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정준의 전력분석] ⑤KIA, 삼성의 대항마? 'SUN의 승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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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405n16095?mid=s1001
삼성 감독시절 부임 첫해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감독. 그의 KIA에서의 첫 해 성적은 과연 어떨까? (사진=연합뉴스)
# 무등산 태양 선동렬 감독의 온화한 미소, 의미는…
선동렬 감독의 KIA 타이거즈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오키나와 캠프 취재 일정의 거의 막바지 즈음이었다. SK 와이번스 전임 김성근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이지만 2012시즌까지는 2군 리그에 참가)이 물러난 반면, 선 감독은 삼성 퇴임후 1년의 공백기를 두고 자신의 고향이자 친정 팀인 KIA 타이거즈를 맡게 됐다.
자연스럽게 8개팀 감독중 감독 경력이 가장 오래된 감독이 됐다. 경력에 걸맞게 빠르게 팀을 자신의 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012시즌 리그 전체의 스토리를 체크하면서 2012시즌 절대 1강인 삼성의 대항마는 KIA타이거즈 밖에는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한기주, 손영민, 김진우 등 주축 투수들이 하나 둘 부상으로 신음면서 개막을 앞두고 어두움이 일기 시작한다.
캠프지에서 만나 처음 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도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이고 2강까지 보고 있다는 평가에 강하게 손사래를 치던 선 감독은 1군 엔트리에 들어가 주어야 할 투수 5명이 부상으로 팀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야수는 부상이 없어 걱정도 없는데 투수가 아주 큰 걱정이라고 엄살 아닌 엄살을 토로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삼성 감독시절 보여주었던 모습보다 한층 더 온화해진 미소를 느낄 수 있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런데 1군 엔트리에 들어와야 할 5명의 주력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향후 활약에 대한 계산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그 미소 속의 의미가 궁금했다.
그 미소는 그 동안 선수들의 팀 분위기가 많이 경직되고 어두었던 만큼 이순철 수석 코치와 함께 밝고 부드럽게 바로 잡기 위한 감독으로써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KIA의 캠프 경기나 연습을 지켜볼 때 선수들의 밝아진 얼굴 표정과 행동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후 경기를 지켜보면서 그 미소 속의 의미가 남다른 자심감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씩 강하게 와 닿기 시작했다.
자신감의 첫째는 현재 KIA 타이거즈라는 팀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에 대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KIA 타이거즈의 가능성 풍부한 젊은 투수진 그리고 공격과 수비, 스피드와 장타력 등 균형 잡힌 야수전력은 나머지 7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승권의 전력이라고 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결국 선동렬 감독은 이러한 팀의 잠재능력을 어떻게 깨우고 활용해야 하는가를 이미 삼성이라는 성공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만큼 충분히 승부수를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
선동열 사단의 선봉장인 이순철 코치. 이 코치의 합류로 선동열 감독이 힘을 얻게 된 것만은 명확하다. (사진=연합뉴스)
둘째는 선동렬 사단이라고 할까, 현재 코칭스텝 19명중 16명이 타이거즈 출신이다. 또 대부분이 현역 생활을 같은 팀에서 함께 해왔던 터라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마음 편하게 팀을 지휘할 수 있는 조직이 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 간의 이견조율이 용이하고 각 파트간, 그리고 1, 2군간의 코칭 방법의 통일이 다른 팀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다. 조직에 있어 리더층의 통일된 방향 전개와 행동은 조직에 상호 신뢰감을 생기게 하고 빠른 움직임을 만든다. 이건 타팀이 갖기 힘든 대단한 장점이다.
선 감독을 만나기 전 작년 시즌 우승 후 삼성에서 이적해서 KIA 타이거즈의 일원이 된 김평호 코치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올 시즌 KIA를 삼성과 함께 2강으로 생각한다는 평가에 김평호 코치가 무엇을 근거로 그런 부담스런 평가를 하느냐며 웃으며 되물었다.
나는 “그 근거는 선동렬 감독을 중심으로 한 타이거즈의 코칭스태프의 힘”이라고 대답 했다.
