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필펌]"통계(statistics)"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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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 보았듯이 이 웹 사이트는 주로 선수들의 통계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라고 해서 메이저리그 모든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한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루어진 경기들의 결과도 참조해야 할 때가 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란 스포츠는
너무나도 세분화된 통계 자료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경기를 관전하는 것만은 못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만한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유독 다른 운동 경기에 비해 야구에 통계와 기록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농구나 축구와 달리 야구는 플레이 하나하나가 끊어지기 때문에 이를 별개로
나누어 정리하기 쉬운데 기인한다고 할 것입니다.
야구에 있어서 통계란 희한한(?)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후에 텔레비젼으로 LG와 한화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합시다. LG의 양준혁 선수가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것을 직접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에 다음날 스포츠 신문에 게재된 타율 순위에서 그가 한 계단 올라선 것을 확인하는 것도 또한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때문에 왠만한 야구팬이라면 전날 경기 결과까지 정확히 반영된 신문을 고집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들을 확인하면서 또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되는 것이죠. 이게 통계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랍니다. ^^
그런데 오늘은 이러한 통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통계의 허상"쯤 되겠지요. 왜 통계가 허망한 것이냐구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계에는 <언제>라는 요소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롯데의 마해영 선수가 팀이 5-1로 패한 어느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고 합시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성적이죠. 4타수 2안타도 훌륭한데, 거기다가 1홈런이라니... 그러나 경기 상황을 들여다보았더니 1회 2사 1루 상황에서 안타를 때리긴 했지만, 4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때렸고, 7회 2사 2루의 득점상황에서 다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치고, 이미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9회 2사 후에 1점 홈런을 때렸다고 합시다. 만약 마해영 선수가 4회와 7회 찬스에서 단타 하나씩만 때려 주었다고 한다면 경기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돌아갔을 겁니다. 그렇게 보면 이 날 마해영 선수의 성적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고, 도리어 팀 패배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통계는 그저 "몇 타석에 들어와 안타 몇 개를 때렸다.", "몇 이닝을 던져서 몇 점을 실점했다."라는 결과만을 기록할 뿐, 그 안타가 어떤 상황에서 터져 나왔는지, 그 실점 상황이 실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는 바가 없다는 것이죠. 야구는 그 "상황"이 중요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홈런이나 탈삼진 숫자도 마찬가지입니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잡아내는 삼진 하나와, 2-1로 쫓기고 있는 9회 2사 2,3루에서 잡아내는 삼진 하나의 가치는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렇지만 통계 상으로는 역시 같은 "삼진 1개"에 불과한 것이죠.
2. 통계에는 <어디서>라는 요소도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래리 워커는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지낸 좋은 타자입니다. 3할 5푼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는 좌타자지요. 그렇지만 그는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를 떠나면 영 힘을 쓰지 못합니다. 그 반대로 유독 자신의 홈구장에서는 약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구장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통계 숫자에는 이런 것들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3. 통계 숫자는 그 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예를 들어 보죠. 어느 해태 팬이 삼성 팬과 어느 팀의 내야진이 더 튼튼한가를 두고 말다툼을 벌입니다.(이런 일들은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거의 매일 벌어지는 일이죠.. ^^) 거의 매일 밀리던 해태 팬이 어느 날 종이 한 장을 자신있게 내밉니다. 거기에는 한 줄의 통계 수치가 적혀 있습니다. 바로 더블플레이 숫자죠. 이를테면 해태의 내야진이 삼성의 내야진보다 두 배 정도 많은 더블플레이를 일구어 내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해태의 내야진이 삼성 내야진보다 월등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해태의 투수력이 약해서 주자를 누상에 많이 내보내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주자를 누상에 내보내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더블플레이 찬스는 줄어들게 되어 있죠. 따라서 더블플레이 숫자 하나만 가지고, 그 팀의 내야진을 평가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이는 다른 통계 자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수의 승수가 또한 그러하죠. 20승 투수라고 해서 반드시 그가 초일류급 투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팀 타선의 지원은 얼마나 되었는지.. 방어율은 어떤지.. 사사구 숫자는 어떤지.. 투구이닝을 또 어떤지.. 이런 여러 가지 자료들을 종합, 정리하여야만 그 투수의 능력을 그나마 비슷하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이죠.
4. 통계로서 두 선수를 비교한다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레너드 코페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3할의 타자가 2할인 타자보다 낫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고 그런 것을 알아보겠다면 굳이 통계까지 동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3할 1푼의 타자와 2할 9푼의 타자의 차이를 통계만으로 구별하려고 한다면 매우 엉뚱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저 또한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는 누구냐?", "로저 클레멘스와 그렉 매덕스 중 누가 더 뛰어난 투수냐?" 등등... 그럴 때면 아주 난감합니다. 그런 것들은 그리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예컨대 매덕스와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방어율과 사사구 숫자를 들어 그렉 매덕스가 절대 우세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는 그리 간단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그날의 구장에 따라, 상대팀에 따라 두 선수의 피칭을 달라질 것입니다. 때로는 아주 사소한 부상(손가락의 물집같은..)으로 인해 출장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있을 것이고, 단 하나의 실투가 홈런으로 이어져 패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통계 숫자만을 들어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이기도 하죠.
