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갔더니 올시즌 최고의 명장면이라는 글이 하나 올라왔더라구요.
대부분 6월 8일 잠실LG전 홈스틸+보크오심 장면을 꼽아주셨고
두산전에 김혁민이 마무리로 나왔었던 장면을 꼽아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고의 장면으로 기억하는 정원석의 홈스틸은 5월 29일 잠실 두산전입니다.

8회초 주자 1,2루에서 대타 이양기가 중견수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 2루주자 전현태를 불러들입니다.
그때 3루까지 뛰었던 정원석은 중견수에게 공을 받은 김재호가 후속동작을 취하지 않자 그대로 홈으로 내달리죠.
(저는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기억하는데 문자중계에는 2루수 오재원 실책으로 되어있네요.)

동점에 이어 3:2 역전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플레이 오브 더 데이가 될수 있었던 이장면..
하지만 8회말 교체된 투수 마일영이 장작을 쌓고 오넬리가 롸끈하게 불을 지르면서 순식간에 4점을 내주고
경기는 결국 3:6으로 패하게 됩니다(오넬리ㅗㅗㅗ).


당시 중계를 보면서
이야~ 대타 내서 동점이 되써!! 이야~~~ 이러믄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는데
"그리고 홈으로! 홈에서 세잎!" 외치는 캐스터의 목소리가 들리고
읭?? 누가 들어와?? 또 들어올 주자가 있어??? 물음표 백만개...

맞아요.. 우리팀에는 그런 상황에서 상대의 그 작은 미스를 보고 과감하게 뛰어주는 센스있는 선수가 없었거든요...
정말 정원석의 그 플레이는 혀를 내두를만큼 신선하고 멋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진 경기이니 자연스럽게 이 장면은 묻히게 되더군요.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생각해보니 작년인가요.
몇년만의 더블스틸로 점수를 냈던것도 정원석+신경현 조합이었네요. ㅎㅎ


벌써 내년에 정원석의 자리는 없다고 얘기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냉정히 따져보면 그게 맞는 얘기겠지요.
3루로 전향했다가 폭망했고 가능한 수비가 2루 아니면 1루인데
풀타임은 힘들거라고 예상했던 짱구아빠가 너무나도 잘 뛰어주었고 내년엔 1루에 김태균까지 복귀합니다.

그래도 전 정원석이 우리팀에 계속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할을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타석 그 혼신의 볼넷을 아직도 기억해요.
센스도 좋고 승부욕도 남다르고 또 덕아웃에선 까불까불 분위기메이커죠.
올해 유난히 끝내기가 많은데 그때마다 우리 쇼부정이 많이 생각납니다.



재활 잘해서 내년에 꼭 잘해주었으면 하는데 자리를 보면 진짜 깝깝하긴 하네요ㅠ



5/29 홈스틸 장면, 바로가기가 잘 먹힐지 모르겠네요.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bo&ctg=video_player&type=best_scene&date=20110529&id=5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