선동열 감독이 만들어 낼 '막강 투수왕국 2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 선동렬 감독의 두번째 팀…
사실상 삼성의 막강 불펜을 구축해 놓은 선동렬 감독의 투수 조련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그때마다 “잘은 모르지만… 투수 조련법에도 특급 투수출신이자 노력파인 선동렬 감독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수 활용법에 대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아무리 캠프 중 연습경기라도 팀 주력투수들이 부상으로 5~6명이 결장하게 되면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 어렵다. 경기내용도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KIA 캠프 중 경기를 지켜보면 볼수록 부상 주력 투수들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부상이 나머지 투수들에게는 기회라는 동기로 작용해서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 기능하고 움직이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역시 선 감독이다’라는 탄성과 함께 그가 KIA의 젊고 어린 투수진에 미치는 효과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정규 시즌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에 맞춰 주력투수들이 어느 정도 복귀해 들어 온다면 진짜 선 감독이 삼성에서 보여준 막강 불펜 매직 2탄을 드디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선 감독은 KIA 부임 후 줄곧 2가지를 일관되게 강조해 말해왔다. 하나는 “강력한 2번 타자를 찾을 것이다”라는 것과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감독의 역할과 능력을 구별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위기 관리법인데, 선 감독이 강조해 말하는 2가지 모두 자신의 계산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를 대비하거나 또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처음 부분이 어려울 것을 미리 계산하고 조금 수월하고 편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운영하려는 계산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시절을 비교해 보자. 좌완 권혁은 막강 불펜을 만들어 가던 초반 과정에는 그 비중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자리를 잡은 후에는 그가 조금 부진하고 빠져있어도 막강 불펜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2번 타자를 강조하는 것도 아직까지 마무리 투수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후반의 1점을 지키는 것을 중시했지만 어쩔 수 없이 초반의 1점을 더 내는 것도 함께 생각하겠다는 의사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선동렬 감독의 두번째 팀 KIA 타이거즈는 시작하기 전부터 위기에서 출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동렬 감독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며 2012시즌 절대 1강이자 자신이 그 기반을 만들어 놓은 삼성의 대항마로 키워낼 수 있을지 벌써 관심이 깊어진다..
JJ의 캠프 수첩
에이스 윤석민의 시범경기 부진. 그의 몸상태에 따라 KIA의 전반기 성적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투수파트
※ 선동렬 감독 효과, 투수진 육성과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주력급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져서 다소 주춤하다. 심동섭과 한기주의 개막전 복귀 여부는 전체 투수진 운영에 KEY가 될 듯하다. 윤석민, 서재응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은 시즌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듯하다.
- 에이스 윤석민의 시범경기 부진이 다소 불안한 이유는 뭘까… 우선 전반적인 구위의 스피드(직구 145대 이상, 슬라이더 135대 이상 등) 는 정규 시즌과 비교, 차이가 없이 올라왔다.
~ 선동렬 감독은 윤석민의 투구에 대해 ‘아직 어리다’ 라는 표현을 쓴다. / 제구력 불안(팔꿈치 위치가 낮다 + 심리적 요소), 시범 경기중 상대 타자들의 타구 질이 좋다, 볼 넷을 주고 집중타를 맞는 BIG 이닝을 자주 허용한다.
※ 시즌 첫 경기의 결과가 평소 멘탈적으로 흔들림이 많은 윤석민이다. KIA의 시즌 전반기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겠다.
- 선동렬 감독의 투수 기본 방침, 투수들이 슬림해 졌다… 서재응, 김희걸, 박경태, 김진우 등이 슬림 해졌고 투구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 서재응(캠프와 시범 경기중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다. 직구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 무섭다), 김희걸(짧게 끊어 쓰는 선동렬감독 효과의 최대 기대주로 본다. 지금까지 과정이 좋다), 박경태(우타자 몸쪽 코스 직구가 위협적이고 체인지업 계통이 좋아지고 구종이 많아 져 긴 이닝이 소화 가능하다)
- 앤서니, 라미레즈(외국인 선수), 박지훈(신인), 진해수(군 제대) 등 새로운 전력과 복귀 전력 등 투수진의 새 얼굴이 많다.
