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논의 글이 있었는데, 전 늦게 보고 참여했어요. 근데 논의가 더 진행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리플을 적었던 걸 땡겨옵니다.



전 박찬호가 kbo에 남았으면 성공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찬호가 미국에서 성장한 건 그의 노력이 가장 컸죠. 미국의 코칭시스템이라는게 생각하시는 것처럼 선수를 키워주고 그런게 아닙니다. 그러니 김병현이 이강철같은 지도자를 이제서야 만나서 안타깝다는 식의 말을 하는거죠. 특히나 박찬호처럼 하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스타일에 대해 조언을 해줄 코치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텍사스 시절, 아코스타 코치가 상체위주의 투구폼을 가르친다며 투구폼을 건드려서 박찬호의 암흑기를 연장시켰습니다. 박찬호가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건,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더블에이 시절 투수코치 하나에요. 그리고 누군가 커브를 가르치며 홈플레이트를 맞추라고 이야기해준 거 -_- 


물론 메이저리그 생활하면서 여러 변화구 그립 배웠는데, 정말 그런 건 그립만 배우는 거죠. 류현진이 체인지업 그립 인터넷에 공개했는데 다 류현진처럼 던지던가요. 한화에선 경기 시작전 몸풀 때, 어린 선수들이랑 체인지업으로 캐치볼도 하며 각별히 가르치는거 여러번 목격했는데 제대로 던지는 놈 하나도 없더군요.

게다가 박찬호가 그런 변화구들을 마구 익히기 시작한 건 구위를 잃고 난 이후죠. 전성기 때는 포심에 커브만 섞어줘도 위력적이었고 거기에 슬러브 제구 되기 시작하니까 리그 에이스급으로 올라섰구요.


(당시 박찬호를 까던 네티즌들이 박찬호의 앞무릎 각도를 다른 에이스들과 비교하며 까던 거 생각나네요. 피칭 매커니즘 자체가 다른 걸 무시하고 무릎만 보고 까던 글에 추천이 수십개가 달리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군요.)





박동희와 비교하는 분들이 보였는데, 박찬호의 공은 박동희의 공보다도 공이 훨씬 빨랐고, 무브먼트는 훨~~~~~~씬 더 좋았죠.

변화구 하나만 제대로 익혀도 한국 선수들이 치기는 무척 어려웠을 겁니다.



당시 박찬호 바라기였던 빙그레 감독 김영덕은 투수 조련의 일인자였죠. 구대성이야 이미 대학 때 완성된 투수였지만, 송진우, 정민철, 한용덕은 그의 영향이 컸고, 국내에서 슬라이더를 제일 먼저 던진 투수로 박찬호에게 슬라이더 하나는 제대로 가르쳤을 겁니다.

오히려 국내에선 무리하여 던질 필요가 없어져 허리부상없이 롱런했을 가능성마저 있죠.





 

박찬호가 가능성만 가진 투수란 건 류현진이 고교 4번째 투수라는 것과 비슷한 낭설로 이미 대학 때 아마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어요.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투수라던 임선동 조성민보다 중용되었던 적도 있었고,

설사 둘보다 못했던게 사실이라도
추신수가 이대호보다 고교때 더 뛰어난 선수였으니 이대호는 역대급 실력으론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잖아요. 이대호나 김태균 역시 같은 해에 나타났을 뿐 아주 뛰어난 선수였듯이

박찬호도 이미 대학 때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박찬호가 국내에선 성공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류현진이 롯데갔으면 나승현처럼 됐다는 얘기와 크게 다를 거 없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야구에 만약은 없고, 야구는 잘하는 놈 잘하는 거라는 거잖아요 ㅎ





그리고 박찬호가 마이너에 있던 기간은 1년 반입니다
루키 하위 A 상위 A 더블 a 트리플 a를 1년 반만에 졸업한 거고

김태균 이대호가 인정하는 야구 천재 추신수는 운이 안따랐지만 7년 반 있었죠. 나머지 김선우, 봉중근, 서재응, 최희섭 등등등도 당연히 박찬호보다 마이너 생활 길게 했습니다.

박찬호는 누가 뭐래도 김병현과 함께 한국이 나은 최고의 천재가 맞고요 어디서나 성공합니다
제구가 안좋던 미완의 랜디존슨 역시 한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어도 성공했을테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