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팍에서는 어제 경기가 태업이었냐 아니었냐가 논의된 적은 없습니다만
야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니 혹 롯데 팬 분들이 기분 나쁘실까 노파심에 적어 봅니다.

일단 태업의 사전적 의미는

표면적으로는 작업을 하면서 집단적으로 작업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쟁의행위.

이렇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태업이죠.

야구에서라면 고참급들이 선수들을 불러놓고 "오늘은 무조건 빠른 카운트에서 삼진이야" 라는 식으로 경기를 망치는거죠.

하지만, 어제 경기를 본 엘지 팬들이 말하는 태업은 저런 사전적인 의미의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유형의 태업입니다.
(이런것은 태업이라 부르면 안되는 것이겠지만 한두명이 아니라 단체로 이런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나온 거 같습니다.)


어제 롯데의 선발투수는 조정훈 이었습니다.

분명 투구수에 제한을 걸고 나온 투수였고
오승환 처럼 거의 대부분의 공이 존에서 노는 유형의 투수가 아닌
주무기로 사용하는 공은 결국 볼이 되는 스플리터인 투수 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투수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공을 건드리기도 힘들때 상대 타선은 어떤식의 대응을 해야 할까요.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는 직구를 노리고 (직구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변화구 커트는 충분히 가능하죠. 반대는 어렵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스플리터에 속지 않아 투구수를 늘리는 형식으로 게임을 진행 했어야 합니다.

물론 어제 조정훈은 이조차도 원천봉쇄 할 수 있을만큼 훌륭한 공을 뿌렸습니다만
김태군과 오지환을 제외하고는 저런 시도를 하려는 의지조차 느낄 수 없었습니다.

선수들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와본적도 없으면서 그저 플레이와 눈빛만 보고 이렇게 속단하기는 주제 넘은거 같지만
이런식의 무성의한 경기는 언제 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이고 또 개개인에게 이런 느낌을 받았을 때면
그 선수는 여지없이 태업 얘기에 시달리더군요. (최근엔 2008시즌의 정성훈이 그랬습니다.)

결국 태업이었건 태업이 아니었건 어제 엘지 선수들의 플레이는 모두에게 빌미를 주었습니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경기에 임한다면 다행이겠지만, 그것이 안된다면 어디 한번 당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