~ 앤서니 (공격적인 빠른 투구 템포가 인상적이다. 145대 후반의 직구를 가졌고 다양한 구종으로 완급조절이 가능하다. 필딩 능력도 좋다)
~ 라미레즈( 속칭 공이 지저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단 스카우트 리포트에 나오는 최고 스피드와는 아직 멀다(본인은 아직 몸이 덜됐다고 한다))
~ 박지훈(신인답지 않게 경기에서 멘탈이 안정감이 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듯 하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진다)
~ 진해수( 독특한 팔 스윙을 가졌고 타자들의 타이밍에 혼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심리적으로 다소 흔들릴 여지가 있다. 의외의 역할과 활약이 기대된다.
김선빈-안치홍 키스톤 콤비가 새롭게 바뀐 잔디구장에 얼마만큼 적응하느냐도 관건이다. (사진=연합뉴스)
＃ 야수파트 (수비)
※ 기존의 센터 수비라인(차일목, 김선빈, 안치홍, 이용규 등)도 2011시즌을 치르며 많은 부분 성장하고 안정세로 접어 들었는데 베테랑 포수 김상훈의 복귀, 내야 백업요원 홍재호의 괄목 성장, 김원섭의 충실한 캠프 소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한층 더 더해졌다.
- 새로운 광주구장(인조잔디 → 천연잔디) 에 대한 수비수들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 2011시즌을 통해 놀라운 성장을 보인 김선빈, 안치홍 키스톤 콤비가 새로운 그라운드 환경에 적응이 필요하다. (실제 이들의 성장에는 인조 잔디구장의 이점이 다소 있었다.)
~ 나지완, 신종길, 김상현(최희섭 복귀 후) 등 외야수비가 다소 약한 선수들의 외야 천연 잔디 적응도 필요하다.
- 1, 3루수 인 이범호(허벅지 부상과 후유증은 향후 움직임이 쉽지 않다), 김상현(무릎)의 둔한 움직임을 어떻게 커버할까…
~ 팀의 기복을 줄이고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는 박기남, 이현곤(예년에 비해 공, 수 전반의 움직임이 괜찮다) 등 대체요원의 활약이 필수적이겠다.
~ 벤치의 상황을 앞서는 용병술이 필요해 졌다. (특히 이범호의 허벅지 부상은 그의 공격력이 절실한 KIA로서 전체 수비포지션과 라인업을 재검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수비 코치가 바뀌었다. 지난 시즌까지 KIA는 다소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어떻게 달라지는가 체크가 필요하다.
~ 새로운 수비코치(마츠야마 코치)에 대한 선동렬 감독의 신뢰도가 높다. 일본야구 특유의 세밀함과 짜임새의 수비를 캠프부터 줄곧 강조했다. 선동렬 감독이 1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선동열 감독의 강력한 '2번타자론'. 그 적임자는 신종길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야수파트(공격)
※ 삼성시절 선동렬 감독이 1점을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뛰는 야구’를 신종길, 이용규, 홍재호, 김원섭, 안치홍, 김선빈, 이현곤 등이 어느 정도 소화하고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압도적인 스피드를 가진 것은 신종길 뿐이다. 그리고 스피드와 도루센스가 좋은 이용규는 팀 공격의 중심이기 때문에 많이 뛰는 것이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 있고 또 팀으로서도 장단점이 있겠다. 결국 이순철 수석코치가 나섰다. 신종길을 맨투맨으로 붙어 지도했다.
- 부임 이후 이례적으로 공격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고 강력한 2번 타자론을 줄곧 강조했다…
~ 신종길(가장 이상적일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은 신뢰감(특히 수비)을 얻기엔 미흡하다. 경기종반 삼성의 강명구 역할을 맡는다면 매우 위협적이겠다) 안치홍(현재 가장 유력하다. 2번 안치홍은 상대편에서도 위협적일 수 있겠다. 단, 역할에 너무 충실하고자 하면 스스로 타격스타일을 흔들게 될 수도 있겠다.) 김선빈(능력은 있지만 수비의 부담감 등을 고려한다면 조금 편한 타순이 좋지 않을까) 김원섭 (어쩌면 가장 무난하다, 오랜만에 캠프도 충실했고 번트능력, 선구안, 스피드 등 모든 부분에 상위의 능력을 가졌다. 2009시즌 막강 KIA타선의 폭풍 같은 1회 공격을 주도했던 테이블 세터 중 하나였다. 단, 체력적인 부담이 있고 당시에 비해 타격능력이 조금 떨어졌다. )
※ 하지만 선동렬 감독의 ‘강력한 2번 타자론 강조’ 는 결국 확률이 높은 지키는 야구로 가기 위한 과정중의 하나일 뿐이다. 팀 투수진에 안정감이 생기고 (특히 경기후반의 계산이 가능할 정도가 될 때까지) 신뢰감을 얻기까지 필요한 위기 관리 과정이다.
