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군: "예매완료했다. 닥치고 가는거다."

본인: "대체 뭘 예매했다는거야?"

H군: "월요일 한국시리즈 2차전. 문학구장임"

본인: -_-;



"이기는편 우리편" 이라는 positive한 응원철학을 가진 친구 H군이
무작정 한국시리즈 2차전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저는 초딩때부터 골수 엘지팬이지만 올시즌 엘지는 꼴지모드 가동...ㅠㅠ
뭐 별 수 있나요. 야구 그 자체를 즐기면 되는거죠.
(최훈 작가님의 만화처럼 저도 내심 김재현 선수가 맹활약 해주길 바라고 있긴했어요.ㅋㅋ)

경기보는 동안에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경기 시작 전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담아봤습니다.

갑작스레 날씨가 추워졌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는 양팀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그럼 문학구장으로 떠나 볼까요?

문학구장은 처음이었어요.
잠실보다는 약간 작은것 같았지만 그래도 꽤 큰 규모였습니다.
지은지 얼마 안된 구장이라 그런지 편의 시설도 잘 되어있는것 같고..
거의 만원 관중이었지만 크게 불편한점은 별로 없었어요. 쾌적하게 관람했습니다.
자리는 입장을 늦게 한 관계로 3층 포수위쪽으로 잡았습니다.
응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긴 힘들지만 야구보긴 좋은자리에요. ㅎㅎㅎ;

애드벌룬도 둥실~
우리나라엔 겨울을 불러오는 두가지 촉매제가 있는것 같아요.
1. 한국시리즈, 2. 수능시험
칼바람이 ㅎㄷㄷㄷㄷㄷ 하더군요.
경기보는 내내 추워추워추워가 절로 나왔죠;;

잔디에 글씨를 써놓았더군요.
과연 그들의 생각대로 V2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It ain't over till it's over.
(95년 엘지트윈스의 캐치프레이즈가 떠오르더군요. "해냈다 V2, 또 해낸다 V3"
 서용빈 선수의 아이디어 였다고 알고 있는데 확실치는 않네요;;)

펜스너머로 축구경기장도 보이더군요.
항구도시 인천 답게 닻을 모티브로 경기장을 디자인 한것같았습니다.
멋져요.

백스탠드에 나무를 심어놓은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친구와 저기에 동물을 풀어놓으면 어떨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봤어요.
결론은.. 음.. 안생겨요. ㅋㅋ

1루측엔 SK를 응원하는 팬들의 붉은 물결이 넘실넘실 거렸어요.

경기 시작전에 "레이지본"이 미니콘서트를 하더군요. 너무 멀리 있어서 그냥 듣기만 했어요 ㅠㅠ
클리닝타임엔 와이번스걸 이현지양이 kiss me kiss me 를 불렀는데.. 추워서 카메라를 꺼낼 수가 없었다는.. ㅠㅠ
(아, 물론 x박x일 처럼 잔디를 밟고 장시간 공연을 펼친건 아닙니다. 응원단상에서 한곡만 했어요.)

3루측 두산 응원석의 모습입니다. 두산팬들도 제법 많이 오셨더군요.
Sk의 응원도 흥겨웠지만 두산의 응원이 좀더 조직적이고 신났어요. 더 잘 짜여진 느낌이랄까?
동주동주 김동주~ 이 노래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정말 신났어요. ㅋㅋ
(동주횽은 이 노래에 신나셨는지 폭풍 에러 작렬.. ㅠㅠ)

몸푸는 SK선수들.
입장을 좀 늦게 해서 선수들 몸푸는 모습을 많이 담지는 못했어요.

몸푸는 두산선수들.
이때 몸을 더 풀었어야 하는건데 말이죠.. 몸이 덜 풀러서인지 폭풍 4에러 ㅠㅠ

경기 시작전 파이팅을 외치던 두산 선수들.
SK선수들은 특별한 뭉침 없이 장내아나운서의 소개에 맞춰서 입장하더군요. ㅎㅎ;

경기 시작전에 훈훈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안타 1개당 5만원의 사랑의 적립금을 적립한 이진영 선수에게 후원사인 엠게임에서 51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102안타)

역시 삼진 1개당 3만원의 적립금을 적립한 김광현 선수에게도 750만원의 적립금이 전달되었습니다.
(150삼진)
좋은데 써주세요~

다 같이 한컷! ㅋㅋ

애국가는 옥여사님이 불러주셨습니다.
성악가 못지않은 풍부한 성량으로 문학구장을 압도 하더군요 ㄷㄷㄷ

애국가를 다 부른 옥여사님은 1루쪽, 3루쪽으로 인사를 한뒤 유유히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홈플레이트쪽으론 왜 인사안해줬어요! 왜! ㅠㅠ

시구자로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어요.

운동선수답게 투구폼도 그럴듯하네요.
사진찍느라 구질, 구속, 로케이션에는 신경을 못썼네요.
기억나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ㅎㅎ

시구를 마치고 퇴장하는 박태환 선수.





경기가 시작된 뒤론 경기에 집중했습니다.
추운 날씨때문인지 양팀 선수들 모두가 약간은 집중력이 떨어진듯한 모습을 보여준것이 조금 아쉬웠네요.

SK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조금씩 살아나는듯한 느낌이었고.. 불펜진 역시 막강하더군요.
끝판왕 포스가 슬슬 살아나는게 아닌가 싶어요.

반면 두산선수들은 피로가 누적된듯한 느낌이 수비에서 조금씩 보이더군요.
김현수 선수가 타격감을 빨리 회복하는게 관건일 것 같습니다.
3~5차전은 잠실에서 벌어지니 두산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해 봅니다.

LG팬으로서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네요.
김재현 선수의 투런홈런...
SK팬은 아니었지만 김재현을 목이 터져라 외쳤고, 그가 친공이 펜스를 넘어가는 순간 미친듯이 환호했지만
씁슬하네요. ㅠㅠㅠㅠ
그래도 김재현 선수가 맹활약 하는 모습, 야구팬으로서 너무나 기쁩니다.
계속해서 좋은모습 보여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여기서 끝... 을 맺기엔 뭔가 아쉽죠.
그래서 뽀나스~~ +_+!

뭔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그렇습니다.
저희 일행(남2, 여1) 앞엔 3분의 남성 동지들이 나란히 앉아 다크포스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이분들... 일단 앉자마자 맥주를 한캔씩 비우시더니.......
연신 작고 투명한 플라스틱병에든 스몰사이즈 소주를 들이키십니다.
안주는 오징어. 없으면 그냥 마십니다.


이글도 역시 결론은...
안생겨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