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재응이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다. 서재응은 지난 21일 발표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추가 발탁됐다. 좌완 트로이카 류현진(LA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 등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 표팀 양상문 투수코치는 "서재응은 대표팀 투수 구성을 볼 때 가장 필요한 유형의 투수"라고 밝혔다. 그는 "투수들이 대부분 힘으로 승부를 거는 타입이다. 젊은 투수들이 많아 노련미를 가진 투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즌 후반 보여준 절묘한 제구와 완급조절은 대표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 KIA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면 된다"고 말했다.

올시즌 후반기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서재응이었다. 8월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9월 30일 군산 롯데전까지 44연속이닝 선발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9월 2일 대전 한화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더해 45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선동열 감독이 해태시절 세운 37연속이닝 선발 무실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구력이 스피드보다 중요한 이유'를 증명했다. 승운이 없어 '인생의 목표'라던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9승(8패) 방어율 2.59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선 감독 조차 "(서)재응이가 승운이 너무 없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선발투구)를 9번이나 하고도 패한 경기가 5번이나 된다. 타자들이 조금만 분발했더라면 올해 15승 정도는 했을 것"이라며 극찬했다.




서재응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 코치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거나, 컨디션이 나쁠 때 중간에서 길게 던지며 버텨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서재응의 능력과 경험을 봤을 때 롱맨과 선발을 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이닝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서재응 특유의 분위기메이커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야수진에는 이승엽 이대호 등이 포함돼 있어 분위기를 이끌 리더가 있지만, 투수진은 베테랑포수 진갑용이 그 역할을 해야한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서재응에게 리더의 역할을 맡기겠다는 의지도 숨어있는 것이다.

광주에서 개인훈련에 한참인 서재응은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도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투수조 선임이라는 자리에 걸맞게 어린선수들을 잘 이끌 겠다"고 말했다.

초 대 대회였던 2006년 WBC에서 서재응은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졌다. 2승 방어율 0.64를 기록하며 빅리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4강진출에 확정한 뒤 마운드 위에 태극기를 꽂는 퍼포먼스로 국민영웅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뉴욕 메츠 소속이던 서재응은 2005년 방어율 2.59(8승 2패)를 기록했다. 올해와 같은 수치다. 패기넘치던 '빅리거'에서 관록의 베테랑투수로 거듭난 서재응이 내년 WBC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세계를 놀라게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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