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진영입니다.

이제 이틀이 흘렀군요. 그런대도 아직 아무것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어쩌면 세상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20일 이전과 똑같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눈을 뜨면 짐을 챙겨 문학구장에 가야 할 것만 같은... 그러다 '아, 이젠 아니지'란 생각이 들면 마음 한켠이 뻥 뚤린 듯 허전해 하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SK 팬분들이 저에 대해 남긴 글들을 읽어봤습니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가 왜,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말씀드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말씀드리겠습니다.인터넷에 나온 제 기사들때문에 팬들이 더 화가나신것같은데 저는 인터뷰를 한적이 없습니다.
그런기사들때문에 제 마음이 더욱더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스무살 무렵에 인천에 와서 한창 신나게 뛰다보니 어느새 10년 가까이 흘러버렸습니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많은 사랑, 무슨 말로도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인천을, SK 팬들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다못해 나쁜 기억들이 떠오르면 떠나는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울텐데 자꾸 좋았던 생각들만 떠올라 마음이 더 무거워집니다. 그만큼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많이 외롭고 또 많이 두렵습니다. 그러나 한번 내려진 결정인 만큼 또 한번 힘을내서 가보려 합니다. 그동안 받은 사랑 아깝다는 생각 드시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