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야구를 끊은 적이 있습니다.

그라운드의 헐크 이만수가 은퇴를 종용받고, 코치직을 제의했다고 하며 은퇴결정을 내린 후,

구단에서 버림받은 97년.

내몸에는 파란피가 흐른다는 양준혁이 우승이라는 미명하에 강제 트레이드 되었던 98년.



그리고 다시 돌아온 2002년까지 야구 안봤죠.

이승엽이 아시아 신기록을 깨니 마니 할때도 별로 시큰둥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전 다른 삼팬들과 다르게 이승엽에 대한 애정이 별로 크지 않습니다.

물론 이승엽도 엄청 자랑스러운 삼성출신 스타라고 생각합니다.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원년이후 수많은 스타들이 라이온즈라는 구단에서 성장하고 스타로 컸습니다.

이만수부터, 장효조, 김시진, 류중일, 김성래, 양준혁, 이승엽, 배영수, 오승환 까지...

여기에 포함 안된 이름들이 있지만, 그 이름 모두를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삼성은 정말이지 잔인하고 잔혹한 구단이었습니다.

팀의 3번과 에이스를 트레이드하고,

팀의 상징을 벤치에 쳐박아두고 은퇴를 강요하고,

새로운 팀의 상징을 우승하기 위해 트레이드하고.....



신임감독이라 불러놓고 팀 장악을 못했다고 한시즌 못채우고 짜르고,

최강 전력인데 코시 우승 못한다고 정규리그 우승하고도 짜르고,

2위하면 2위했다고 짜르고...



그들에게는 그라운드 위에서 땀흘리고 싸우는 선수들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야구장을 꽉꽉 채워주는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겠죠.

그저 맘에 안들고, 입바른 소리하면 내보내고,

우승해야 한다고 힘떨어졌다고 트레이드 하고,

정작 그러고 나서도 우승은 커녕;;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는,

단순히 선수단의 중심이 아니라, 팬들의 사랑의 구심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서 봤습니까?

10년만에 대구구장에 돌아온 붉은 유니폼의 헐크는 1000송이 장미를 받고,

돌아온 파란피의 사나이는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가장 큰 응원과 박수소리를 받습니다.

그 즈음 야구를 떠난 많은 팬들이 다시 야구장에 돌아오기 어렵다는 건,

대구구장의 빈약한 관중수를 보면 알지 않습니까.

홈경기 연속매진 사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곳이 대구입니다.

그렇지만,

팬을 생각치 않고, 야구를 존중하지 않는 프런트에 실망하여 돌아서면 팬들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팬을 위한 야구,
650만 관중을 모으겠다며 시작한 2010년 프로야구판에서,

이런 모습 참 안타깝네요.

솔직히 트라우마처럼 97년과 98년의 아픔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야구 좋아하는게 죄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