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피곤해서 경기보다가 2:2에서 잠들었는데,
깨니까 경기가 막 끝난 시점이더군요.
이제 다시보기가 올라와서 보니,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게 흘러갔네요.
큰 장면, 작은 장면, 그리고 안 좋은 장면까지 여러가지 모습이 다 나타났네요.

먼저 전체 경기 보기는 힘드니, 아프리카에 올라온 하이라이트 영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오늘 경기의 포인트가 (짧게라도) 대부분 들어가 있어 맘에 드네요.
(전체 경기 영상 링크: http://sportstv.afreeca.com/?control=view&idx=55607&board=vod&b_no=34692&c_id=kbo_replay& )



먼저 선발을 보면 윤성환은 참 공이 안좋은데 경기도 안풀렸구요
그에 비해 찰리는 잘 던졌지만 운이 많이 나빴습니다.

1회초에 박한이의 타구를 병살로 만든 공룡네 노진혁-지석훈의 연계는 정말 훌륭했구요.
그에 반해 1회말에는 김종호의 타구를 김태완이 실책성 수비로 살려보냅니다.
하지만 이어진 김종호의 도루 시도에서 이지영의 막장 송구를 받아 태그아웃을 만든 김상수의 대단한 수비가 나옵니다.

2회초에는 최형우의 뜬공이 유격수 조금 뒷쪽에 떨어졌는데 좌익수 박정준 선수가 달려오면서 잡으려다 놓쳐서 실책으로 살아나갑니다.
(하이라이트에 2회초는 안 나옵니다.. 전체 영상 32분 경을 보면 됩니다.)
사실 유격수가 잡아야 할 타구로 봤는데 왜 저기까지 좌익수가 달려와서 잡도록 맡겼는지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 이어진 채태인을 타구를 찰리는 라인드라이브로 잡고, 1루로 송구하여 이미 2루까지 뛰어버린 주자 최형우까지 병살로 잡아냅니다.
타구의 질과 주자가 최형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룡네가 잘 한 것이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으면서 찰리는 투구하는 손인 오른손 손가락에 타구를 맞습니다.. (전체 영상 36분 30초 경)
이 이후로 찰리의 공이 구위는 좋지만 컥트롤이 안되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게 이 영향이 큰 것 같구요.
돌아보니 오늘 공룡네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된 시점이 여기인 것 같습니다.

2회말에는 이호준, 모창민, 지석훈에게 3안타를 맞으면서 윤성환이 2실점을 합니다.

3회초부터 찰리의 공이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이 쉬워진 것 같습니다. (아마 손가락을 맞은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태완이 2루타를 치고, 이지영이 볼넷을 고르면서 무사 1,2루가 됩니다.
여기서 김상수가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드는데요.
참 맘에 안 드는 작전입니다. 물론 이전까지 공격이 참 안 풀렸었던 것 때문인 듯 하지만요.
경기 초반부터 번트로 공격을 만드는건 정말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성공한 작전으로 보이지만요..)
그다음 배영섭이 2루 위를 지나가는 땅볼을 치면서 3루 주자는 들어오구요. 2루 조금 뒤쪽까지 나성범이 뛰어들어와 타구를 잡습니다.
여기서 2루 주자였던 이지영은 홈까지 계속 뛰어 버리구요, 나성범 선수가 급하게 서두르다 송구를 잘못해서 2:2가 됩니다.
(나성범을 어깨를 생각하면 뛰면 안 될 공이었지만, 타구를 잡는 타이밍이 약간 늦어진 것을 파고든 주루로 보입니다.)
이런 공격적인 주루는 참 좋았다고 봅니다.

3회말에는 김종호 선수가 기습번트로 살아나가면서 윤성환은 계속 경기를 어렵게 풀어 나갑니다.
김종호선수는 당연히(?) 도루 시도를 하고, 이번에도 이지영의 막장 송구로 가볍게 도루를 성공합니다. ㅠㅠ
하루종일 컨트롤이 안 되던 윤성환은 나성범을 맞추는 공을 던지는 등 정말 안 좋았지만, 공룡네의 타자가 적극적으로 휘둘러서 위기를 겨우 넘어갑니다.

4회초는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 채태인 삼진, 박석민 볼넷, 김태완 3루수 땅볼로 특별한 일이 없이 넘어갑니다.
재미있는 것은, 왠지 카메라가 1루 외야 파울존의 볼보이를 자꾸 잡아주기 시작했다는 점인데요.
볼보이(많이 어렸습니다)가 중간에 과자를 몰래 하나씩 빼먹는 모습이 재밋어 보여서인 것 같았습니다.
스포일러(?)이지만 그런데 다음회에 볼보이가 사고를 칩니다... 카메라맨이 뭔가 느낌이 왔던걸까요...

