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플레이의 구설수로 안티 많은 선수 중에 한명,

무적으로 1위를 달리는 팀의 나가면 도루하는 짜증나는 1번타자.

약간은 얄밉게 보일 수도 있는 인상.

안타를 치고 하는 제스쳐가 조금은 오바스러워서 타팀팬의 심금을 후벼파는 선수.



한창 타이거즈/두산 vs SK의 사이가 안좋을 때  그 원인이 된 사건들을 보고

저도 그 안티에 참여했었습니다. 실력이야 인정하지만 캐치 동작에서 의도했던 아니건

베이스를 스파이크로 가리는 행위는 비신사적이라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그는 작년에 북경에서 제 마음속에 있던 벽을 허물었습니다.

직관을 갔던 미국전, 마지막회에 대타로 나온 그는 총알같은 2루타로 대 역전승의

밑밥을 깔았고, 같이 응원간 기아팬들....저는 비교도 안되는 SK 안티입니다

(윤길현 사건 때 잠실에서 "인사하면 2군 어쩌고"하는 현수막 들었으면 말 다했죠)

그녀석과 얼싸안고 정근우를 목놓아 부르던 우리는 순간 눈이 마주칩니다.

두 입에서 동시에 나온말


"이런  신발.. 우리가 이렇게 정근우를 목놓아 부르는 날이 올줄이야.."

그리고 다시 목이 터져라 정근우 콜;;;;


그리고 다음날, 경기 전에 파울 지역에서 몸을 풀던 정근우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와~ 정근우~ 어제 진짜 잘했어요"


사실 말 건다고 받아주는 선수 별로 없죠;;

경기전 집중이 필요한데 안받아준다고 선수를 욕할일도 아니고요.

그런데 몸까지 돌리면서 대답이 옵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면서 고개도 살짝 숙이며 수줍은 미소를 보여줍니다.


그 미소와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어제 금이 가있던 마음 속의 벽은 가루가 되어 날아가고

그는 그뒤로 일본전 사시미 슬라이딩 등 대활약을 하며 한국의 금메달에 일조합니다.


지금이요? 정근우 실력 뿐만 안니라 선수 그 선수 그 자체를 좋아합니다.




이미지 리빌딩? 주홍글씨의 낙인이 쉽게 바꿔지는 건 아닙니다.

한번 찍힌 낙인을 못 지우고 은퇴한 선수들도 많고요.


하지만 선수의 본분인 실력과 매너, 팬서비스.

기본을 충실히 한다면 어린애같은 야구팬의 마음을 녹이는 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정근우 화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