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잇단 부상

작년 KIA 우승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인 김상현이 무릎 부상으로 인해서 시즌 준비가 늦었다. 결국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수술을 받았지만, 그 전까지 아픔을 참고 뛴 김상현의 성적은 22경기에 나와 타율 .193에 OPS .707, 5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치며 MVP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공갈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부터 김상현에게 충분한 치료와 휴식이 주어졌으면 어땠을까? 김상현은 수술을 받고 6월 10일 두산전부터 복귀했지만 그 이후로도 14경기에서 타율 .217에 OPS .715, 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6월 25일 두산전에서 주루플레이도중  오른 발목을 다치며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고 부상에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빨라야 후반기 시작할 때 복귀가 가능하다.

에이스 윤석민의 이탈도 KIA에게 있어서는 치명타, 올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을 한다고 팬들로부터 비판을 사기도 했지만, 리그에서 8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있었고, 경기당 투구이닝이 6.62이닝으로 압도적인 류현진(7.77이닝) 다음으로 평균 투구이닝이 많은 선수였다. 적어도 에이스의 가장 큰 덕목인,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적은 실점으로 막아주는 역할'에 있어서는 팀내에 윤석민만한 선수도 없었다. 양현종의 경우는 볼이 많은 편이라 평균 투구이닝은 5.96이닝으로 평균 6이닝도 되지 못하는 실정- 최근 두 경기에서 잇달아 조기강판되면서 평균 투구이닝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 전까지도 윤석민에 비하면 평균 투구이닝은 적었으며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정신적인 측면에서 성장이 더 필요한다는 것을 팬들에게 느끼게 해주었다.

투타에 있어서 핵심인 김상현과 윤석민이 빠지면서 KIA는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최희섭마저도 9연패를 기록했던 SK와의 경기에서 이호준과 충돌하면서 가슴 통증으로 이후 6경기를 결장하며 지난해 30홈런 100타점을 합작한 두 명의 타자가 라인업에서 고스란히 사라졌고, 16연패를 당한 경기에서 6경기 만에 4번타자로 출장했지만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탓인지 1회 1사 1, 2루 찬스와 3 대 0의 스코어에서 한 점을 따라붙은 3 대 1의 상황 2사 만루에서 잇달아 삼진을 당하면서 패배의 원흉이 되었다. KIA의 최근 부진에는 투/타에 있어서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범현 감독의 리더십 부족

하지만 아무리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나갔다고 하더라도 16연패라는 숫자는 팬들에게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야구는 한 두 명이 혼자 승리를 결정 짓는 스포츠가 아닌 엔트리에 있는 26명의 선수들이 고루 잘해줘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다. 투수 한 명이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고, 타자들이 아무리 혼자서 4연타석 홈런을 쳐도 다른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고 투수들이 지켜주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는 스포츠다. 윤석민, 최희섭, 김상현이 전력에서 이탈했어도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6번이나 내리 졌다면 위기를 극복하는 감독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12연승에서 끝났지만 삼성만 하더라도 윤성환, 나이트, 오승환, 권오준 등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 투수들이 전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지만 차우찬, 이우선, 조동찬, 조영훈 등 백업멤버들의 힘으로 12번이나 내리 이겼다.