4회말에는 2사 후에 노진혁 선수의 담장 바로 앞에 떨어지는 큰 타구를 배영섭이 놓칩니다.
이상하게 양팀 중견수가 오늘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이 타구는 실책성이랄꺼 까지는 아니지만 못 잡아서 참 아쉬운 타구였습니다.
보통때의 배영섭이라면 잡았을 타구라고 보였죠.
그 다음 김태군 선수가 홈런을 치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습니다.
김태군의 홈런으로 공룡네가 2:4로 다시 앞서갑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경기가 공룡네에게 좋은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5회초에 이지영이 땅볼로 1사가 되면서 김상수가 타자로 나옵니다.
김상수는 1루수 옆을 꿰뚫고 외야 파울존으로 흘러가는 안타를 만듭니다.
김상수 발로는 무난히 2루타가 되고, 수비의 대응에 따라서는 3루까지도 노려볼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을 아까의 볼보이가 잡아 버립니다...
그래서 인정 2루타가 되면서 김상수는 2루에서 멈추고 볼보이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얼어 붙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부터 사자에게 뭔가 경기의 흐름이 넘어옵니다.
컨트롤이 안 되는 찰리는 배영섭과 박한이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줍니다.
그리고, 타자는 이승엽 ㅠㅠ



이렇게 한국야구에서 또 사자네에서 두번째로 350 홈런을 친 선수가 탄생합니다 ㅠㅠ
이승엽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6:4
정신이 나간 틈을 타서, 채태인과 박석민이 안타를 치지만 더 이상 점수를 내지는 못하고 5회초는 끝이 납니다.
(이승엽의 홈런에 묻혔지만, 이 때를 보면 박석민도 이제 슬슬 타격이 살아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전체 영상 2시간 6분경)

5회말, 공룡네도 그냥 물러서지 않습니다.
첫 타자 나성범은 우익수쪽으로 타구를 보내는데, 박한이가 수비 위치를 깊숙히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게중심이 거꾸로 걸린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박한이치고는 아쉬운 수비가 나오면서 이 타구는 안타가 됩니다.
박한이도 이게 맘에 걸렸었는지, 이어진 이호준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앞에서 잡아냅니다.
(사실 2루타성에 1루주자는 득점이 쉽게 되는 타구질과 방향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만족하지 않고 바로 송구하여 2루를 넘어 오버런하고 있던 나성범 선수까지 아웃을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어진 조영훈의 타구를 배영섭이 놓치면서 3루타가 됩니다.
�岾� 못 잡은것도 좀 어이없는 모습이었지만, 그 후에 또 얼어붙으면서 슬슬 뛰다가 조영훈이 뛰는 것을 보고 급하게 서두르려다 넘어집니다.
타구는 최형우가 뛰어와 처리를 하구요. 조영훈은 정말 여유있게 3루까지 갑니다. 최형우가 조금만 늦게 들어갔거나 타자주자가 김종호 등 센스와 속도를 겸비한 선수였다면 홈까지 허용할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것은 확실한 배영섭의 실책성 수비였습니다. 배영섭은 수비에서 가끔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반면에 빨리 백업을 들어온 최형우는 칭찬하고 싶네요.
역시나 이어진 타자 모창민이 안타를 치면서 6:5로 공룡이 한점 따라붙습니다.
그 다음에 모창민 선수도 도루 시도를 하는데요, 이번에는 이지영이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저지합니다.
(다음회에 지석훈선수가 선두타자 홈런을 쳐서, 나성범과 모창민 둘 중 하나만이라도 아웃을 당하지 않았다면 공룡네가 2~3점차로 앞서 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공룡네에게는 참 아쉬울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양팀 선발은 둘 다 5회까지만 책임지고 내려갑니다.

6회초, 공룡네는 최금강 선수가 투수로 올라오구요.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지영 볼넷 - 배영섭 사구 - 박한이 볼넷으로 다시 1사 만루 타자는 이승엽이 됩니다.
여기서는 이승엽이 어이없는 공에 스윙하면서 발에 공을 맞고도 아웃이 되어 버립니다.
(우연히도 코스는 일본에서 이승엽이 가장 어려워하던 몸쪽 붙어 오다가 떨어지는 공이었습니다)
최형우도 플라이를 치면서 도망가지 못합니다.