- KIA의 중심타선은 누가 이끌것인가,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소화해야 할 이범호와 최희섭의 복귀시점 언제이고 또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 이범호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결장의 여파를, 예년에 비해 활력을 되찾은 이현곤이 공, 수에서 얼마나 메울 수 있을까.
~ 시범경기 움직임도 좋고 김상현의 준비과정은 순조롭고 좋아 보였다. 몸을 잘 만든 것 같다(단, 다소 부상에 둔감한 그의 성향상 무릎의 고질병은 시한폭탄일 듯,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 타석에서 오버스윙이 문제가 될 정도이다.) 시즌 초 이범호, 최희섭의 원조를 받지 못해 상대의 집중공략으로 고전할 수도 있겠다.(결국 나지완의 상태와 활약 여부가 KIA 중심타선의 KEY가 되겠다)
※ KIA 타자들은 시범경기 중 어느 팀보다도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팀을 우선하는 타격 성향들을 보였다. 시즌 개막에 앞서 공, 수의 주요 역할을 해주어야 할 선수들이 부상 내지는 페이스가 늦기 때문에 시즌 초반 어느 때보다도 팀을 우선하는 타격성향이 절실히 필요하게 됐다. 이종범이 빠진 야수진의 팀 구심점 역할을 누가 하게 될지 또 어느 정도 팀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지에 따라 시즌 초반 KIA타선도 많이 달라질 듯 하다.
최근 석민이의 투구가 불안하긴하네요...
투구폼을 조금 수정한것같은데, 상대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는듯해서요.
구속은 정상인데, 제구도 안되고 안타도 너무쉽게 허용하고...
단지 시범경기일 뿐이였겠죠...ㅎ
삼성 감독시절 부임 첫해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감독. 그의 KIA에서의 첫 해 성적은 과연 어떨까? (사진=연합뉴스)
# 무등산 태양 선동렬 감독의 온화한 미소, 의미는…
선동렬 감독의 KIA 타이거즈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오키나와 캠프 취재 일정의 거의 막바지 즈음이었다. SK 와이번스 전임 김성근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이지만 2012시즌까지는 2군 리그에 참가)이 물러난 반면, 선 감독은 삼성 퇴임후 1년의 공백기를 두고 자신의 고향이자 친정 팀인 KIA 타이거즈를 맡게 됐다.
자연스럽게 8개팀 감독중 감독 경력이 가장 오래된 감독이 됐다. 경력에 걸맞게 빠르게 팀을 자신의 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012시즌 리그 전체의 스토리를 체크하면서 2012시즌 절대 1강인 삼성의 대항마는 KIA타이거즈 밖에는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한기주, 손영민, 김진우 등 주축 투수들이 하나 둘 부상으로 신음면서 개막을 앞두고 어두움이 일기 시작한다.
캠프지에서 만나 처음 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도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이고 2강까지 보고 있다는 평가에 강하게 손사래를 치던 선 감독은 1군 엔트리에 들어가 주어야 할 투수 5명이 부상으로 팀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야수는 부상이 없어 걱정도 없는데 투수가 아주 큰 걱정이라고 엄살 아닌 엄살을 토로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삼성 감독시절 보여주었던 모습보다 한층 더 온화해진 미소를 느낄 수 있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런데 1군 엔트리에 들어와야 할 5명의 주력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향후 활약에 대한 계산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그 미소 속의 의미가 궁금했다.
그 미소는 그 동안 선수들의 팀 분위기가 많이 경직되고 어두었던 만큼 이순철 수석 코치와 함께 밝고 부드럽게 바로 잡기 위한 감독으로써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KIA의 캠프 경기나 연습을 지켜볼 때 선수들의 밝아진 얼굴 표정과 행동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후 경기를 지켜보면서 그 미소 속의 의미가 남다른 자심감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씩 강하게 와 닿기 시작했다.
