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려다가 길어질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요;;

팬의 개입이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게임이라는 것, 즉 즐기는 대상으로서의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라는 완성된 제품은,
팬이라는 부가적 존재가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고 보거든요.

스포츠는 참 애매하죠; 이것이 산업이라고 보기에도 그렇고 또 아니라고 하기에는 일정한 부가가치가 생산이 되니까요;

야구는 미국이 거의 롤모델이라...다른 어떤 스포츠에 비해 상업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구단의 소유와 운영, 뭐 이런 것들이 사적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팬의 개입은 유희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수많은 통계나 분석 툴은 일종의 게임적인 측면이 강하죠.

그래서 엠엘비에서는 팬의 개입이 정말 적죠; 팬이 극성이라는 양키즈나 보스턴의 경우에도 구단주가 바뀌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저 팬들은 비평가처럼 대하거나 혹은 홀릭처럼 빠져드는 거죠.




이런 엠엘비의 케이스가 KBO도 똑같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미쿡과 한국의 문화의 차이도 있을테고...


반대로 축구에서 가장 상업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epl에서 조차,
팬의 개입은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맨유는 글레이저가 인수할 당시, 그리고 지금도 팬들에 의해 반대하는 단체가 조직되기도 했고,
조직적으로 대안클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스날도 AST라는 팬들에 의한 소액주주단체가 있습니다. 아스날은 주식의 가격이 굉장히 비싸서;
서포터들이 몇몇주를 사는데 돈을 모아서 이 트러스트가 생겨났는데요,
매해 경영진 혹은 스탭들과 미팅을 합니다. 클럽의 방향과 정책, 성패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가열차게 까기도 하죠;

아시파시피 레알이나 바르샤는 쏘시오에 의해 회장이 뽑히기도 하죠;;




우리나라는 축구도, 야구도 팬들이 개입할 여지가 참 적죠;
미국식 프로시스템이 들어온 영향도 있을 것이구요..


말씀하신 한 광팬의 어긋난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해야 마땅하나,
넥센팬들의 집단적인 의사표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엠엘비처럼 많은 팀이 있어, 마켓의 차이에 따라 팀 운영정책이 다른 팀들이 존재할 여지가 적은 KBO에서...
팀의 주축선수를 팔아치우면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팀을 바라보는 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팬이란 이름으로 합리적 수준을 넘는 폭력이나 개입을 하는 것은 문제이겠지만,
오로지 팬은 그저 소극적 소비자로 머무를 것이냐라는 문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어제 저는 전혀 다른 태도로 엘지팬들의 청문회에 대해서 적어봤는데...
오늘은 또 요런 생각이 드네요;;;;

거참 남자의 마음은 갈대라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