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전력 분석을 해볼까 합니다. 타격이야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랐고, 조금 기복이 있는 듯하지만 이 정도는 정상범위 같습니다. 그래서 타격보다는 투수진을 한 번 점검해보겠습니다. 1군 현재 엔트리와 2군 가용 엔트리 그리고 부상자들 현황에 대해 글을 써보겠습니다.

1. 현재 1군 엔트리

1군 투수 엔트리는 현재 12명으로써 다음과 같습니다.

선발: 김선우-히메네스-임태훈-왈론드-홍상삼

중간: 정재훈, 고창성, 정대현, 이재학, 조규수, 오현택

마무리: 이용찬

두산은 6월 한달 동안 11승 9패, 0.550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팀투수진의 붕괴속에서 나름 선전을 한 것인데요, 1승 2패, 2승 1패를 거듭하며 안정적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6월에 이렇게 안정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의외로 선발진이 그나마 버텨주었기 때문입니다. 두산의 선발진은 6월 20경기 동안 112.2이닝을 던지며 10승 7패 방어율 4.31을 거두었습니다. 8개구단 선발진 중 이닝와 방어율 모두 4위를 기록하였는데 3,4,5월 최악의 선발진이었던 것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것입니다. 또 승수의 대부분을 선발진이 거둘만큼 불펜의존도가 떨어지고 선발이 투수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김선우, 히메네스, 임태훈, 왈론드가 4,5번의 선발 등판에서 6이닝가까이를 던져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임시선발로 나섰던 김성배와 홍상삼은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만, 홍상삼이 안좋은 컨디션 속에서도 5이닝씩 두번을 던져주며 2승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선발에 비해 두산의 구원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 12여명의 선수가 1,2군을 오가며 64.2이닝을 던져 1승 2패 7홀드 2세이브 방어율 4.59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승과 대패가 많았던 만큼 승리조인 정재훈과 고창성이 그리 무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즌 초 부진하였던 고창성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하여 13.2이닝 동안 2.70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정재훈은 시즌 초에 비해 조금 집중력을 읽은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좋은 모습을 거두고 있습니다. 기록은  11.2이닝동안 2.31의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용찬 선수의 부진이 뼈아픕니다. 세이브 상황이 많지 않아 등판 기회자체가 많지 않았지만 공의 구위가 떨어져 김경문 감독이 등판을 꺼리는 인상입니다. 지난 삼성과의 경기에서 2사후 역전 투런을 맞고 연장에 들어서도 제구가 불안했는 데 코칭스탭도 이러한 불안을 인식한 듯 등판 자체를 거의 안시켰습니다. 6경기 등판하여 3.2이닝 3세이브 1실점을 기록하곤 있지만, 피OPS가 0.857에 이를만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좌완불펜진으로 시험했던 지승민과 우완 롱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노경은 등이 난타 당하며 2군에 강등되었고, 시즌 초 불펜진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승회, 성영훈, 조승수가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6월 한 달 동안 좌완 정대현, 우완 언더핸드 이재학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정대현은 10경기 등판하여 9이닝을 던져 3실점, 이재학은 5경기 6.2이닝 동안 4실점 하며 두산의 마운드 공백을 메꿨습니다. 정대현과 이재학 모두 올해 입단한 고졸 신인으로써 각각 3순위, 2순위로 들어온 선수입니다. 구위 자체가 뛰어나거나, 폼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위기상황에서도 정면 승부하며 버텨주고 있습니다. 정대현은 지승민, 김창훈, 유희관 등이 만족시켜주지 못했던 좌완 릴리프 역할을 완벽히 해주며 달감독을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조규수와 오현택은 6월에 이렇다할 등판기회를 갖지 못하였지만, 둘다 롱릴리프 혹은 패전처리의 역할을 일단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2. 1군 등록 가능 선수

두산의 1군 투수진을 보면 용병 2명과 김선우, 정재훈, 조규수를 제외한 7명이 입단 4년차 이하의 선수들입니다. 2007년 신인왕 임태훈과 2009년 신인왕 이용찬 이 4년차 투수 2명과 3년차 고창성, 오현택, 홍상삼, 올해 신인 정대현, 이재학 등 영건들이 투수진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는 뛰어난 젊은 투수들이 많다고도 볼 수 있지만, 중견 투수들이 없어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입단 5~10년차 사이의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어야할 나이대의 투수들이 기량을 키우지 못하였거나 부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두산의 2000년대 초반의 드래프트 실패와 공격적 트레이드로 인한 선수 유출도 중견투수의 부족을 가속화하긴 했지만, 김성배, 김승회, 서동환, 노경은, 박정배, 원용묵 등이 부진한 것이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리고 좌완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지승민과 김창훈의 정체와 부진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따라서 두산의 2군 중견투수 중 1군에서 활용가능한 선수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나마 기대가 되는 것은 김승회 정도인데 김승회도 군제대후 체력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큰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기대를 걸만한 선수는 입단 2년차인 조승수와 성영훈 정도 입니다. 이 둘이 그나마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제대로 던진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성영훈은 정신적 피로가 극심해 보이는 데 기대에 비해 나오지 않은 성적이 피로감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3. 부상선수

김경문 감독은 부상선수가 빨리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재우와 이현승, 김상현, 진야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있습니다. 김상현, 진야곱의 경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이고 이현승이 7월 초 이재우가 7월 중순에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현승이 5선발 자리를 맡아주고, 이재우가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던져줄 경우 두산으로써는 선발진이 완성되며 필승 계투 카드가 한 장 더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정재훈, 고창성의 피로를 더는 한편 정상적인 5일 로테이션이 가동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