6회말, 사자네 투수는 심창민이 올라오구요.
아까 말한 대로, 공룡네 지석훈 선수가 홈런을 치면서 6:6으로 동점을 만듭니다.
이어진 노진혁 선수도 파울홈런과 중견수쪽 큼지막한 타구를 여속해서 날리는 등, 심창민은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 물론 공룡네 선수들은 정말 잘 친것이구요.)
김태군에게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겨우 삼진을 얻어내고, 2사에서 기부이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차우찬으로 투수가 바뀝니다.
차우찬은 오늘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종호를 땅볼로 잡아내면서 이닝이 끝납니다.

7회초 채태인은 우익수쪽 안타를 치고, 김종호 선수가 공을 한번 더듬는 사이에 2루까지 뛰는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는 정말 좋네요.
박석민은 공을 정말 잘 골라내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구요. 공룡네 투수는 임창민 선수로 바뀝니다.
이어지는 타자는 원래는 김태완-이지영인데 여기서 대타를 씁니다.
둘 다 오늘 수비는 조금씩 아쉬울수도 있지만, 타격은 괜찮은 모습을 보였는데, 대타기용을 한 것이 좀 아쉬웠구요.
대타로 들어온 선수가 조동찬과 정형식이기에 크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점수를 내지 못합니다.
특히 조동찬 선수는 번트를 대려다가 포수 플라이 아웃이 되는데, 작전이 걸릴만한 상황이었지만 결과도 안 좋았고, 대타를 쓴 이유도 확실하지 않은 많이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정형식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
이어지는 김상수도 8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곳으로 이닝이 끝납니다.

7회말은 공룡네 선두타자 박정준 선수가 안타를 치면서 공룡네는 오늘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차우찬이 그 이후를 잘 넘겨 점수를 주지 않고 끝을 내구요.

8회초 배영섭이 2루타를 치면서 시작합니다.
다음 타자 박한이는 번트를 치구요.
그런데 여기서 공룡네 2루수 지석훈 선수가 1루 백업을 들어가지 않아 1루가 비어버립니다.
이에 무사 1,3루가 됩니다. (기록은 안타가 된거 같네요..)
이번에도 이승엽이고, 이번에는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7:6으로 다시 사자가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최형우 삼진 후 바뀐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채태인이 홈런을 쳐서 9:6으로 도망갑니다.

8회말은 안지만이 올라와서 세타자 연속 삼진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타자는 모창민-지석훈-노진혁 선수)

9회초 공룡네 투수는 이성민 선수가 나오고 선두타자 조동찬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도루를 하고, 도루 저지하는 공을 지석훈 선수가 놓치자 3루까지 뛰어 무사 3루가 됩니다.
진갑용은 포수 바로 앞에 떨어지는 투수 땅볼로 아웃되구요.
김상수가 안타를 치면서 10:6이 되어, 오승환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요.
배영섭도 2루수 쪽 안타를 칩니다. (지석훈 선수가 호수비로 타구를 잡아냈지만 아웃을 만들지는 못했구요. 빠졌으면 김상수 득점에 배영섭 2루로 보였습니다.) 조금만 늦게 뛰었으면 아웃이 될 뻔 한 상황에서, 1루까지 열심히 달려 안타를 만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배영섭은 단타 2개, 2루타 1개, 볼넷 2개, 사구 1개로 6번 모두 출루를 했습니다.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2사에서 이승엽은 다시 우익수 앞 안타를 치면서 11:6 이 됩니다.
최형우는 결국 6번째 타석에서 처음으로 안타(2루타)를 치면서 12:6이 됩니다.
이어지는 채태인의 중견수 플라이 성 타구가 나성범 글러브 맞고 튕겨 나가면서 14:6이 됩니다.
(이 것도 나성범 선수의 실책이 아니었나 싶은데, 이성민 투수 입장에선 좀 억울할 듯 합니다..)

9회말에는 권혁이 올라오구요.
점수차가 커서 부담이 없어서인지, 정말 공이 돌아온 것인지, 세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타자는 촤화준 -김종호-권희동 선수)

예상못한 타격전이기도 하고,
사고나 호수비도 많이 나온 볼거리가 참 많은 경기였습니다.
승부도 9회 이전까지는 확실하지 않게 흘러갔구요.
오랜만에 재밋는 경기를 한 것 같네요.

오늘 수훈선수는 6타점을 기록한 이승엽 선수이구요.
수훈선수 인터뷰 영상입니다.



류감독님께 타순 변경해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오구요, 감독-코치에서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나 이승엽이니 좋지 않은 모습이 보이더라도 더 기다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