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 그냥 잘하는 애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_- 저 두명 좋아합니다

특히 윤석민은 한화 제외 가장 좋아하는 우완이죠. 부드러운 폼에서 나오는 강력한 포심과 완급조절능력, 타고난 손재주로 인한 변화구구사능력 등등 거의 모든 걸 갖춘 우완이(었)죠. 
가진 실력에 수상경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작년에 4관왕으로 우뚝 선 것처럼 보였고, 앞으로 거칠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 그리고 기아팬들이 꼽은 이유는

던질 줄 아는 공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던지느라 직구비중이 줄고 좋은 직구를 활용하지 못하다가
두개의 가장 좋은 구질(포심, 슬라이더)을 더 가다듬으로 인해 오히려 타자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라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올시즌은 좀 부진하네요.

(석민이 투구는 예전엔 정말 자주 봤는데 최근에는 많이 못봤어요. 그러니 기아팬들께서 틀린 내용은 수정해주세요.)

작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시기와 그렇지 못한 시기에 격차가 좀 있었던 걸로 보여요. 작년 중반에 한두달 정도? 정말 언터쳐블인 적이 있었거든요. 던지면 무실점이던 시절이 있었고 그 이외의 기간엔 그에 좀 못미쳤어요.


즉, 자기 컨디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컨디션 좋으면 타자들을 대놓고 압도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반대로 완급조절로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모습은 줄었다? 



그럼 올 시즌 끝나고 할 일은, 슬라이더의 구위를 유지한 채 제 3의 구질을 가다듬는 일이 아닐까해요. 만약 3구질을 가다듬어도 결정구인 슬라이더 위력이 줄어들면 말짱 황이구요;;  

류현진 역시 투피치에 많이 의존하지만, 제3구질을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합니다. 체인지업이 잘 안통하는 날 어떻게든 이닝을 끌어가기 위함인데, 석민이도 생각을 한번 더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광현은요. 으으으. 좀더 심각한데요. 김성근이 나가도 SK는 여전하죠. 그러나 김광현은 영향을 좀 받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그만큼 김광현은 김성근이 애지중지하면서 세심하게 컨트롤해왔습니다.

김성근이 팀을 나가면 무너지는 선수들이 가끔 있어요. 그간에는 혹사 때문이다라는 말이 많았는데, 지금 보면, 혹사자체보단 김성근의 맨투맨 교육이 사라지면서 좋던 밸런스를 잊어버리고 무너진다라는 것과,

김성근이 가진 혹사와 휴식의 균형감각을 다른 감독들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거 같아요.



김광현을 세심하게 컨트롤해오다가,  작년에 시즌 전에 김성근이 김광현의 재활 이후 피칭을 보고, 역시 난놈이라며 대단하다고 극찬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때 그걸 유지하지 못한채 시즌 시작하고 부진하니 김성근이 대외적으로까지 엄청 깠죠;; 지금까지 아껴온 거 생각하면 깜짝 놀랄 일이었는데, 이젠 홀로 서서 에이스 중의 에이스로 거듭나길 기대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기대에 못미치자 벌투 시키고 2군 내려보내죠. 근데 어깨부상이라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김광현을 잘아는 김성근은 팀을 떠나게 되죠.


그리고 바뀐 감독 이만수가 플옵을 위해 올리는데, 제 역할 끝까지 하지 못하고 부진. 그리고 올해도 제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고 있죠.


전에도 몇번 말한 적 있는데, 전 김광현 폼 안좋아해요. 위험해보여서. 그런 폼으로도 제구를 잡고 부상당하지 않는 것은 김광현이 타고난 부드러운 몸과 손목의 감각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감안해도 쉽지 않은 폼이죠.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리고 옆에서 항상 봐주던 은사의 퇴장.



기사들 보면 좀 이상해요. 김광현 작년에 부상이라고 하고 일본에 가서 정밀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일본 특급 투수급의 싱싱한 어깨라는 기사가 작년 9월쯤에 나옵니다. 이만수가 올릴 땐 그런 걸 염두에 뒀을 거에요. 완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겠죠.

그런데 또 몸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시즌 시작한 이후에도 비슷한 얘기가 계속됩니다. 심지어 강우취소 이후 팬서비스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투수들 중에 검사해도 이상이 없는데 공만 던지면 아픈 선수들이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 같은데, 한화에선 노망주가 대표적이었죠. 근데 투구폼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다가 어느 날부터 안아팠답니다. 투구폼과 근육, 인대 사이의 미묘한 관계때문이겠죠. 김광현도 비슷한 상황 아닐까요?


이건, 정말 김광현이 홀로 서는 거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간에, 투구폼 수정을 하던 말던 간에 결국은 홀로 깨우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