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 전 롯데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원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최 씨 관련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감독일 때 최 씨가 경기 중 사인을 낸다거나 동원이에게 ‘이렇게 던져라, 저렇게 던져라’하는 식의 조언하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만, 이럴 땐 있었다. 관중이 적거나 경기가 다소 느슨한 날이면 동원이 특유의 화이팅 넘치는 투구가 보이지 않곤 했다. 그럴 땐 경기가 끝나고서 동원이 아버지가 동원에게 큰 소리로 기합을 줬다. ‘널 보러 오는 관중이 한 명만 있어도 열심히 던져야 하는 게 프로’라는 소릴 들려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전 최 씨는 하일성 KBS N SPORTS 해설위원에게 이와 관련한 비화를 들려줬다.

“동원이가 경남고 2학년일 때 사인을 한 번 내볼까 생각했다. 하도 포수 사인이 엉망이라, 내가 해도 저것보단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속으로 날 욕했다. 내가 죽을 때까지 동원이를 주머니에 넣어 다닐 것도 아니고, 동원이가 나중에 일류 지도자가 되면 사인 내는 법도 알아야 할 텐데 지금 내가 답답하다고 사인을 내는 건 아니지 싶었다. 그때부터 경기 중엔 두 손을 꽉 쥐고 관전에만 몰두했다.”

아들을 강압적으로 훈련시켰다는 야구계의 평가에 대해서도 최 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원이가 중2 때였을 거다. 동원이가 로드워크를 할 때 오토바이를 몰고 뒤를 쫓아갔다. 당시엔 나도 젊었으니 얼마나 혈기왕성했겠나. 동원이가 조금 늦게 뛰는 것 같아서 발로 동원이 엉덩이를 찼다. 그때 동원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 만약 동원이가 떨어졌으면 난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갔을 거다. 그날 이후, 동원이한테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 최대한 ‘선수보다 아들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돌봤다.”

강 감독은 “지금 돌아보면 최 씨는 최동원의 매니저로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라며 “서울, 광주 경기가 끝나면 동원이 아버지가 오밤 중에 차를 몰고 와 동원이를 태워 부산으로 데리고 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강병철 전 롯데 감독(사진 오른쪽). 최동원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다. 다른 이는 몰라도 최동원은 늘 그렇게 생각했다(사진=롯데)

그런 최 씨를 강 감독은 다른 야구인들처럼 배척이나 경계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되레 최 씨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적극 활용하려 노력했다.

“동원이 아버지한테 롯데 스케줄을 전달해주면서 ‘동원이가 이날 등판하고, 이날은 쉬게 해줄 생각’이라고 들려주면 무척 좋아했다. 워낙 동원이 아버지가 동원이를 잘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상의를 많이 하고, 그쪽 입장을 들어주려 노력했다. 동원이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동원이 입장을 최대한 수용해 주려 애썼다. 그러다 보니 내가 롯데 감독일 때 동원이나 동원이 아버지가 내 말에 토를 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강 전 감독이 롯데 사령탑이던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최동원은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비록 그 기간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몸엔 무리가 왔지만, 최동원은 “그때가 가장 마음 편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1986시즌을 끝으로 강 전 감독이 해임되고, 새로운 감독들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최동원은 이전의 ‘마음 편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되레 1987년엔 모 감독의 납득하기 어려운 마운드 운용에 반발하며 감독과 감정의 각을 세운다. 최동원과 절친했던 어느 야구인은 “최동원의 몰락은 강 전 감독의 퇴진과 함께 찾아왔다”고 평했는데 실제로 최동원은 강 전 감독이 롯데를 떠나자 동료들에게 “좀체 흥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1174

최윤식씨가 멍에를 벗는것도 환영하는데  강병철 감독도 최동원을 잘 관리했었군요.  

   기록만 보면 최동원 혹사로 욕먹는 감독이었는데.  이래서 기록 중심의 분석에 한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 왜곡을 만들어낸 롯데의 비열함은 역시 차원이 다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