어온
"화가 나려 하는군요"가 베팍에서 이제 어느정도
꽤 인지도 있는 유행어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구요
앞으로도 허경환처럼 계속 밀고 나가겟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궁금해 하실 분은 몇 안 되시겠지만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냥 좀 적어보려 합니다.
2007년 즈음이었나요.
제가 직딩이던 당시 제가 몸담고 있던 회사는
크게 3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중 한 개 부문을 매각했던 일이 있더랬죠.
매각 대상인 부문의 직원들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줬답니다.
회사 내 다른 부문으로 옮길지, 매각과 함께 새로운 회사로 갈 것인지 말이에요.
정확하진 않지만 상당수 직원분들이 회사 내 다른 부문으로 옮겨왔답니다.
저희 부문으로 오셧던 분들도 많구요.
암튼 이런 와중에 전 감사하게도 진급을 했었고
진급자 합숙 교육에 갔더랬죠.
진급자 교육이라는게 별거 없습니다.
지금은 잘 기억도 안 나는 컨텐츠에 일종의 정신교육이었던 셈이죠.
어느날 오후엔 인사 관련해서 교육을 받는데
마침 강사분이 얼마전에 타 부문에서 우리 부문으로 넘어오신 한 과장님이었더랩니다.
옮겨오기 전에 그쪽에서 자기가 직원 수백명을 담당한 인사책임자였다고 하더군요.
하긴, 경험이 많은 분이니 교육 담당하는 파트에서 강의를 부탁했던 것이겠죠.
사실 그 부문이 아래쪽이 좀 많이 넓은 피라미드형 구조라서
간부 한 명이 책임지는 부하직원 숫자가 매우 많은 편이었죠.
암튼 인사가 어쩌구 저쩌구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무리 갓 진급해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마구 솟구치더라도
내용이 그닥이면 집중도는 떨어지게 마련이고
개중에 상당수는 졸거나 딴짓을 하기 시작했지요.
뭔가 수업 분위기의 변화를 느꼈는지
강사님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업 분위기가 왜 이렇죠?
막 화가 나려고 하네요"
그러더니 열을 조금 받으셧는지 양복 자켓을 벗고 넥타이를 푸르더군요
근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의 그 말이 계속 귀에 맴돌더이다.
나중에 들으니 원래 계시던 부문에서 나름 잘나가던 분이었는데
저희 부문으로 넘어오면서 그냥 인사팀 일개 과장에 불과해지자
약간 불만도 있고 그냥 그러셨나봐요.
그런 와중에 단체로 졸고 있으니 화도 나셨을 법 하죠.
암튼 이게 아무런 이유 없이 적어보는
"화가 나려 하는군요"의 뒷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니 그 과장님은 이름도 기억이 안 나네요.
지금쯤이면 차장님 되셧을텐데....후후
뻘글이군요 ㅠ
Comments
댓글 등록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