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한문연 코치님

　코치님 안녕하세요. 매일 얼굴을 맞대다 편지를 쓰려니 왠지 어색하지만 그래도 큰 마음 먹고 펜을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아무 것도 모른 저를 맞아 이만큼 이끌어주시고 많이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서요.

　코치님과 함께 프로 생활한 게 벌써 5년째네요. 참 빠릅니다.

　제 나름대로 밝고 활달한 성격인데도 코치님한테는 제대로 표현을 못했네요.

　코치님 이전에 아버지처럼 제 생활의 모든 것을 이끌어주신 덕에 그래도 이만큼 야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치님, 사실 처음에는 제가 경기를 잘 했을 때에도 계속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넌 스타가 아냐’라고 말씀하실 때에는 기분이 상한 적도 있었어요.

　제가 자만심을 버리고 더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깊은 뜻이었는데도 말이죠. 아직은 제가 덜 여문 탓인가봐요. 지금은 코치님의 뜻을 다 이해합니다.

　대신 실수하고 못했을 때 따뜻하게 감싸주시는 코치님은 참 좋았습니다. ㅎㅎ

　시즌 중 슬럼프를 맞았을 때에도 항상 편안하게 하라고 힘을 주시고, 힘들수록 긍정적인 표현을 해주셔서 위기를 잘 극복한 것 같아요.

　제가 아직은 포수로서 리드도 부족하고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코치님의 현역 얘기는 저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투수가 흔들려 타임 불러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오늘 끝나고 소개팅 시켜줄게 됐냐?’라고 편안한 말로 긴장을 풀어줬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잘 써먹고 있습니다.

　올해 민한이 형이 좋지 않을 때에는 “형님, 오늘 끝나고 한 잔 사겠습니다”라고 엉덩이를 두드리기도 했죠.

　포수로서의 기본부터 하나 하나를 모두 가르쳐준 코치님.

　정말 감사합니다. 코치님의 가르침과 마음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전 연말 각종 행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산도 타고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도 높여 훈련중입니다.

　전지훈련 떠나기 전 코치님한테 혼나지 않으려면 지금 더 땀을 흘려야죠.

　코치님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1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FROM 제자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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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한테는 뭐라고 했을지 궁금하군요..
'껌 사줄게~'
'뿌우~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