자신감의 첫째는 현재 KIA 타이거즈라는 팀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에 대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KIA 타이거즈의 가능성 풍부한 젊은 투수진 그리고 공격과 수비, 스피드와 장타력 등 균형 잡힌 야수전력은 나머지 7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승권의 전력이라고 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결국 선동렬 감독은 이러한 팀의 잠재능력을 어떻게 깨우고 활용해야 하는가를 이미 삼성이라는 성공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만큼 충분히 승부수를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
선동열 사단의 선봉장인 이순철 코치. 이 코치의 합류로 선동열 감독이 힘을 얻게 된 것만은 명확하다. (사진=연합뉴스)
둘째는 선동렬 사단이라고 할까, 현재 코칭스텝 19명중 16명이 타이거즈 출신이다. 또 대부분이 현역 생활을 같은 팀에서 함께 해왔던 터라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마음 편하게 팀을 지휘할 수 있는 조직이 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 간의 이견조율이 용이하고 각 파트간, 그리고 1, 2군간의 코칭 방법의 통일이 다른 팀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다. 조직에 있어 리더층의 통일된 방향 전개와 행동은 조직에 상호 신뢰감을 생기게 하고 빠른 움직임을 만든다. 이건 타팀이 갖기 힘든 대단한 장점이다.
선 감독을 만나기 전 작년 시즌 우승 후 삼성에서 이적해서 KIA 타이거즈의 일원이 된 김평호 코치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올 시즌 KIA를 삼성과 함께 2강으로 생각한다는 평가에 김평호 코치가 무엇을 근거로 그런 부담스런 평가를 하느냐며 웃으며 되물었다.
나는 “그 근거는 선동렬 감독을 중심으로 한 타이거즈의 코칭스태프의 힘”이라고 대답 했다.
선동열 감독이 만들어 낼 '막강 투수왕국 2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 선동렬 감독의 두번째 팀…
사실상 삼성의 막강 불펜을 구축해 놓은 선동렬 감독의 투수 조련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그때마다 “잘은 모르지만… 투수 조련법에도 특급 투수출신이자 노력파인 선동렬 감독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수 활용법에 대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아무리 캠프 중 연습경기라도 팀 주력투수들이 부상으로 5~6명이 결장하게 되면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 어렵다. 경기내용도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KIA 캠프 중 경기를 지켜보면 볼수록 부상 주력 투수들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부상이 나머지 투수들에게는 기회라는 동기로 작용해서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 기능하고 움직이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역시 선 감독이다’라는 탄성과 함께 그가 KIA의 젊고 어린 투수진에 미치는 효과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정규 시즌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에 맞춰 주력투수들이 어느 정도 복귀해 들어 온다면 진짜 선 감독이 삼성에서 보여준 막강 불펜 매직 2탄을 드디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선 감독은 KIA 부임 후 줄곧 2가지를 일관되게 강조해 말해왔다. 하나는 “강력한 2번 타자를 찾을 것이다”라는 것과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감독의 역할과 능력을 구별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위기 관리법인데, 선 감독이 강조해 말하는 2가지 모두 자신의 계산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를 대비하거나 또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처음 부분이 어려울 것을 미리 계산하고 조금 수월하고 편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운영하려는 계산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시절을 비교해 보자. 좌완 권혁은 막강 불펜을 만들어 가던 초반 과정에는 그 비중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자리를 잡은 후에는 그가 조금 부진하고 빠져있어도 막강 불펜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2번 타자를 강조하는 것도 아직까지 마무리 투수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후반의 1점을 지키는 것을 중시했지만 어쩔 수 없이 초반의 1점을 더 내는 것도 함께 생각하겠다는 의사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선동렬 감독의 두번째 팀 KIA 타이거즈는 시작하기 전부터 위기에서 출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동렬 감독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며 2012시즌 절대 1강이자 자신이 그 기반을 만들어 놓은 삼성의 대항마로 키워낼 수 있을지 벌써 관심이 깊어진다..
