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3일. 자신을 메이저리그 에이전트라고 밝힌 한 사내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찾았다. 그는 “경기도 안산시에 돔구장이 건설되는 것을 조건으로 안산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고 싶다”며 KBO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특히나 사내는 “자신은 대리인일 뿐 실제 신생구단 창단 주역은 미국인 사업가 케네스 영”이라고 밝히며 “영은 한해 150억 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재력가”라고 강조했다.

9, 10구단 창단을 위해 바삐 움직였던 KBO로선 ‘제 발로 찾아온 손님’이 반가울 법했다. 하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KBO는 창단의향서만 받았을 뿐, 별도의 검토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당시 KBO 관계자는 “국외 투기자본 성격이 강하다. 대행인이라고 주장한 사내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난 지금. 피해자들이 사내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스포츠춘추>가 한달에 걸쳐 이 문제를 파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