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합류했다면,

BK가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대에 없었을.

정현욱을 꼽을래요. 


삼성팬인 친구랑 술을 먹다가

정현욱 혹사애기가 나왔더랬어요.

열내며 선감독을 까던 그 친구가 이런 애기를 하데요


"정현욱이 우리랑 동갑이자나...

야구말고 그냥 사회생활이라 치고

너나 내가 하는 일에서 말야.

2년? 3년밖에 수명이 안될꺼라는걸 알면서도.

반짝할수 있을 기회가 온다면 마다할수 있을까?

난 포기못할것 같에..

어쩌면 고마울수도 있겠지."


13년 무명의 동갑내기 투수가 127이닝을 오르던 마음은 

뭔가를 이뤄야 하는데 뜻대로만은 안됐던.

그러다 어느새 서른을 넘겼던.

우리네 같은 마음이었을까요.


본인도 주위에서도 엔트리 탈락 1순위라 생각했던..

'그래도 45명 안에 낀 게 어디냐. 출세했다'며 웃어버렸다던 ..

'이것도 경험인데 중국전에서나 한번 등판해봤으면 좋겠다' 라던..

그 선수가 그 박빙의 게임에서 

삼구삼진 잡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한국에서도 어지간한 야구팬 아니고는 제 이름을 알겠습니까.

쟤가 이 중요한 순간에 왜 나오나 했겠죠.

일본에서도 김광현 류현진은 알아도 저를 어떻게 알겠어요.

원없이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빠른 볼만 던졌죠."


....오래오래 빛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