JJ의 캠프 수첩
에이스 윤석민의 시범경기 부진. 그의 몸상태에 따라 KIA의 전반기 성적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투수파트
※ 선동렬 감독 효과, 투수진 육성과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주력급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져서 다소 주춤하다. 심동섭과 한기주의 개막전 복귀 여부는 전체 투수진 운영에 KEY가 될 듯하다. 윤석민, 서재응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은 시즌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듯하다.
- 에이스 윤석민의 시범경기 부진이 다소 불안한 이유는 뭘까… 우선 전반적인 구위의 스피드(직구 145대 이상, 슬라이더 135대 이상 등) 는 정규 시즌과 비교, 차이가 없이 올라왔다.
~ 선동렬 감독은 윤석민의 투구에 대해 ‘아직 어리다’ 라는 표현을 쓴다. / 제구력 불안(팔꿈치 위치가 낮다 + 심리적 요소), 시범 경기중 상대 타자들의 타구 질이 좋다, 볼 넷을 주고 집중타를 맞는 BIG 이닝을 자주 허용한다.
※ 시즌 첫 경기의 결과가 평소 멘탈적으로 흔들림이 많은 윤석민이다. KIA의 시즌 전반기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겠다.
- 선동렬 감독의 투수 기본 방침, 투수들이 슬림해 졌다… 서재응, 김희걸, 박경태, 김진우 등이 슬림 해졌고 투구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 서재응(캠프와 시범 경기중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다. 직구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 무섭다), 김희걸(짧게 끊어 쓰는 선동렬감독 효과의 최대 기대주로 본다. 지금까지 과정이 좋다), 박경태(우타자 몸쪽 코스 직구가 위협적이고 체인지업 계통이 좋아지고 구종이 많아 져 긴 이닝이 소화 가능하다)
- 앤서니, 라미레즈(외국인 선수), 박지훈(신인), 진해수(군 제대) 등 새로운 전력과 복귀 전력 등 투수진의 새 얼굴이 많다.
~ 앤서니 (공격적인 빠른 투구 템포가 인상적이다. 145대 후반의 직구를 가졌고 다양한 구종으로 완급조절이 가능하다. 필딩 능력도 좋다)
~ 라미레즈( 속칭 공이 지저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단 스카우트 리포트에 나오는 최고 스피드와는 아직 멀다(본인은 아직 몸이 덜됐다고 한다))
~ 박지훈(신인답지 않게 경기에서 멘탈이 안정감이 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듯 하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진다)
~ 진해수( 독특한 팔 스윙을 가졌고 타자들의 타이밍에 혼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심리적으로 다소 흔들릴 여지가 있다. 의외의 역할과 활약이 기대된다.
김선빈-안치홍 키스톤 콤비가 새롭게 바뀐 잔디구장에 얼마만큼 적응하느냐도 관건이다. (사진=연합뉴스)
＃ 야수파트 (수비)
※ 기존의 센터 수비라인(차일목, 김선빈, 안치홍, 이용규 등)도 2011시즌을 치르며 많은 부분 성장하고 안정세로 접어 들었는데 베테랑 포수 김상훈의 복귀, 내야 백업요원 홍재호의 괄목 성장, 김원섭의 충실한 캠프 소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한층 더 더해졌다.
- 새로운 광주구장(인조잔디 → 천연잔디) 에 대한 수비수들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 2011시즌을 통해 놀라운 성장을 보인 김선빈, 안치홍 키스톤 콤비가 새로운 그라운드 환경에 적응이 필요하다. (실제 이들의 성장에는 인조 잔디구장의 이점이 다소 있었다.)
~ 나지완, 신종길, 김상현(최희섭 복귀 후) 등 외야수비가 다소 약한 선수들의 외야 천연 잔디 적응도 필요하다.
- 1, 3루수 인 이범호(허벅지 부상과 후유증은 향후 움직임이 쉽지 않다), 김상현(무릎)의 둔한 움직임을 어떻게 커버할까…
~ 팀의 기복을 줄이고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는 박기남, 이현곤(예년에 비해 공, 수 전반의 움직임이 괜찮다) 등 대체요원의 활약이 필수적이겠다.
~ 벤치의 상황을 앞서는 용병술이 필요해 졌다. (특히 이범호의 허벅지 부상은 그의 공격력이 절실한 KIA로서 전체 수비포지션과 라인업을 재검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수비 코치가 바뀌었다. 지난 시즌까지 KIA는 다소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어떻게 달라지는가 체크가 필요하다.
