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독일에서 왼쪽 무릎 재수술을 받은 뒤 경산볼파크에서 재활에 매달려온 심정수는 최근 "몸상태를 정상으로 돌리는 게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는 속내를 지인들에게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7일 오전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심정수는 최근 3년간 양 어깨와 양 무릎을 모두 수술받았으며 왼쪽 무릎에는 한번 더 칼을 댈 정도로 부상에 시달려왔다. 지난달 중순 스포츠조선과의 '원티드 인터뷰'때 "2005년부터 5차례 수술을 받았는데, 더이상의 수술은 없을 것이다. 또 아프면 은퇴 문제를 고려하겠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후 한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은퇴를 결정한 셈인데, 일단 표면상으로는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94년 OB에서 데뷔한 심정수는 '헤라클레스'라는 닉네임처럼 호쾌한 장타력으로 톱클래스에 오른 타자였다. 2003년 53홈런으로 정점에 오른 뒤 2004년말에는 FA가 된 뒤 4년간 최대 6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금액으로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해 화제가 됐다. 이 금액은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2005년부터 삼성에 있는 4시즌 동안 징검다리 활약을 보였다. 첫해인 2005년에 28홈런, 87타점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31홈런, 101타점으로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6년과 2008년에는 연이은 수술 때문에 각 26경기, 22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11월말을 기점으로 삼성과 심정수의 4년짜리 계약은 만료됐다. 심정수는 FA 자격요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삼성 보류선수 신분으로 재계약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지난 4년간 기본 연봉이 7억5000만원이었던 심정수는 이번 재계약을 통해 연봉이 1억원대로 내려앉을 예정이었지만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

　심정수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 프로야구에 입단했을 때부터 너무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없이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 주신 많은 감독님과 코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동안 진통제를 먹고 야구를 해왔던 통증을 너무나도 잘 알고 몸 상태가 예전만큼의 활약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자신이 없기에 결심을 하게 되었다. 최고의 대우로 삼성에 왔으나 부상으로 인해 좋은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한 점은 팀과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심정수는 앞으로 주말마다 삼성 리틀야구팀을 지도하며 개인적으로 야구 관련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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