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감독 경질 후 문학구장이 심상치 않다. 관중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김 감독이 떠난 후 구단에 실망한 팬들이 야구장으로 가는 발길을 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두산전까지 올시즌 SK의 홈경기 평균관중은 1만6055명이었다. 프로야구 600만 관중 목표에 큰 힘을 보태고 있었다. 감독 경질 당일이었던 18일에는 1만2735명이 들어왔다. 평일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였다. 김 감독이 물러났다는 소식이 오후에 알려졌지만 관중 숫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23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는 관중 수가 9458명으로 뚝 떨어졌다. 23일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지정 ‘야구의 날’로 입장권 반값 이벤트가 펼쳐졌다. 같은 날 수용 인원이 7500여석에 불과한 청주구장을 제외하면 문학구장 관중이 가장 적었다. 24일 문학구장 관중은 7878명으로 더 줄었다. 특히 23일과 24일 원정팀이 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두산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사롭지 않은 관중 감소다.

김성근 감독 경질 이전의 평균 관중은 16457명이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가 들어선 이후 평균 관중은 1만24명으로 급감했다. 김 감독 부임 첫 해였던 1만419명보다 적은 수치다.

최근 SK 구단은 팬들의 경기장 난입을 우려해 그라운드와 가까운 일부 좌석 입장권을 아예 팔지 않으면서 관중 감소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지난 18일 일부 팬들이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유니폼 화형식을 가졌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보니 가족 단위 팬들도 야구장 가기를 꺼려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 경질에 반발하고 있는 SK 팬들은 “구단에 항의 표시로 무관중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여기에 동조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시즌 SK 구단이 내세운 100만 관중 목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24일까지 77만650명의 관중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두 경기 같은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SK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2007년 이후 해마다 비약적인 관중 증가를 이뤄왔다. 올해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악재로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팬들의 감소에 선수들도 흥을 내지 못하고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 선진구단으로 자리매김했던 SK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정진구기자 jingooj@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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