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철 기자]"전 정말 벼랑 끝에 선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 곳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투철한 각오와 울분이 섞여 나왔다. 지난 16일 1-2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 새 둥지를 튼 유격수 이대수(28)가 독수리 둥지서 날아오르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지난 2007년 4월 29일 SK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후 두산의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맹활약했던 이대수는 올 시즌 손시헌(29)에게 밀려 벤치 워머로 전락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38경기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 7타점.

17일 오후 OSEN과 전화 인터뷰를 가진 이대수는 "지금 대전에서 살 집을 알아보고 있어요"라며 첫 인사말을 던졌다. 정영기 2군 감독과 인사를 마친 이대수는 오는 19일 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일본 나가사키로 출국해 선수단에 본격 합류한다.

특히 이대수는 실력을 인정받고도 올 시즌 1군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치지 못해 더욱 아쉬운 케이스다. 어려움 속에서 이적을 겪었기 때문인지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욱 힘이 실려 있었다.

"저는 한화를 제 선수 생활의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대전에 내려왔습니다. 전날(16일) 아내와 함께 대전에 내려와 정 감독-프런트와 인사를 나눈 뒤 살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2군이 익숙했던 2009시즌 이대수를 지켜봤던 강흠덕 두산 트레이너는 이천 베어스 필드(육성군 훈련장) 물리치료실에 이대수의 사인 배트를 비치해두고 있다. 강 트레이너는 이대수에 대해 "실력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뿐 더러 성실함과 인품까지 모두 갖춘 선수가 (이)대수였다. 2007~2008시즌 팀을 위해 분전했던 선수인만큼 다른 팀에서도 제 기회를 살렸으면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 트레이너의 말을 전하자 "원래 강 선생님은 좋은 말씀만 하세요"라며 잠시 웃은 이대수는 출장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어 시즌 내내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다. 아픈 기억을 되새긴 그는 결국에는 제 탓이라고 답했다.

"(손)시헌이 형이 주전 유격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저는 감독님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으니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겠지요. 당연히 마음 고생도 심했지만 결국에는 더 나은 기량을 뽐내지 못했던 제 탓일 뿐 입니다".

그러나 이대수는 이내 긍정적인 자세로 답변에 나섰다. 비록 벤치 워머로 끝난 2009시즌이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2군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한 시즌 동안 느꼈던 시련이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그동안 정말 남모르게 준비도 많이 했으니 다음 시즌에는 제대로 '한풀이'에 나설 예정입니다".

19일 나가사키로 떠나는 이대수. 오는 30일 마무리 훈련이 종료될 예정이라 그에게 주어진 마무리 훈련 시간은 단 12일에 불과하다. 짧은 기간 동안의 마무리 훈련서 어떻게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인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지만 최선을 다해야지요. 최상의 컨디션과 마음 가짐으로 마무리 훈련을 치를 것입니다. 게다가 저는 주전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니 만큼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화 통화 상으로 대답이 끝난 줄 알고 맺음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대수는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간 뒤 팬들의 격려를 부탁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는 절박한 상황인 만큼 죽을 각오로 자리를 찾겠다는 강렬한 한 마디였다.

"지금 제 상황이 어떤지 아세요? 벼랑 끝까지 완전히 밀려난 상황이에요. 그만큼 적당한 마음 가짐이나 훈련 자세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엄청난 각오로 시즌을 준비해 꼭 팬들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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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실력이야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고 공인된 선수죠, 방망이도 쏠쏠하고,

아직 불안불안한 한화 내야의 소금이 되어주길,

더도 말고 민재옹 만큼만..ㅎㅎㅎㅎ 방망이는 개인적으로 민재옹보다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