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박찬호.

4회에 흔들렸습니다만, 7이닝이나 먹어줬습니다. 그리고 3회까지 8타자를 연속으로
아웃으로잡았고, 4회 이후에는 7회까지 7타자를 연속아웃으로 잡았지요.
인상적이다...란 말이 어울릴정도의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라는 말을 할수 없는건 어쩔수 없는 4회때문.
심판의 콜에 대한 불만후에 바로 터진 3점 홈런, 그리고 바로 나온 연속 홈런...
섬찟했습니다.  메이저란 곳이 과연 복마전이라는 생각이 먼저들더군요. 잠깐 흔들린
그 바늘같은 틈새를 후벼파서 4점이나 한번에 뽑아내는 넘들이 무섭기 짝이없었습니다.

박찬호 선수로서도 잘 풀리다가 한번 꼬이면 이만큼 덜컹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4회이기도 했구요.

구속은 엠엘비티비 화면상으로는 93마일의 최고, 91마일 정도로 나왔습니다. 그리 빠른
구속은 아닌거 같은데 헛스윙이 많이 나오고 배트가 밀려보이는것을 보니 보는것보다
직접 격는 타자들은 구위를 더 느끼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로리다가 지구
1위팀이라서리..분위기가 아주 좋은팀인데, 그런팀을 상대로 일단은 승리를 챙길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나갔다는 것도 박찬호에게는 좋은 뉴스인거 같네요.

무엇보다 인상적인건 홈런이긴 했습니다만..역시 투수는 투구로 말을 해야지요. 타격보다는요.
그래도 2000년 이후 처음 나온 홈런이라면서 필리스 해설자들이 한국은 지금 오전일텐데,
박찬호의 홈런이 아주 좋은 선물일거라고 한것은 즐거운 이벤트이긴 했지요.

4회를 제외한 나머지회는 박찬호에게 가장 잘풀리는 경기가 어떤것인가..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타자들도 유인구에 잘 속아줬고 방망이도 쉽게 나와서 투구수도 많이 줄였고, 위기에서는
삼진도 적절히 잡았구요. 앞으로 이렇게 상성이 좋은 상대를 만나면 좋겠다..하고 바랄정도.
임팩트는...참 강했지만, 스탯은 따르지 못했던 경기였긴 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박찬호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방향성..하나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추신수...

오늘 안타 2개쳤지요. 거기다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2개나 보여줬고, 추신수에게 공이 날아가
면 3루에 주자가 있어도 쉽게 뛰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압박감도 대단했습니다.

근데...어찌된게 추신수가 9회에 친 굴러가는 느린 안타에도 홈에 못들어오는 2루주자는 좀 좌절
스럽더군요. 클블은 발빠른 선수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거의 매일 듭니다.
추신수가 놓친 타점만해도 3,4점은 넘을듯.

오늘 추신수는 이루타도 하나 날리고, 더 좋은것은 무사 1,2루에서 찬스를 이어가는 안타를
날린거였습니다. 부담감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살아나가는 것하고, 팀의 찬스에서 그것을
살리고 이어가는 안타를 치는것은 보는 입장에서나, 코칭스태프의 입장에서는 느낌이 다르
거든요. 추신수의 이미지는, 해줄때 해준다....는 쪽으로 굳어갈거 같아서 기꺼운 안타였습니다.
요새는 거의 붙박이 확정 아닌가 생각이 될정도로 하루에 1개씩은 의무적으로 안타를 쳐주는
추신수. 그리고 호수비도 보이고, 수비도 점차 안정적이 되가네요.

엠엘비 프리미엄이란게 좋아서 화면 2개를 띄어넣고 경기 2개를 한꺼번에 봤지만, 위화감이
없어 좋았습니다. 주로 필리스 경기를 보다가, 추신수 타석에 서면 추신수보고 했으니까요.

투타에서 모두 한국 선수를 볼수 있는 아주 특이한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날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