연패 기간 조범현 감독의 라인업을 보면 패배에 빠지면 빠질수록 변화를 주기는 커녕,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밀고 가기만 했다. 단적인 예가 김원섭의 기용이다. KIA가 16연패를 당하는 동안 김원섭은 48타수 9안타를 치는데 그치며 .195에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음에도 2군에 내려서 휴식을 주기는 커녕 연패 기간 3번타자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16연패 기간 동안 3번으로 들어선 타자 - 김원섭 12회, 나지완 2회, 안치홍 1회, 이종범 1회) 김원섭은 간염을 앓고 있는 선수고 지난 여름에도 부상으로 인해서 한 달간의 공백을 가졌던 선수였다. 그런 관리가 있었기에 지난해 .301의 타율을 기록했음에도 팀이 연패라는 이유로, 이 더운 여름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선수가 잘 치고 있는 것도 아닌데 16연패 중 12경기나 3번으로 선발 출장시킨 것은 조감독의 유연하지 못한 선수 기용을 엿볼 수가 있는 대목이다.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서 시즌 중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이종범도 마찬가지다. 16연패를 당하는 동안 이종범은 단 한 경기만을 제외하고 꾸준히 출장했는데, 결장한 경기도 연패의 시작이 되었던 경기에서 결장했을뿐이지, 2연패 이후에 지금까지 쭈욱 경기를 뛰고 있고 이 중 2경기만 제외하면 모두 선발출장이다. 후보로 나왔던 두 경기도 2연패째, 4연패째 경기였으니 연패가 길어질수록 이종범의 출장시간은 더욱 늘어났을뿐이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이종범이 기록한 타격 성적은 .187에 불과하다. 지병과 나이로 인해서 풀시즌을 뛰는 몸상태라고 할 수 없는 선수들을 더위가 극심한 최근에 계속해서 선발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들이 가벼운 몸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가 있었을까? 연패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고참선수들에게 휴식은 커녕, 경기 출장만을 강요하는게 조범현 감독이 생각하는 연패 탈출 방법이라면 크게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결과조차 좋지 못하다.

김상훈을 선발 포수로 고집하는 것도 조범현 감독의 잘못된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시즌 차일목은 .273의 타율에 .839의 OPS, 득점권 타율도 .333로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면 좋은 기록이다. 반면 김상훈은 .250의 타율에 OPS는 .652에 불과하며 지난해 뛰어났던 득점권 타율은 .277에 불과하다. 두 선수 간의 수비 차이가 얼마나 큰 지는 전문가가 아니면 확실하게 검증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개의 팬들 시선에서는 두 선수간의 수비력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이며(가장 큰 차이는 블로킹능력) 도루저지율은 두 선수 모두 낮지만, 김상훈의 도루저지율은 .178, 차일목의 도루저지율은 .200이다.(어제까지의 기록) 어차피 수비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게 아니라면 차일목을 기용하는게 팀득점력을 해갈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 게다가 김상훈은 지난주 주말 경기를 앞두고 탈수증을 앓아 한 차례 결장했음에도 몸이 어느 정도 낫자마자 기용된 반면, 차일목은 김상훈이 결장한 SK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김상훈이 복귀하자마자 라인업에서 제외되었으며 김상훈은 탈수증에서 복귀한 7월 3일 삼성전부터 나와 12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KIA가 연패에 빠진건 어디까지나 팀득점력이 부족했던 탓인데(16연패 기간 동안 KIA의 평균득점은 2.62점으로 3점도 채 되지 않는다.) 공격력을 강화하기는 커녕, 어떻게하든 1점이라도 덜 줘서 이기는 방법을 택하고 있으니 팀이 연패를 거듭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KIA 타자들의 기량이 타팀에 비하여 떨어진다해도 팀이 다득점할 기회를 처음부터 원천봉쇄하는 결과가 16연패로 이어지고 있고,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타선의 미진한 득점지원 탓에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 되었고, KIA가 연패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불펜투수들의 평균자책이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났지만 블론이 많았던 것은, 투수들의 마인드도 마인드지만, 투수들이 편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팀타선과 코칭스태프의 책임도 크다. 중심타선에 들어서는 주전선수들이 부진하면 제외해야 하는데 백업선수들을 믿지 못하는(잘치고도 출장을 시키지 않는 이영수의 기용이 대표적) 운용을 하고 있으니 KIA가 연패 기간에 3점도 되지 않는 득점력을 기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잘못된 투수교체 타이밍

