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절대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엘지가 아니라 어떤 구단이라도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강력하게 비난하고 제재해야 할 사항입니다. 두산이 한다면? 제 마음 같아선 5년간 지명금지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왜 위험한 발상인지는 드래프트 제도를 먼저 이해해야 알 수가 있습니다.

드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선수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입니다. 현 제도하에서는 가장 뛰어난 선수가 가장 좋은 대우를 보장하는 구단에 갈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기본 원칙은 시장 경제원리에 위배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이를 용인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보다는 구단의 전력 평등을 위한 흥행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각 구단의 이익을 위해 선수들이 손해를 보는 제도가 드래프트 제도입니다. 그런데 건강 정보를 미리 제공하라는 것은 더 큰 손해를 선수들이 입도록 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율 경쟁 체제에 맞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기업의 편을 들어주는 "비지니스 프렌들리"일 뿐입니다.

현 엘지의 행태는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넘어 일개 구단의 이익을 위해 프로야구판 자체를 위협하는 행동입니다. 물론 엘지의 행태만이 들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엘지를 비난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프로야구를 위해서라면 엘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머지 다른 팀들의 부정을 찾아 비판하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더 큰 잘못이 엘지에게 있습니다. 기업과 상관없는 개인의 정보를 기업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엘지를 비롯한 8개구단은 선수들의 실전 투구를 보며 건강 상태를 체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선수의 구종과 구속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으며 수많은 인맥을 걸쳐 선수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명 후 선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권한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취업하지도 않을 선수의 건강 정보를 미리 알고자 한 것인가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취업 대상자들의 건강 정보를 미리 원한다면 우리는 건강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절대 그래선 안됩니다. 삼성이 계약할 의사를 밝히고 일정 부분 기회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할 때 기회 비용에 합당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일 뿐입니다.

엘지의 행위는 시장 경제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기본적인 노사관계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반도덕적 행동입니다.

8개 구단의 팬의 이익을 떠나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행위를 한 엘지를 강력하게 규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