~ 새로운 수비코치(마츠야마 코치)에 대한 선동렬 감독의 신뢰도가 높다. 일본야구 특유의 세밀함과 짜임새의 수비를 캠프부터 줄곧 강조했다. 선동렬 감독이 1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선동열 감독의 강력한 '2번타자론'. 그 적임자는 신종길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야수파트(공격)
※ 삼성시절 선동렬 감독이 1점을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뛰는 야구’를 신종길, 이용규, 홍재호, 김원섭, 안치홍, 김선빈, 이현곤 등이 어느 정도 소화하고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압도적인 스피드를 가진 것은 신종길 뿐이다. 그리고 스피드와 도루센스가 좋은 이용규는 팀 공격의 중심이기 때문에 많이 뛰는 것이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 있고 또 팀으로서도 장단점이 있겠다. 결국 이순철 수석코치가 나섰다. 신종길을 맨투맨으로 붙어 지도했다.
- 부임 이후 이례적으로 공격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고 강력한 2번 타자론을 줄곧 강조했다…
~ 신종길(가장 이상적일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은 신뢰감(특히 수비)을 얻기엔 미흡하다. 경기종반 삼성의 강명구 역할을 맡는다면 매우 위협적이겠다) 안치홍(현재 가장 유력하다. 2번 안치홍은 상대편에서도 위협적일 수 있겠다. 단, 역할에 너무 충실하고자 하면 스스로 타격스타일을 흔들게 될 수도 있겠다.) 김선빈(능력은 있지만 수비의 부담감 등을 고려한다면 조금 편한 타순이 좋지 않을까) 김원섭 (어쩌면 가장 무난하다, 오랜만에 캠프도 충실했고 번트능력, 선구안, 스피드 등 모든 부분에 상위의 능력을 가졌다. 2009시즌 막강 KIA타선의 폭풍 같은 1회 공격을 주도했던 테이블 세터 중 하나였다. 단, 체력적인 부담이 있고 당시에 비해 타격능력이 조금 떨어졌다. )
※ 하지만 선동렬 감독의 ‘강력한 2번 타자론 강조’ 는 결국 확률이 높은 지키는 야구로 가기 위한 과정중의 하나일 뿐이다. 팀 투수진에 안정감이 생기고 (특히 경기후반의 계산이 가능할 정도가 될 때까지) 신뢰감을 얻기까지 필요한 위기 관리 과정이다.
- KIA의 중심타선은 누가 이끌것인가,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소화해야 할 이범호와 최희섭의 복귀시점 언제이고 또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 이범호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결장의 여파를, 예년에 비해 활력을 되찾은 이현곤이 공, 수에서 얼마나 메울 수 있을까.
~ 시범경기 움직임도 좋고 김상현의 준비과정은 순조롭고 좋아 보였다. 몸을 잘 만든 것 같다(단, 다소 부상에 둔감한 그의 성향상 무릎의 고질병은 시한폭탄일 듯,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 타석에서 오버스윙이 문제가 될 정도이다.) 시즌 초 이범호, 최희섭의 원조를 받지 못해 상대의 집중공략으로 고전할 수도 있겠다.(결국 나지완의 상태와 활약 여부가 KIA 중심타선의 KEY가 되겠다)
※ KIA 타자들은 시범경기 중 어느 팀보다도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팀을 우선하는 타격 성향들을 보였다. 시즌 개막에 앞서 공, 수의 주요 역할을 해주어야 할 선수들이 부상 내지는 페이스가 늦기 때문에 시즌 초반 어느 때보다도 팀을 우선하는 타격성향이 절실히 필요하게 됐다. 이종범이 빠진 야수진의 팀 구심점 역할을 누가 하게 될지 또 어느 정도 팀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지에 따라 시즌 초반 KIA타선도 많이 달라질 듯 하다.
최근 석민이의 투구가 불안하긴하네요...
투구폼을 조금 수정한것같은데, 상대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는듯해서요.
구속은 정상인데, 제구도 안되고 안타도 너무쉽게 허용하고...
단지 시범경기일 뿐이였겠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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