KIA의 16연패의 시작이 되었던 경기는 6월 18일 SK와의 경기였는데 이 날 경기에서 KIA는 마지막 이닝 수비를 앞두고 3 대 1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9회말 수비에서 윤석민이 첫타자 최정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호준을 2루수 땅볼로 유인하며 원아웃을 잡았지만 대타인 윤상균에게 안타를 맞고 1점차로 쫓기며 위기상황을 초래한다. 당시 윤석민은 130개에 가까운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조범현 감독은 투수교체를 하지 않았고 KIA의 마무리 투수인 유동훈은 올시즌 초반 블론 숫자가 적지 않았지만 5월 1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7타자를 상대로 2안타 2볼넷 2실점을 하며 최악의 투구를 한 이후에 6월 17일 한화전까지 23타자를 상대하며 2개의 안타 3개의 볼넷만을 기록했을뿐, 자책점은 단 한 점에 불과했다. 넥센전에서 블론을 한 차례 기록했지만 잘맞은 타구를 허용한 것은 아니었으며 SK와의 경기 전날 한화를 상대로 9회에 등판해 1이닝을 2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깔끔하게 매조지하며 세이브를 올렸던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투구수도 13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고 3일을 쉬고 한화전에 등판했던거라 무리하고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유동훈을 믿지 않았다가 1점차로 쫓기게 되었으며 1점차로 쫓긴 위기 상황에서도 유동훈을 올린 것이 아니라 손영민을 올렸고, 손영민은 마무리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주자까지 내보냈으며 결국에는 서재응까지 올라왔지만 조동화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연패의 서막을 화려하게 올리게 되었다.

손영민은 이후 경기에서 완전히 멘탈이 무너지게 되었는데 6월 18일 SK전에서 마무리에 실패하기 전까지 6경기 동안 실점이 없었으며 2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6피안타 무사사구의 훌륭한 피칭(피안타율 .214 / 피OPS .456)을 기록하면서 셋업맨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손영민을 유동훈 대신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손영민은 6월 18일 경기에서 마무리에 실패한 이후 6경기에서 5이닝 동안 9실점을 했고 피안타율은 .350, 피OPS는 1.267로 치솟아 패전처리로도 써먹을 수 없는 수준으로 까지 망가져버렸다. 해당 투수의 멘탈이 약하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감독과 코치들의 몫이다. 유동훈이 잘나갈 때 유동훈을 믿지 않으면서 유동훈 스스로도 부담감을 느껴 10연패에서 끊을 수도 있었던 SK를 상대로 한 6월 30일 경기에서 8회 5 대 2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며 마무리 투수까지 망가지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되었는데 한순간의 잘못된 투수 운용이, 어떻게 최악으로 귀결되었는지 조범현 감독의 손영민과 유동훈의 기용에서 엿볼 수가 있다.

연패 기간 뿐 아니라 그 전에도 조범현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계속해서 빗나갔다. 선발투수를 내려야할 상황에서 더 끌고 가며 믿었다가 역전을 허용하고, 선발투수가 더 던져도 될 상황에서 불펜투수를 올렸다가 역전을 허용하는 등, KIA 불펜투수들의 실점이 적었음에도 역전패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계속 어긋났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독의 잘못된 투수교체가 반복되면서 불펜에 대기하고 있는 불펜투수들과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에게까지 정신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었으니(본인 잘못이 가장 크지만 그런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팀의 에이스가 자해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감독의 잘못된 투수교체가 16연패까지 이르게 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감독 스스로도 팀내 필승계투조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지난주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조범현 감독은 서재응을 불펜대기로 돌렸고, 선발이 일찍 무너지며 서재응이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불펜에서 계속 몸을 풀었던 것이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가져왔을테고, 7월 8일 경기에서 서재응이 등판하지만 불펜투수들을 믿지 못하고 컨트롤이 좋지 못했던 서재응을 계속 마운드에 뒀다가 추가 2실점하면서 추격의 의지까지 꺾어지게 만들었다. 즉, 16연패 기간 중 잇달아 터져나온 조범현 감독의 소심한 게임운용이 선수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이 모든 상황을 단순히 운이 없어서 부상 선수들이 잇달아 터져나와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감독의 리더십이 너무나도 부족해 보인다. 이제 KIA팬들은 흥분해서 잠실 구장을 빠져나오는 KIA구단 버스까지 막아서는 상황까지 왔는데 조범현 감독이 하는 말은 '내일은 이기겠다.'는 공허한 메아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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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준에서는 현재의 타이거즈를 가장 제대로 파악한 글 같네요...
오늘 기사중에 김조호 단장은 믿고 지켜봐달라..잘할것이다...코칭스텝교체는 없다라고 하던데....
정말 야구단에 관심이 없는건지.......답답하네요....
조감독님 경질은 반대하지만, 연패타이기록까지 세운만큼, 좀 다른 행보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쉽진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