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상콤한 기분으로 들어왔다가, 'FA예상진로' 글을 보니 엘지 걱정에 급우울해지네요.

삼총사들 보냈을 때도, 에이스 47번을 잃었을 때도, 큰 병규 일본 보냈을 때도, 그 분의 만행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지를 떠나지 못하고 버티고 또 버텨오면서 야구를 보는 제 태도도 변한 것 같아요.

승리보다는 패배하는 날이 더 많아지면서
솔직히 그 전에는 잘 신경쓰지도 않았었는데, 2군에서 누가 잘하고 있는지 맨날 체크하고, 

예전에는 설레발은 커녕 여유가 넘쳤는데
이제는(다른 팀팬들이 보기엔 실링이 뻔한 유망주인데) 신인이 안타 하나만 쳐도, 삼진 하나만 잡아도 
설레발만은 KBO 1등 수준으로 떠네요. 게임에서 지는 날도 말도 안되는 걸로 긍정적인 거 하나 찾아내서 기뻐하구요.

말로는 승패를 초연해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수준까지 왔다라고 하지만
지금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미래가 있어!라며 악만 남아 버틴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어쩄든...이렇게 몇 년을 지내다 보니
남들 보기엔 엄청 못났겠지만 그저 내 새끼들은 이뻐만 보이네요.
이렇게 마냥 이쁘게만 보니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이 될리 만무하구요.
 

많은 분들이 정성훈이 엘지로 올 것이다라고 예상을 하시는 걸 보고 있자니 더 그래요.
정성훈 오면 당연히 엘지 전력에 플러스가 될 거라고 머리로는 충분히 받아들리면서도
마음은 자꾸 곤조랑 동욱이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라고 속삭이네요.

언제까지 유망주 타령이나, 한국 프로야구판에서 리빌딩만 하는 게 가능하냐,
내년에 김재박 감독님 계약 마지막 해인데 어떻게든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다 일리 있는 말씀인데,

"FA고 뭐고 다 필요 없어. 봉타나 건재할 거고 배추 돌아오고, 찬헌이,형종이...
 곤조,동욱이,작은 병규 다 터질거고, 메트로는 올핸 아퍼서 그런거니까 내년엔 좀 나을거야.
 분명 우리도 희망이 있다고.." 자꾸 이런 마음만 드네요.

엘지 야구가 정줄 놓으면서 저도 함께 정줄 놓은 것 같지요?  ㅠ_ㅠ



아,,어떻게든 글을 마무리 해야겠는데....

우리 엘지 불펜이 언제나 그렇듯 마무리는 퐈이야!!가 맛이죠. (아..쓰고 보니 더 비참해 ㅠ_)









캐넌이여 돌아오라!! 

...(SK 팬 분들께는 죄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