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2돌 아이템을 내라고 해서 아무생각없이 '타이거즈의 전설 김응룡 인터뷰'라고 적어 냈는데...채택됐다.
완전 당황했다.
일면식도 없고, 현역시절 몇년차 이하 기자하고는 상대도 안했다는데...인터뷰 하는것도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게다가 제주도에 계신다는데.....
어렵사리 다른 매체 선배님의 주선으로 인터뷰가 성사돼 제주도를 슁~ 다녀왔다.
음...다녀온지 한달 되어간다. -_-;;;;
제주 야구인의 마을에 계시는데 이날은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야구인의 마을은 서귀포에 있는데 롯데호텔과는 가까웠다.
김 감독(나에겐 영원한 감독님. 감독님도 감독님이라는 호칭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다)님은 소문대로였다.
"뭐 들을 얘기가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라는 말부터 시작하셨고...
대화도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물론 나도 '김응룡'이라는 분을 만난다는 데서 느낀 긴장감에 덜덜....ㅎㅎ
해태 시절 9번의 우승중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
당시 어려운 상황이었고, 우승한다는 김감독님의 말에 주변에서는 미쳤다고 했으니 우승의 기쁨은 더 컸을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나는 당시 기억이 전혀 없는 상황이고. 광주에 살지도 않았다. 당시 나는...강원도 화천에서 열심히 놀던중. ㅋㅋㅋ
행복한 감독이었다고.
발빠른 선수들, 장타치는 선수들, 수비잘하는 선수들...그런 타순으로 야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행운이었다고 하셨다.
그렇다. 김종모 이순철 이종범 차영화... 등등...
예전에 투수들이 긴장하면 마운드 올라가서 ** 툭툭 쳐주면서 긴장하지 말고 던지라고 말한마디 해주면 끝이었고. ㅋㅋㅋㅋㅋ
차분차분 말씀하시던 김감독님이 언성을 높인 것은 9구단 창단.
절대 안된다고 10구단까지 해야한다고 강력 주장.
우승확률은 KIA가 가장 높다고...투수력이 제일 좋다고 평가하심. ^^
코끼리 김응룡.
나이를 드신 지금도 포스가 장난 아니신데 예전 현역때는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최근 대상포진으로 고생하셨다는데 건강하시길 빈다.
아래는 최진화 기자가 쓴 기사~
광주의 전설 코끼리 김응룡
“해태시절 좋은 선수들 만나 우승 많이 했다
홀수 구단 절대반대 10구단 동시 창단 정답
올 우승 확률 단연 KIA…투수력 너무 좋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프로야구. 출범 30년 동안 수많은 기록이, 또 영웅들이 배출됐다.
이중 프로야구의 가장 빛나는 기록은 우승, 또 우승 하면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10번의 영광을 일군 타이거즈다.
이중 9번의 우승을 일궈낸 타이거즈의 전설이 있으니 해태 타이거즈 감독이었던 김응룡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70)이다.
1983년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 사령탑에 올라 프로 지도자로 입문한 김 전 사장은 2000년까지 해태를 이끌며 통산 9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우승 청부사’가 됐다. 감독 최다경기 출장(2,679경기)과 감독 최다승 기록(1,476승)도 그의 것. 좀처럼 깨기 힘든 대기록이다.
그는 2004년 선수 출신 최초로 구단 대표이사가 돼 6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를 이끈뒤 지난해말 물러났다.
서귀포에 있는 야구인마을에 집 한 채를 지어놨던 그는 ‘야인’이 된뒤 줄곧 제주에 머무르며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타이거즈의 전설’ 김응룡 전 사장과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인터뷰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던 터였다.
가까운 지인을 통해 가까스로 약속을 잡았으나 이번에는 김 전 사장의 건강 문제로 만남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대상포진으로 서울 병원에서 일주일이 넘도록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료를 마치고 제주로 돌아온 김 전 사장을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대상포진으로 고생했던 김 전 사장은 “혼자 있다보니 몸이 약해졌는지도 모르겠지만 책도 보고, 한라산에도 오른다. (한라산은)힘들어서 정상까지는 못가도 중간 정도까지 가본다”고 근황을 밝혔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해태 시절로의 기억을 더듬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이 궁금했다.
김 전 사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좋은 선수들 만나서 우승 많이 한 것”이라고 했다.
“첫 우승 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지. 결코 잊을 수 없는 우승이야. 당시 해태 회장이 감독으로 오라고 했고 냉큼 수락을 했는데 반드시 우승을 해야했어. 선수가 15명 밖에 되지 않았고 거기에 7~8명을 더 뽑아서 팀을 만들었지. ‘너희들이 뭘 하겠냐’라는 말도 들었어. 처음에 우승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돌았다’고 했고 그래서 더 이를 악물었어. 나는 살기위해 우승을 해야했지. 이유가 없었어. 프로 감독은 우승 못하면 죽는 거야.”