타자에 있어서도 이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홈런을 30개 이상 때린다고 다 정상급 타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3할의 타자가 뛰어난 타자임에는 틀림없지만, 2할 9푼을 치는 타자가 팀 공헌도는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야구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지요. ^^
5. 필드에서의 사소한 차이가 통계상으로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레너드 코페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기로 하죠.
"300 타수쯤 쌓인 시즌 중반의 시점에서 (타율이) 0.290인 타자와 0.250인 타자의 차이를 안타로 환산하면 열 두 개 차가 된다. (80게임을 치르었다고 가정할 때) 그렇다면 0.250과 0.290의 차이라는 것은 일곱 게임 당 안타 한 개 씩 많고 적은 셈이다. 행운의 불규칙 바운드, 구장 사정, 기록원의 판단, 상대 투수의 능력(에이스급이 등판했는가, 아닌가 따위) 등에 의해 같은 타자라도 이런 정도의 차이는 얼마든지 빚어질 수 있다. 단순히 운으로 풀이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한 달에 빗맞은 안타를 두어 깨쯤 얻고 평범한 플라이가 묘한 곳에 떨어져 안타 하나가 보태진다면, 0.250에 그칠 타자가 당장 0.290으로 성적이 치솟게 되며, 거꾸로 강한 라인 드리이브 타구가 네댓 개만 불운하게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게 되면, 0.290이 되어야 할 타율이 0.250으로 떨어진다."
좀 어렵죠? ^^ 더 쉽게 얘기할까요? 빅리그가 162경기인데, 다저스의 캐로스와 벨트레가 각각 150게임에 출장했다고 합시다. 게임당 네 번 타석에 들어섰다고 가정하면, 총 600 타석이 되죠. 시즌 종료 후 캐로스의 타율은 정확히 3할을 기록한 반면, 벨트레는 2할 8푼 3리를 기록했습니다. 3할과 2할 8푼 3리... 차이가 좀 있어 보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차이일까요?
계산을 해보면, 캐로스는 600 타석에서 180개의 안타를 터트린 셈입니다. 그리고 벨트레는 170개의 안타를 때린 셈이구요. 따라서 두 선수 간의 차이는 안타 열 개라는 거죠. 그런데 양 선수가 150게임에 출장했다고 하면, 15 게임 당 하나씩의 안타를 캐로스가 더 때렸다는 것입니다. 코페트의 말대로 불규칙 바운드, 빗맞은 안타, 상대 투수의 능력, 불운, 반대로 행운 등등에 의해 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15게임에 한 번쯤은 한 선수에게는 행운이, 다른 한 선수에게는 불운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보면 3할과 2할 8푼 3리의 차이란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고, 캐로스가 벨트레보다 더 잘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야구에 있어서 통계란 희한한(?)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후에 텔레비젼으로 LG와 한화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합시다. LG의 양준혁 선수가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것을 직접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에 다음날 스포츠 신문에 게재된 타율 순위에서 그가 한 계단 올라선 것을 확인하는 것도 또한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때문에 왠만한 야구팬이라면 전날 경기 결과까지 정확히 반영된 신문을 고집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들을 확인하면서 또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되는 것이죠. 이게 통계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랍니다. ^^
그런데 오늘은 이러한 통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통계의 허상"쯤 되겠지요. 왜 통계가 허망한 것이냐구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계에는 <언제>라는 요소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롯데의 마해영 선수가 팀이 5-1로 패한 어느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고 합시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성적이죠. 4타수 2안타도 훌륭한데, 거기다가 1홈런이라니... 그러나 경기 상황을 들여다보았더니 1회 2사 1루 상황에서 안타를 때리긴 했지만, 4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때렸고, 7회 2사 2루의 득점상황에서 다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치고, 이미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9회 2사 후에 1점 홈런을 때렸다고 합시다. 만약 마해영 선수가 4회와 7회 찬스에서 단타 하나씩만 때려 주었다고 한다면 경기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돌아갔을 겁니다. 그렇게 보면 이 날 마해영 선수의 성적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고, 도리어 팀 패배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통계는 그저 "몇 타석에 들어와 안타 몇 개를 때렸다.", "몇 이닝을 던져서 몇 점을 실점했다."라는 결과만을 기록할 뿐, 그 안타가 어떤 상황에서 터져 나왔는지, 그 실점 상황이 실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는 바가 없다는 것이죠. 야구는 그 "상황"이 중요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홈런이나 탈삼진 숫자도 마찬가지입니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잡아내는 삼진 하나와, 2-1로 쫓기고 있는 9회 2사 2,3루에서 잡아내는 삼진 하나의 가치는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렇지만 통계 상으로는 역시 같은 "삼진 1개"에 불과한 것이죠.
