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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잠실 LG전을 앞둔 KIA 조범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감독실에서 앉아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더그아웃에 앉아 선수들의 훈련장면을 지켜봤을 일이었다. 슬며시 감독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조 감독은 물끄러미 TV를 보고 있었다. TV에선 '로빈 후드'란 외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올해는 뭔가 되겠다 싶었는데, 허허 참 부상이 발목을 잡네." 영화를 보던 조 감독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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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나지완의 시즌 출발이 참 좋았다. 1번 타자 (이)용규의 출루율이 좋으니까 2번 (김)선빈에게도 기회가 많이 왔다. (나)지완이 역시 (최)희섭이, (김)상현이가 처리하지 못한 주자들을 한방으로 불러들이면서 팀 득점생산에 큰 공헌을 했다. 올 시즌 타선만 살아나면 승부를 걸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17일까진 바람대로 잘 흘러왔다. 투수력도 서서히 살아나면서 자신이 붙었다. 그런데 갑자기 용규와 지완이가 쓰러지니 팀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KIA 조범현 감독은 간베 도시오 전 투수코치를 인스트럭터로 긴급 초빙했다. 부진한 왼손 에이스 양현종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간베 인스트럭터는 한국에 2주간 머물며 이강철 투수코치를 도와 양현종의 흐트러진 투구 밸런스를 바로 잡는데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조 감독의 발빠른 대처는 2009년을 연상케한다(사진=KIA)

KIA 이범호는 오른쪽 허벅지가 좋지 않다. 그러나 개막전 이후 한결같이 팀을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 이범호가 없었다면 KIA도 희망을 논하길 힘들었을 것이다(사진=KIA)

이날 선발등판 대신 불펜투구로 몸을 푼 로페스는 '자기보다 팀이 먼저'인 동료의 마음을 아는지 "다음 주 화요일 등판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안치홍도 예외가 아니었다. 2루수 안치홍은 지난해 9월 어깨관절 연골 봉합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깨가 아니라 왼쪽 손목이 아프다. 2009년부터 아팠던 왼쪽 손목 탓에 지금은 그만의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치홍은 "아프다"는 말을 좀체 꺼내지 않는다. 대신 "아파도 뛸 수 있다"는 다짐을 되풀이한다.

이날 주전 2루수로 출전하는 안치홍은 "타격이 안 되면 수비로라도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범호, 서재응, 로페스, 안치홍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겠다고 나선 ‘KIA의 로빈 후드’들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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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은 이용규의 복귀를 빠르면 5월 초로 본다. 나지완은 6월이 돼야 한다는 예상이다. 김진우, 한기주의 복귀도 5월 이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일까. 조 감독은 "4월을 잘 버티면 5월부터 대반격에 나설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