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WBC 끝나고, 이 생각.. 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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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이범호의 동점 안타가 터졌을 때,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을 끝으로 시계는 멈추었습니다.
아마, 이 장면은 한일전이 계속되는 한 몇 번 씩 다시금 되풀이 될 장면이 되겠지요.
시간이 멈춘 그 뒤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만일, 고영민이 안타를 쳤다면, 혹은 그 전에 추신수가 안타를 쳤다면, 혹은 연장 10회초에서 임창용이 좀 더 승부를 피했다면, 10회말에 최정이 극적인 동점 투런을 터뜨렸다면, 아니 아주 그 전에 이대호가 대타로 쓰지 않고 나왔더라면, 기타 등등의 무수한 생각이 듭니다.
결국 그것은 어쨌든 졌기 때문이겠지요.
졌다는 이유로 진 팀에게 명장면 하나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가혹한 일입니다.
너무 중요한 한 경기의 패배가, 그간의 공훈을 앗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건대, 그 누구도 맡지 않으려 한 팀을 거동이 불편한 노감독이 맡았고, 어떤 실질적인 혜택도 주어지지 않았던 대회일 수 있기에 선수들에게 조롱과 비아냥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지 모릅니다.
그간 우리가 믿었던 보루들이 이제는 저 편에서 바라보는 장면을 보고, 보루가 없는데 그 거대한 홍수는 누가 막는가를 한탄하고, 탄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잘하고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사사건건 저 편의 선수들과 비교했던 이유였는지도 모릅니다. 끝나고 나서 보니,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었는가를 생각합니다. 어느덧,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보루들을 찾았으니까요.
누구도 중계하지 않으려했던 대회입니다. 하지만, 대회 끝 무렵에는 뉴스의 절반을 차지했던 대회입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뉴스가 제 눈에는 분명 몇 가지 더 보였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이 대회로 희망을 얻었을까요? 저는 스포츠가 가져다 주는 희망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한 마음은 될 수 있지만, 그들이 얻은 성취가 곧바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인구의 70%는 야구라는 운동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며 90%는 WBC라는 경기가 있는 것 자체도 모를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엉망인 대진표를 바라보면서, 실소를 금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 대회의 가치는 떨어뜨릴 수는 있어도, 이들이 흘린 땀을 비하하는 근거로 쓰일 때는 저 또한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몇 사람이 하는 공놀이이고, 초청대회인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간의 과소평가를 넘어서고 싶은 꿈을 보여주고 싶은 대회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야구를 잘 한다는 것은 인정받고 싶은, 비록 그것이 3월 한 달의 짧은 기억으로 끝날지라도, 꼭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기에. 이런 저런 핑계와 비판으로 선수들의 땀까지 공격하려 하는 일부 특정 종목의 파시즘적인 팬들에게는 실소를 보낼 뿐입니다.
더불어, 대회 전까지는 아무 준비도 없이 가만히 생까다가, 대회 시작되고서 참 호들갑을 떨던 이 땅의 언론사, 공중파 방송사들도 실소를 금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네, 오늘 진 것은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역사가 단 한 줄로 써진다면, 일본이 5대 3으로 한국을 이기고 WBC 우승을 차지했다는 문장만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 말 뒤의 무수한 의미들을 잊지 않는 한, 좀 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숨겨진 투혼, 눈물, 억울함, 분노.... 무수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는 이야기가 들어 있으리라고 봅니다.
패자는 유구무언이라고 하나요? 하지만, 패자라고 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남기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선으로 패배를 바라보고, 잘한 사람들을 칭찬하고,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공로를 위로하고, 치하하고, 잊지 말아야겠지요.
그리고 매번 정신력과 일당백의 전사들의 분투로 싸우는 것이 아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여건에서 야구를 하도록 변화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결국 역사는 우리들도 쓰기에, 졌다는 그 사실 이면의 무수한 이야기를 남기고, 회고하고, 반성해서, 나중에는 다른 역사를 쓰면.. 됩니다. 졌다는 그 사실 하나만 남기기에는 한국의 그간의 노력은 무시받을 정도로 쓸데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몇 사람이 하는 양키들의 공놀이에서 이겼다고 폄하하기에는 우리의 지난 시간은 꽤나 즐거웠지 않나요. 쓰라린 기억이 왜 일어났는지는 반성을 하고, 즐거웠던 기억은 알려야겠지요.
선거철이라, 야구장 짓겠다는 공약이 제법 나올 것입니다.
4년 전에 공약을 하고도 지키지 못한 시장 나으리가 있다면, 내년 선거에서 좀 떨어뜨려 주셨으면 합니다.
야구팬들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패배 뒤의 숨겨진 의미와 기억을 복원하는 것도 야구팬이고, 실제 야구의 현장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야구팬입니다. 역사를 바꾸는 것이 이름없는 민중이었다는 사실이 맞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야구의 현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고위 행정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잘 했습니다. 그리고 아쉽습니다.
일본과는 아무래도 특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이든, 미국이든, 도미니카든, 쿠바든.. 누구에게나 결승에서 졌다면 아쉬울 것입니다.
진 것은 진 것이고.. 남은 것은 진 것 이면의 땀과 눈물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 것과 더 이상 지지 않도록 되짚어보는 일이겠지요.
우리는.. 우리 팀을 좀 더 자랑스러워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ps. 딱 하나 아쉽다면.. 그것은 일본이 또 WBC 결승에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오르게 된다면, 그 때 하이라이트 장면에 다르비슈의 공에 헛스윙하는 정근우의 마지막 장면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겠지요.
