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부활의 기지개를 핀 좌완 동기들 마일영과 이승호를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투수가 있는데 그건 바로 00학번 투수들중 최대어라고 평가받았던 조규수. 마일영과는 1차
지명을 두고 경합한 동기였고 이승호와는 신인 시절 함께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팬들은 제2의 정민철을 기대했지만 타자의 앞에서 뻗어가는 속구를 가진 정민철과는 달리
조규수는 속도는 나오지만 공이 가벼워 많은 홈런을 허용했던 이상목에 가까웠던 선수였다.
그마저도 본인의 노력과 의지 부족으로 인해 근처에도 가지 못했지만.

조규수는 고1시절부터 140이 넘는 속구를 던졌다고 하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기를 3학년
시절보다는 2학년 시절이 더 나았다고 한다. 고3시절에 145까지 던졌다고 하는데 내가 중
계에서 본 최고구속은 보통 142,3정도. 속구의 위력이 좋다기보다는 안정적인 컨트롤을 가
진 투수였고 특히 스트라익존을 걸치면서 들어가는 슬라이더의 컨트롤이 참 좋았던 것으
로 기억한다. 반면 속구는 가볍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조규수가 데뷔한 2000년은 역대 이글스 최악의 마운드난을 겪던 해였다. 에이스는 일본으
로 가버렸고 2선발은 선수협 때문에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못했고 3선발은 수술로 시즌아
웃. 전년도 롯데와 더불어 8개구단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었던 한화의 마
운드는 그렇게 무너져가고 있었다.

개막 3연전 선발이 한용덕, 신재웅, 김장백이었으니 어느정도 수준이었는지는 짐작이 갈
거다. 비교적 준수한 용모까지 가지고 있었던 조규수는 이런 이유로 스타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데뷔했다.

조규수는 데뷔를 아직은 도원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던 SK전에서 치루었다.(정확히 몇일
인지는 몰러.) 이후 완전히 초토화된 선발진에 합류한다. 그리고 이미 고교시절 아마수준
을 넘어선 슬라이더를 앞세워 초반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았고 방어율 부분에서도 상위권
을 내달렸다.

그러나 조규수는 속구의 스피드는 그럭저럭이었지만 볼끝이 무딘, 소위 말하는 가벼운 속
구를 가지는 투수였다. 위력적인 속구가 뒷받침되지 않는 투피치 피쳐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노릇. 5월부터 조규수는 5이닝을 채우기 힘들었고 급기야 5월 19일에는 박경완
의 4연타석 홈런의 첫번째 제물이 되고 만다. 이후 간간히 호투로 승수를 쌓았고 조규수는
시즌 최종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10승에 성공했다.

이듬해 조규수는 시범경기에서 본인의 최고구속인 147km를 기록하며 한화팬들에게 희망
을 주었다. 정규시즌 초반 어설픈 커브와 만화책을 보고 익힌 어설픈 서클체인지업이
타자들에게 먹히면서 호투를 이어가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6월에 들어서자 5이닝
을 채우기도 버거워지자 보다 못한 이광환 감독은 불펜으로 돌렸다. 초반 성공적으로 마
무리로 안착하나 했지만 곧 개털리고 말았고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 했다.

그해 최종성적은 4.24로 전년도인 5.05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전년도보다 급상
승한 3할에 육박하는 피안타율 그리고 1.62에 이르는 whip을 감안하면  운이 좋았다는 거
다.

02년 조규수는 2년만에 한화로 복귀한 계형철 코치의 집도 아래 컨트롤을 보완하기 위한
투구폼 수술에 들어간다. 그러나 컨트롤 자체보다도 심리적인 문제(새가슴도 있고 뺀질이
라고 하기도 민망한 평소 훈련태도)였던 조규수가 투구폼이 달라졌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있을리가 없다.

03년에는 고교시절부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팔꿈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지
이상군 코치의 집도 아래 약간 팔을 내렸다. 물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선수들을 풀어주는
이상군 코치 밑에서 뻔질나게 개인생활을 즐겼다는 후문만이 남았을 뿐.

이듬해 한화 투수코치가 이상군에서 최일언으로 교체되었다. 스파르타식 훈련을 자랑하
는 최일언 코치였으나 대체 어찌 운동을 했는지 도중에 손을 놓아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된
다.(물론 선수에게 무리한 투구폼을 장착시키는 최일언 코치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이전부
터 이상징후가 오던 팔꿈치가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즌 막판에는 병역파동
마저 터져나왔다.

다음해 2군에서 한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자 한화팬들을 조규수를 올리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러나 조규수는 나오자마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고 시즌이 끝나고 공익근무를 시
작했다.

공익근무 기간 동안 희망적으로 들려온 소문은 없었다.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유흥가를 들
락거린다는 소문만이 무성했고 복귀를 앞두고는 얼마전 수술했다더라라는 소문도 돌았다.
한분께서는 복귀하면 FA대박을 앞두고 있는 절친한 후배 김태균이 있으니 달라지지 않겠
느냐라고도 하시기도 하셨지만 이말은 그만큼 지금 개판을 치고 있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
지 않겠나.

조규수는 북일고라는 간판 덕인지 복귀하자 마자 동계훈련에 가는 행운을 누렸다. 그리고
올해 2군경기에서 찍은 구속은...무려 136,7 가끔 138도 나왔다. 대체 그간 어떤 식으로 운
동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군 경기중에 타팀 2군감독에게 끌려가 개갈굼을 당했다
는 말도 있고 그 이후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꾸준히 최고구속 136,7...

지명할 당시 스카우트였던 정영기 전 2군감독님께서 조규수와 마일영을 놓고 무쟈게 고민
하셨다고 하신다. 마일영에게 점수를 더 주셨다고 하는 말이 대세인데 체격조건이 좋다고
보기 힘든(마일영의 고교시절 프로필 상 키는 176) 마일영의 장래성을 높이 평가했다기 보
다는 고1시절 이후 속구가 눈에 띄는 향상을 보이지 못한 조규수에 대한 장래성을 낮게 평
가했던 것은 아닐까. 팔꿈치 문제도 있었고 마운드에서 보여준 책임감에서 조규수보다 마
일영을 더 높게 평가했을지도 모르지만...

조규수를 두고 이상군 코치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텐데 조규수는 굴러 들어온 복
을 자기가 걷어찬거다. 이승호나 마일영의 절반만큼만 노력했다면 지금 2선발 내지는 3선
발로 자리잡고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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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없고.. 놀거리없는 이천에서.. 몇년 독하게 굴려야할듯... ㅠ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