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재현, 젊은 선수들의 새로운 멘토

SK가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시작했던 지난 9일. 훈련장이던 수원구장의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돌연 일갈이 터져나왔다. SK 김재현이 정근우, 최 정, 나주환 등을 꾸중하는 소리였다. 김재현은 "훈련금지 명령이 떨어졌으면 부상회복에만 신경쓸 것이지 왜 그라운드에 나와서 감독님한테 혼나고 훈련분위기 흐리고 그래? 오늘은 그라운드에 나오지마"라고 호통을 친 후 배트를 들고 배팅케이지로 향했다. 호통을 들은 세 선수는 물론 부상임에도 훈련의욕을 보이던 이재원 등도 결국 이날 그라운드 근처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어수선하던 첫날 훈련 분위기는 김재현의 호통 덕분에 진지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팀내 고참의 위치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역할 뿐만이 아니라 전체 선수단의 분위기를 정리하고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도 수행해야만 한다. 올시즌 SK에서 그 역할을 맡은 선수가 바로 김재현이다. 28일 벌어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재현은 "올시즌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의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든 높은 위치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생각한다"며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실제로 박재상, 최 정 등은 김재현에게 타격 조언을 구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상담까지 할 정도로 믿고 따른다.

　올시즌 한때 3할 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던 박재상은 그 공을 모두 김재현에게 돌렸었다. 당시 2번타자였던 박재상은 자신의 타순을 기다리는 동안 3번이던 김재현에게 상대투수 볼배합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 타석에 섰고 쉽게 안타를 쏟아냈다. 잠시 타순이 이동해 두 사람이 떨어졌다가 다시 2번, 3번으로 만나는 날에는 박재상이 먼저 김재현에게 다가가 "선배,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할 정도로 믿고 따랐다. SK의 차세대 거포 최 정도 똑같다. 최 정은 김재현에게 배트 쥐는 법의 조언을 받다가 "한시즌에 홈런 30개냐, 3할 타율이냐를 먼저 결정하라"는 조언을 듣고 타격감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초 이미 "스프링캠프 때 김재현 등 고참들이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끌어줘 훨씬 편하게 팀을 만들 수 있었다"며 김재현의 리더십을 칭찬한 바 있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그 자신도 중요한 순간 한방을 터뜨리는 카리스마를 보유한 김재현. 스스로 손사래를 쳤지만 만약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모든 선수들이 추천하는 MVP 1순위 후보다.

　< 노경열 기자 scblog.chosun.com/claud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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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한국시리즈 이벤트 당첨은 멀어져 가고 있는 중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