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진은 혹사 당하지 않았다' 해프닝
대략 사건?은 이렇습니다.
일간스포츠의 이상서라는 기자가
'한화 투수진은 혹사 당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대략 불펜 투수는 '마무리 피로도', 선발은 '투수 혹사 지표'라는 스탯으로 비교했을때 한화 투수들이 타 구단 투수들에 비해 혹사 당했다고 볼수 없다는 내용.
근데 그 기사는 몇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어요.
1. 기자는 '마무리 피로도'를 빌 제임스가 고안했다는 말과 함께 대단한 스탯인양 소개했어요. 근데 실제는 빌 제임스가 2008년에 자신의 에세이에서 딱 한번 언급(그것도 마리아노 리베라 단 한명만)했고 그 후에는 빌제임스 본인도 미국 언론-통계 사이트에서도 크게 소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closer fatigue로 검색해서 나오는게 별로 없어요;; 그냥 빌제임스가 '리베라는 힘들때도 잘 던질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가볍게 만든 스탯입니다;
2. 뭐 마무리 피로도, 투수 혹사 지표가 대단히 정확한 스탯이라고 칩시다. 근데 기자는 불펜과 선발을 따로 계산했어요. 그로 인해 불펜-선발을 넘나드는 투수들은 그 어느쪽에도 순위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가장 무리를 하는건 막무가내로 투입되는 그런 선수들이자나요. 무리한다는 얘기가 나왔던 유창식, 안영명을 의식한 분류가 아니였을까 싶네요.
3. 결정적으로 계산 자체가 틀렸어요. 기자가 소개한 공식대로 계산하면 기사에 적힌 숫자가 나오지 않아요. 기자가 누적으로 했는지 당일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수 없지만. 두개를 다 감안하고 검산을 해봐도 기사 계산이 틀렸습니다.
기자는 한화의 권혁보다 삼성의 안지만이 더 무리한다는 뉘앙스로 말했지만. 정확하게 계산하면 안지만보다는 권혁이 더 무리했어요. 마무리 피로도는 최근 5일간 상대한 타자수를 바탕으로 얼마만큼의 피로를 안고 등판하는지를 보는 스탯이에요. 안지만이 등판했을때 최고 마무리 피로도는 55였고 50을 넘은 적도 두번뿐. 하지만 권혁의 최고 마무리 피로도는 88이었고 60이 넘은 상태에서 등판한 경우가 3번입니다. 누가봐도 권혁이 더 무리를 했는데.
기사가 처음 올라온건 15일이었는데 17일 아침에 계산 결과를 수정했네요. 근데 내용은 그대로...암튼 문제가 많은 기사였습니다. 공신력이 떨어지는 스탯을 과대 포장했고 불펜-선발을 따로 분류해서 안영명-유창식을 구제했으며 틀린 계산을 이용해서 권혁보다 안지만이 무리한다고 주장했으니까요. 기자가 팬심에 멀어 글을 쓰면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