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각으로 24일 오후 1시. 대표팀 숙소인 미국 LA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소개한다. '위대한 도전'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LA 국제공항으로 이동하기 직전이었고, 기자도 전세기에 동승하기로 돼있어 호텔에 갔다가 만났다.

　호텔내 WBC 선수단 휴게실에서 김인식 감독의 첫 마디는 " 천장에 연장 10회 장면이 계속 어른거리는 거야. 밤새 한숨도 못잤어 " 였다.

　이어 김 감독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다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 아침에 창용이를 불러서 커피 한잔 하면서 얘기를 했어. 포수 민호도 불러서 사인 문제에 대해서 확인을 했거든. 그런데 결과적으로 거를 수 있으라면 거르라는 벤치 사인이 창용이한테 전달되지 않았던거야. "

　지도자들은 끝난 경기에 대해 자꾸 되짚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결승전 마지막 순간을 다시 한번 기자에게 설명한 건 아무래도 임창용이 너무 큰 짐을 진 채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은 결승전 직후 공식인터뷰 당시 상황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 이치로를 최대한 어렵게 승부하다가 거를 수 있으면 거르라고 했는데 왜 정면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 고 말했었다.

　김 감독은 그밖에도 당시 상황과 관련해 두 세가지를 더 말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 그러니까, 그게.... 참 정말이지 " 하면서 쉽게 말을 못 이었다. 더이상 얘기가 지속되면 결국 누군가에게 또 화살이 돌아갈 수 있으니 말하기 난감하다는 뜻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 있잖아, 언론이 창용이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알겠지? " 라고 당부했다. WBC 내내 국내 여론 동향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던 김 감독이다. 임창용이 역적처럼 오해받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포수 강민호는 25일 인천공항 도착 직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 포크볼 사인을 냈는데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 고 증언했다.

　김인식 감독은 오히려 임창용에게 너무 많이 던지게 해 미안했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 창용이는 곧바로 일본 돌아가서 또 던져야 하잖아. 그런데 결승전에서 투구수가 많았어. 창용이에게 일본 돌아가면 다카다 감독에게 내가 미안하다 했다는 말을 전하라고 일러뒀어 " 라고 밝혔다. 형식상으론 야쿠르트 감독에게 사과를 전달한 것이지만, 실은 제자인 마무리투수 임창용에게 한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투구수는 47개였다.

　지는 경기에선 어차피 누군가는 패전투수가 되고 그게 이번엔 임창용이었다. 임창용은 평소 굳이 나서서 해명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는 " 하루 머문 뒤 27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 " 이라고 말했다.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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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면서 열받아 욕이나오는 경우는
이기려는 의지 없이 설렁설렁 하면서 무기력하게 질때이지

저는 기아야구 보면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면 욕하지 않아요.
애썼다. 하지...

진 경기를 두고두고 회자하는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홀로 타국에 돌아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창용선수가 마음에 짐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인식감독님의 이 인터뷰.. 적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