2. 통계에는 <어디서>라는 요소도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래리 워커는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지낸 좋은 타자입니다. 3할 5푼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는 좌타자지요. 그렇지만 그는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를 떠나면 영 힘을 쓰지 못합니다. 그 반대로 유독 자신의 홈구장에서는 약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구장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통계 숫자에는 이런 것들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3. 통계 숫자는 그 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예를 들어 보죠. 어느 해태 팬이 삼성 팬과 어느 팀의 내야진이 더 튼튼한가를 두고 말다툼을 벌입니다.(이런 일들은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거의 매일 벌어지는 일이죠.. ^^) 거의 매일 밀리던 해태 팬이 어느 날 종이 한 장을 자신있게 내밉니다. 거기에는 한 줄의 통계 수치가 적혀 있습니다. 바로 더블플레이 숫자죠. 이를테면 해태의 내야진이 삼성의 내야진보다 두 배 정도 많은 더블플레이를 일구어 내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해태의 내야진이 삼성 내야진보다 월등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해태의 투수력이 약해서 주자를 누상에 많이 내보내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주자를 누상에 내보내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더블플레이 찬스는 줄어들게 되어 있죠. 따라서 더블플레이 숫자 하나만 가지고, 그 팀의 내야진을 평가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이는 다른 통계 자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수의 승수가 또한 그러하죠. 20승 투수라고 해서 반드시 그가 초일류급 투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팀 타선의 지원은 얼마나 되었는지.. 방어율은 어떤지.. 사사구 숫자는 어떤지.. 투구이닝을 또 어떤지.. 이런 여러 가지 자료들을 종합, 정리하여야만 그 투수의 능력을 그나마 비슷하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이죠.
4. 통계로서 두 선수를 비교한다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레너드 코페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3할의 타자가 2할인 타자보다 낫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고 그런 것을 알아보겠다면 굳이 통계까지 동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3할 1푼의 타자와 2할 9푼의 타자의 차이를 통계만으로 구별하려고 한다면 매우 엉뚱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저 또한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는 누구냐?", "로저 클레멘스와 그렉 매덕스 중 누가 더 뛰어난 투수냐?" 등등... 그럴 때면 아주 난감합니다. 그런 것들은 그리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예컨대 매덕스와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방어율과 사사구 숫자를 들어 그렉 매덕스가 절대 우세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는 그리 간단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그날의 구장에 따라, 상대팀에 따라 두 선수의 피칭을 달라질 것입니다. 때로는 아주 사소한 부상(손가락의 물집같은..)으로 인해 출장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있을 것이고, 단 하나의 실투가 홈런으로 이어져 패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통계 숫자만을 들어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이기도 하죠.
타자에 있어서도 이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홈런을 30개 이상 때린다고 다 정상급 타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3할의 타자가 뛰어난 타자임에는 틀림없지만, 2할 9푼을 치는 타자가 팀 공헌도는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야구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지요. ^^
5. 필드에서의 사소한 차이가 통계상으로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레너드 코페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기로 하죠.
"300 타수쯤 쌓인 시즌 중반의 시점에서 (타율이) 0.290인 타자와 0.250인 타자의 차이를 안타로 환산하면 열 두 개 차가 된다. (80게임을 치르었다고 가정할 때) 그렇다면 0.250과 0.290의 차이라는 것은 일곱 게임 당 안타 한 개 씩 많고 적은 셈이다. 행운의 불규칙 바운드, 구장 사정, 기록원의 판단, 상대 투수의 능력(에이스급이 등판했는가, 아닌가 따위) 등에 의해 같은 타자라도 이런 정도의 차이는 얼마든지 빚어질 수 있다. 단순히 운으로 풀이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한 달에 빗맞은 안타를 두어 깨쯤 얻고 평범한 플라이가 묘한 곳에 떨어져 안타 하나가 보태진다면, 0.250에 그칠 타자가 당장 0.290으로 성적이 치솟게 되며, 거꾸로 강한 라인 드리이브 타구가 네댓 개만 불운하게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게 되면, 0.290이 되어야 할 타율이 0.250으로 떨어진다."
좀 어렵죠? ^^ 더 쉽게 얘기할까요? 빅리그가 162경기인데, 다저스의 캐로스와 벨트레가 각각 150게임에 출장했다고 합시다. 게임당 네 번 타석에 들어섰다고 가정하면, 총 600 타석이 되죠. 시즌 종료 후 캐로스의 타율은 정확히 3할을 기록한 반면, 벨트레는 2할 8푼 3리를 기록했습니다. 3할과 2할 8푼 3리... 차이가 좀 있어 보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차이일까요?
계산을 해보면, 캐로스는 600 타석에서 180개의 안타를 터트린 셈입니다. 그리고 벨트레는 170개의 안타를 때린 셈이구요. 따라서 두 선수 간의 차이는 안타 열 개라는 거죠. 그런데 양 선수가 150게임에 출장했다고 하면, 15 게임 당 하나씩의 안타를 캐로스가 더 때렸다는 것입니다. 코페트의 말대로 불규칙 바운드, 빗맞은 안타, 상대 투수의 능력, 불운, 반대로 행운 등등에 의해 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15게임에 한 번쯤은 한 선수에게는 행운이, 다른 한 선수에게는 불운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보면 3할과 2할 8푼 3리의 차이란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고, 캐로스가 벨트레보다 더 잘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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