그리고 그 시점을 끝으로 시계는 멈추었습니다.
아마, 이 장면은 한일전이 계속되는 한 몇 번 씩 다시금 되풀이 될 장면이 되겠지요.
시간이 멈춘 그 뒤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만일, 고영민이 안타를 쳤다면, 혹은 그 전에 추신수가 안타를 쳤다면, 혹은 연장 10회초에서 임창용이 좀 더 승부를 피했다면, 10회말에 최정이 극적인 동점 투런을 터뜨렸다면, 아니 아주 그 전에 이대호가 대타로 쓰지 않고 나왔더라면, 기타 등등의 무수한 생각이 듭니다.
결국 그것은 어쨌든 졌기 때문이겠지요.
졌다는 이유로 진 팀에게 명장면 하나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가혹한 일입니다.
너무 중요한 한 경기의 패배가, 그간의 공훈을 앗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건대, 그 누구도 맡지 않으려 한 팀을 거동이 불편한 노감독이 맡았고, 어떤 실질적인 혜택도 주어지지 않았던 대회일 수 있기에 선수들에게 조롱과 비아냥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지 모릅니다.
그간 우리가 믿었던 보루들이 이제는 저 편에서 바라보는 장면을 보고, 보루가 없는데 그 거대한 홍수는 누가 막는가를 한탄하고, 탄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잘하고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사사건건 저 편의 선수들과 비교했던 이유였는지도 모릅니다. 끝나고 나서 보니,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었는가를 생각합니다. 어느덧,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보루들을 찾았으니까요.
누구도 중계하지 않으려했던 대회입니다. 하지만, 대회 끝 무렵에는 뉴스의 절반을 차지했던 대회입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뉴스가 제 눈에는 분명 몇 가지 더 보였는데 말이죠.
사람들은 이 대회로 희망을 얻었을까요? 저는 스포츠가 가져다 주는 희망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한 마음은 될 수 있지만, 그들이 얻은 성취가 곧바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인구의 70%는 야구라는 운동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며 90%는 WBC라는 경기가 있는 것 자체도 모를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엉망인 대진표를 바라보면서, 실소를 금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 대회의 가치는 떨어뜨릴 수는 있어도, 이들이 흘린 땀을 비하하는 근거로 쓰일 때는 저 또한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몇 사람이 하는 공놀이이고, 초청대회인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간의 과소평가를 넘어서고 싶은 꿈을 보여주고 싶은 대회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야구를 잘 한다는 것은 인정받고 싶은, 비록 그것이 3월 한 달의 짧은 기억으로 끝날지라도, 꼭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기에. 이런 저런 핑계와 비판으로 선수들의 땀까지 공격하려 하는 일부 특정 종목의 파시즘적인 팬들에게는 실소를 보낼 뿐입니다.
더불어, 대회 전까지는 아무 준비도 없이 가만히 생까다가, 대회 시작되고서 참 호들갑을 떨던 이 땅의 언론사, 공중파 방송사들도 실소를 금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네, 오늘 진 것은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역사가 단 한 줄로 써진다면, 일본이 5대 3으로 한국을 이기고 WBC 우승을 차지했다는 문장만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 말 뒤의 무수한 의미들을 잊지 않는 한, 좀 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숨겨진 투혼, 눈물, 억울함, 분노.... 무수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는 이야기가 들어 있으리라고 봅니다.
패자는 유구무언이라고 하나요? 하지만, 패자라고 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남기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선으로 패배를 바라보고, 잘한 사람들을 칭찬하고,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공로를 위로하고, 치하하고, 잊지 말아야겠지요.
그리고 매번 정신력과 일당백의 전사들의 분투로 싸우는 것이 아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여건에서 야구를 하도록 변화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결국 역사는 우리들도 쓰기에, 졌다는 그 사실 이면의 무수한 이야기를 남기고, 회고하고, 반성해서, 나중에는 다른 역사를 쓰면.. 됩니다. 졌다는 그 사실 하나만 남기기에는 한국의 그간의 노력은 무시받을 정도로 쓸데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몇 사람이 하는 양키들의 공놀이에서 이겼다고 폄하하기에는 우리의 지난 시간은 꽤나 즐거웠지 않나요. 쓰라린 기억이 왜 일어났는지는 반성을 하고, 즐거웠던 기억은 알려야겠지요.
선거철이라, 야구장 짓겠다는 공약이 제법 나올 것입니다.
4년 전에 공약을 하고도 지키지 못한 시장 나으리가 있다면, 내년 선거에서 좀 떨어뜨려 주셨으면 합니다.
야구팬들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패배 뒤의 숨겨진 의미와 기억을 복원하는 것도 야구팬이고, 실제 야구의 현장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야구팬입니다. 역사를 바꾸는 것이 이름없는 민중이었다는 사실이 맞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야구의 현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고위 행정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잘 했습니다. 그리고 아쉽습니다.
일본과는 아무래도 특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이든, 미국이든, 도미니카든, 쿠바든.. 누구에게나 결승에서 졌다면 아쉬울 것입니다.
진 것은 진 것이고.. 남은 것은 진 것 이면의 땀과 눈물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 것과 더 이상 지지 않도록 되짚어보는 일이겠지요.
우리는.. 우리 팀을 좀 더 자랑스러워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ps. 딱 하나 아쉽다면.. 그것은 일본이 또 WBC 결승에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오르게 된다면, 그 때 하이라이트 장면에 다르비슈의 공에 헛스윙하는 정근우의 마지막 장면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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