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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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노경은의 날'이었다. 데뷔 10년 만의 첫 완봉승. 이날만큼은 마음껏 기뻐하고 행복해해도 됐다. 두산 노경은(28)은 6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생애 첫 완투이자 완봉승을 거뒀다. 탈삼진은 4개였지만, 볼넷은 단 한 개만 내줄 정도로 수준급 제구력을 자랑했다. 3~6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로 막은 그는 8회 초를 제외하고는 주자를 2루까지 보내지 않았다.

필요 없는 힘이 빠지자 제구가 날카로워졌다. 정명원(46) 두산 투수 코치는 "가능성은 있지만 제구력이 아쉬움으로 지적되곤 했다. 여유도 있었고, 직구 볼 끝과 변화구가 날카로웠다. 오늘을 기점으로 투수 노경은이 더 성장할 수 있겠다"며 흐뭇해했다. 유필선(42) 두산 전력분석원 역시 "경기 내내 스스로 템포를 조절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다른 때보다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빠지고 가볍게 맞혀잡는 투구를 했다. 직구-슬라이더를 던지며 투심과 포크볼로 땅볼을 유도하더라. 노련미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어느 팀 1선발 못지 않은 완벽투를 자랑한 노경은은 자신보다 부모님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 누이와 큰아버지까지 식구들이 모두 잠실에 왔다"며 "원래 어머니는 경기장에 잘 오시지 않는다. 어머니가 오셔서 첫 완봉승도 올릴 수 있었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노경은의 가족이 총출동했다. 아버지 노의귀(58)씨를 비롯해 어머니 전기순(52), 큰아버지 노형귀(64), 누나 노경순(30) 부부와 조카까지 모두 여섯 식구였다.

왼쪽부터 아버지 노의귀/어머니 전기순/누나 노경순/큰아버지 노형귀/매형 배명석

어머니 전기순씨는 평소 야구장에 오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경기 후 만난 전씨는 "아들이 나오는 경기는 떨려서 보지 못한다. 집에서도 승패가 다 나온 뒤 재방송으로 다시 본다"며 "오늘도 아들이 선발이 아닌 줄 알고 가족들과 함께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우천으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아들이 등판했다. 평소 같으면 심장이 떨려서 안절부절했을 텐데, 오늘은 마음이 안정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아들 몰래 눈물을 흘리던 날이 많았다. 전씨는 "야구선수를 아들로 둔 부모 심정이 다 비슷하다. 특히 우리 경은이는 2군에 있던 시간이 길었고,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그때는 매일 울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며칠 전 꿨던 꿈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꿈에 하얀 소복이 나왔다. 아침에 일어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길몽이었다. 10년 만에 첫 완봉이고 완투다. 우리 아들이 큰 일을 했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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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0년만의 완봉’ 노경은 ‘가족들과 맛있는 것 먹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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