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공부가 너무 안 되서 도서관을 나와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날씨 정말 춥더군요...
 간략한 평을 해 볼까 합니다.

 두산 투수진

 김선우 - 진야곱(5회) - 홍상삼(6회) - 고창성(8회) - 유희관(8회) - 이용찬(9회)

 김선우 선수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구위가 살아서 움직이더군요. 히어로즈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을 못했습니다. 빠른 공과 변화구의 적절한 조화로 투구 내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안타 1개와 볼넷 1개였는데,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로서 역할을 생각해도 좋을 것 같네요.
 홍상삼 선수도 기대가 큽니다. 빠른 공이 최소 143에서 최고 146까지 나왔고,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다만, 오재일 선수에게 홈런을 맞을 때의 공이 변화구였는데, 그 점은 조금 조심해야 할 듯 싶습니다. 브룸바 선수를 직구 4개로 스탠딩 삼진을 뺐을때는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이용찬 선수는 이날 관중들의 가장 많은 탄성을 자아낸 선수입니다. 최소 148에서 최고 155까지의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질렀습니다. 첫 타자인 강정호 선수에게 안타를 맞고도 바로 빠른 퀵모션으로 견제사를 잡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변화구가 확연히 볼이었던점, 빠른 공이 속도에 비해 묵직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조금 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창성 선수는 그냥 무난했던 것 같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선수는 진야곱, 유희관 선수입니다. 진야곱 선수는 뱃 중심에 너무 잘 맞더군요. 클락과 브룸바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점수를 한 점 준 것과, 호수비로 위기를 넘어간 장면이 있어서 실점이 더는 안 나왔는데, 뱃에 계속 맞았습니다. 퀵 모션을 읽혀서 브룸바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유희관 선수는 제구가 너무 잡히지 않더군요. 3연속 바운드 볼이 나오고, 여기에 용덕한 포수의 포구 미스가 겹치면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오재원 선수의 다이빙캐치가 없었으면 BS를 기록할 뻔했습니다. 올 시즌 두산의 왼손 셋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인데.. 흠...

 두산 타자.

 전반적으로 아주 뛰어나다는 평은 할 수 없네요. 오늘 히어로즈 투수들이 워낙 잘 던진 것도 있어서 그렇겠지만.. 감이 좋아 보이는 선수는 김동주, 오재원 선수입니다. 이 두 선수는 맞아나가는 것이 뱃 중심이라는 느낌이 확 왔습니다. 신인인 정수빈 선수는 물건을 하나 건졌다는 느낌을 주었네요. 맞추는 재주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도루 센스는 좀 더 길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망스러운 것은 왓슨이었습니다.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더군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도루에 있어서 타이밍을 못 잡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8회 정수빈, 임재철, 9회 이성렬 선수가 도루 실패를 기록했는데, 이 점은 실전에서는 좀 더 보완을 해야할 문제겠지요. 군에서 복귀한 손시헌 선수는 안타는 없지만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인 것 같습니다.
 민병헌 선수도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고, 특히 바람이 많이 분 오늘 경기에서 좋은 수비를 여러차례 보여주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수비만으로도 주전을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내야수들도 침착한 수비와 어려운 타구를 잘 걷어내는 장면을 통해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네요. 이 점은 만족스러운 점입니다.

히어로즈 전체

투수 : 마일영 - 송신영(5회) - 조용훈(7회) - 이상열(8회) - 신철인(9회)

 전체적으로 훌륭했습니다. 마일영 선수는 기록상 3자책이지만, 2아웃 잡아놓고, 히어로즈 수비들이 바람때문에 낙구 파악을 못해서 내준 안타가 2개이고, 그 것때문에 실점한 것이라서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유리하게 승부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변화구도 다양하게 잘 구사가 되었고, 빠른 볼도 괜찮았습니다. 송신영, 조용훈, 신철인 이 세명의 선수들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갔습니다.
 히어로즈 입장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이상열 선수가 그리 뛰어난 모습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수비에서도 다소 집중력을 잃은 수비를 보여주었고, (오재원 선수가 베이스를 밟지 않아서 심판이 판정을 안하고 있는데, 그냥 멀뚱히... 서 있었죠.) 공도 그리 위력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마지막에 이원석 선수를 삼진처리해서 좀 나아보였지만..
 타선 역시 아직까지는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테이블 세터에서 별로 풀어가지를 못하더군요. 다만, 클락과 브룸바의 조합은 인상적입니다. 두 선수 모두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까지는 아니어도 준수하게 제 몫은 다 하지 않을까, 성급한 판단을 해 봅니다. 오재일 선수는 홍삼상 선수의 공을 받아쳐서 홈런을 뽑아냈습니다. 비교적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도, 정확하게 잘 때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네요.
 전반적으로 수비의 집중력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기록된 실책은 2개이지만, 처음 3실점 할 때, 유격수 강정호 선수와 좌익수 송지만 선수의 콜플레이 미스와 낙구 판단 실패로 인한 오재원의 2루타, 그 다음 유재웅 타석에서도 중견수 정수성 선수가 낙구 지점을 잘못 파악해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면서 또 점수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수비의 집중력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내야 수비는 그럭저럭 안정적이었지만, 수비가 확실히 더 개선되야 할 것 같습니다. (경기 끝나고 히어로즈 선수들이 바로 나가지 않고, 둥그렇게 모여 미팅을 가지더군요.)

제법 많은 관중들이 오셨습니다.(그래서 매점에서 준비한 라면 물이 떨어지는 사태가...)
오랜만의 야구라 추위에도 즐거우신 것 같습니다.
목동 구장은 현재 한창 도색중입니다. 화장실도 바꾸고 있고, 몇 가지 시설도 변화가 있습니다.
내일은.. 공부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