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선수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굴에 웃음기는 없었다. 팀 해체 소식을 접한 선수들이 마음을 추스릴 방법은 없어 보였다. 캐치볼과 전술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스트레칭을 끝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고양 원더스'라는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훈련이었다. 목을 축인 선수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부모와 지인에게 온 메시지에 답을 보냈다. 한 선수는 "부모님이 아직 소식을 모르신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과 하송 단장은 11일 오전 열린 팀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선수단에 전했다. 그러나 훈련은 멈출 수 없었다. 선수들은 오후에 고양의 훈련장에서 평소처럼 땀을 흘렸다. 김광수(55) 원더스 수석코치는 "정말 안타깝다. 선수들 모두 희망을 품고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이런 상황을 맞을 줄은 몰랐다"며 "그렇지만 훈련은 계속 해야 한다. 우리의 모토처럼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더 실력을 키우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원더스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김수경(35)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2년 넥센에서 선수 은퇴 후 코치에 부임했지만, 공을 다시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원더스의 문을 두드렸다. 테스트를 합격해 올해 원더스 유니폼을 입은 뒤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며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를 이어갔다.

김수경은 "원더스에서 공을 던지는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다"며 "해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감독님에 대한 소문이 무성해서 그 점이 걱정이 됐지, 팀이 해체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가 걱정이다. 시즌이 끝나서 선수들이 실력을 보여줄 기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야구 하나를 위해 이곳에 모였는데 안타깝다"며 후배들의 앞날을 걱정했다.

원더스 선수들은 오는 11월 말까지 고양시 야구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스케줄대로 훈련을 할 예정이다. 김광수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진도 선수들과 함께 한다. 구단은 선수들의 남은 월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성근 원더스 감독은 "개인적으로 스폰서를 구해볼 계획이다.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포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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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2015년 프로복귀는 없을 거 같네요.

그런데 과연 스폰서가 구해질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