해태 시절을 회상한 김 전 사장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선수들을 잘 만났다며 9번의 우승을 모두 선수 공으로 돌렸다.
“그땐 선수들이 참 좋았지. 타선이 이상적이었어. 발 빠른 선수들 이순철, 김일권, 이종범이 있었고 타율 좋고 장타력 있는 김봉연, 김준환, 김종모가 있었고, 차영화는 수비를 참 잘했어. 1번부터 9번까지 정말 이상적이었지. 또 투수들중에서는 선동열이 있었고.”
이런 이상적인 선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야구를 했다는 것이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김 전 사장은 되뇌였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좋은 선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야구를 해보지 못했다는 자부심이었다.
출범 30주년을 맞아 한국프로야구의 발전 과제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 전 사장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김 전 사장은 제9구단을 반대했다. 맹목적인 반대가 아니다. 10구단까지 함께 출범시켜야지 9구단만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아마추어선수들의 진로를 위해서 팀을 늘려야 한다고? 프로팀은 실업자 구제소가 아니야.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지. 9구단 생기는 것은 좋은 데 짝수로 가야돼. 처음부터 2개팀 창단을 해야한다는 거지. 지금 각 구단들 하는 것을 좀 봐. 9구단 승인은 해놓고 선수는 안 내놓고, 그럼 동반 자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면서 김 전 사장은 쌍방울이 창단됐던 때를 지적했다.
그는 “쌍방울이 창단됐는데 경기를 못하니까 관중이 오지 않았다. 외국인 숫자도 늘리고 기존 구단에서 선수들을 빨리 내놔서 전 구단이 빨리 평준화가 돼야 같이 살지 그렇지 않으면 모두 같이 죽게 될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어 “홀수팀이면 경기가 진행될동안 한팀이 놀아야 한다. 프로가 일주일에 3게임만 해서 되겠나. 10구단 만들어서 같이 해야한다. 외국인 선수도 5~6명으로 늘리고 해야 야구가 흥미가 생기고 수준이 높아져서 더 많은 이들이 야구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수준을 높여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프로축구를 예로 들었다.
“국내 프로축구 왜 안보는지 알아? 이미 팬들은 TV중계를 통해서 외국의 수준높은 축구를 보기 때문에 국내 축구는 시시해서 안보는 거라고. 앞으로 프로야구도 기존 구단이 신생구단에 선수 안주고 외국인선수 숫자 제한하면 팬들이 메이저리그 보지 국내 프로야구는 안보려 할거야.”
모기업에서 전폭 지원하는 현재 야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프로구단의 운영 마인드가 변하지 않았음을 꼬집었다. 프로야구 출범 30년이 됐지만 모든 팀들이 모기업에서 지원해주니 관중이나 흑자에 신경을 안쓰고 이기는 것에만 신경쓴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은 “미국을 봐라. 흑자 안나면 팔려간다. 또 한국은 이기는 데만 신경쓰다보니 선수들을 자기 팀에서 썩히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팀에 절대 주지 않으려 한다”고 구단의 이기주의를 지적했다.
또 아마추어 발전을 위해서는 중고교 선수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도 있어야겠지만 먼저 프로가 잘돼야 한다고 김 전 사장은 말했다.
“프로 선수들이 돈 많이 벌고, 좋은 선수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중고교 선수들이 봐야지. 아마야구선수들이 ‘잘나가는’ 프로선수들을 봐야 나도 저렇게 되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거야. 부모들도 그런 프로선수들을 보면 자기 자식들을 야구선수로 안키우겠어? 프로가 잘되는게 아마야구 발전을 위한 거라니까.”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에 대한 그의 전망은 어떨까. “요샌 야구 잘 안봐”라고 말했지만 최근의 팀간 순위나 전력에 대해서는 한눈에 꿰고 있었다.
김 전 사장은 KIA와 삼성이 잘 할것이라면서도 “우승 확률은 KIA가 제일 높다”고 말했다. 투수가 너무 좋고 타력도 못지않게 출중해 우승팀 전력이라는게 그의 분석이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에 대해서는 “예전과 같이 KIA 타이거즈 사랑해주시고, 열광적인 응원을 해달라”면서 “예전 해태시절에는 응원열기가 대단했다. 현재의 롯데 그 이상이었다. KIA에 더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계획은 딱히 정해놓은게 없다. 현역 복귀에 대한 질문에는 호탕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지금은 김성근 감독이 ‘야신’인데 김 감독을 이긴 감독은 나밖에 없지 않아? 김성근 감독 물러나면 복귀해야할까 봐”라고 웃어넘긴 김 전 사장은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할 일은 많고, 갈데는 많은데 오라는데가 없네. 인터뷰 다 했으니 이제 약초 캐러 산에 가야겠어”라며 훌훌 털고 일어섰다.
제주= 최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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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한 내용 100% 다 옳다고는 못 하겠으나~~
부디 건강하셨으면 좋겠구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