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늦었지만
Detroit Tigers 2013시즌 결산 및 2014시즌 주목할 점입니다.
일단 기억력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라, 내용이 사실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관계 일일이 확인해서 쓰려고 했지만 회사원 신분인 것도 있고 나이도 한 살 더 먹었고 해서 귀찮아서 못쓰겠... ;;)



Ⅰ. 2013시즌 결산


□ 무난한 지구우승은 천만에 만만에

2012시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반복되는 패턴>
시즌 전 예상 : 무난히 지구우승은 먹을것이다
실제 : 다른 지구보다는 쉽긴 하지만 그래도 좀...

원인은 크게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 같은 지구 라이벌에 대한 과소평가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강했습니다. 감독의 교체와 이로 인한 전력의 극대화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는 캔자스시티까지 가세했습니다. 트레이드를 통해 확실한 에이스까지 보유했고
알렉스 고든, 빌리 버틀러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불펜은 중부지구에서 가장 양호한 편이므로
아마도 내년에도 왕가네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내가 에이스다


(2) 네임밸류에 치중한 선수 구성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입니다. 특히 필더 영입 때부터 더했구요.
선수들 네임밸류로 따지면야 리그 전체로 봐도 손꼽힐 팀이었지만, 응집력이나 수비력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갑툭튀했던 2006년 이후로 2006년보다 강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아요. 끈끈함의 차이.


(3) 기대에는 못미친 선발진, 예상보다 못한 불펜

물론 선발 로테이션은 리그 최고입니다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니발 산체스는 예상보다도 잘해줬고 맥스 셔져는 사이영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벌랜더나 피스터는 시즌초 예상보다 좋지 못했고 포셀로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수비가 개선된 만큼 포셀로의 2014년이 전보다 더 많은 기대가 됩니다.



□ 선발투수 복기

1. 저스틴 벌랜더

벌랜더는 시즌 내내(특히 시즌 초~중반) 구속저하로 인해 골치를 겪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난 2008 시즌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보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2008년에 벌랜더가 데드암 증상을 겪었다는 평이 일반적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벌랜더의 통산성적을 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가
2007년 이전에는 (빠른 공을 가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진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이고
2009년 이후부터 삼진 수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원인을 체인지업에서 찾습니다.
2007 이전의 벌랜더는 체인지업을 자주 구사하기는 했으나 삼진잡을 만한 정도의 구위는 아니었는데,
2009년부터의 벌랜더의 체인지업은 리그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발전합니다.
작년까지는 벌랜더가 2스트라�� 이후에 던지는 구종은 직구 : 커브 : 체인지업 비중이 거의 1:1:1 수준이었습니다.

아래의 게시물을 보면 정황은 더 명확해집니다. 2008년에 야후스포츠에 올라온 Q&A입니다.







사실 2008년 벌랜더의 구속저하가 체인지업 구사를 위한 투구각도 조정을 시도하다 투구밸런스가 나빠졌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몇달 전까지만 해도 구글링으로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 암만 찾아봐도 안나오네요. 쩝..
어쨌든 결론은 2008년 벌랜더의 부진은 데드암이 아닌 체인지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하다 투구폼이 미세하게 바뀌어버린 점이고,
이로 인한 구속저하로 인해 직구 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번 시즌에도 투구폼이 흐트러졌다는 기사가 몇 번 나왔었습니다.
투구 시에 어깨의 각도가 달라졌다는 것인데요. 시즌 초에 비해 시즌 후반에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번 시즌 원래 폼에 가깝게 던진 유일한 경기.
만약 데드암 증상이라면 이런 경기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올 시즌 벌랜더의 부진이 이렇게 단순한 폼 변경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다가오는 시즌에는 높은 확률로 예전의 "금강벌괴" 포스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덧붙여서, 2014 시즌에서 높은 확률로 반등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예상하는 두 명의 투수는 저스틴 벌랜더와 R.A.디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대체 무엇이 벌랜더의 투구폼에 영향을 준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원인은 단 하나입니다....







암만 생각해도 이 아가씨랑 쳐노느라 연습을 안한거야


2. 덕 피스터

피스터는 2012 시즌에 가슴 쪽에 부상을 당하고 DL에 다녀온 후, 2011 시즌에 타이거즈 구단에서 보여준 직구 구속을 찾지 못했습니다.
2011 시즌에 타이거즈 구단에 합류한 후로는 내내 90~92마일의 투심을 보여줬으나
이번 시즌에는 투심 구속이 대부분이 88~90마일에 머물렀습니다.

만약 피스터가 구속을 1~2마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언제든지 사이영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더욱이 나이도 젊고.... 그러한 면에서 볼 때, 피스터를 헐값에 넘긴 것은 매우 아쉽네요.

힘든 시절 보낸 투수인만큼 워싱턴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기를 바랍니다.
키 크고 잘 생기고 투구폼도 시원시원하고 볼질 거의 없는데다 투구템포까지 빨라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투수죠.


□ 불펜투수 복기

1. Worst : Big한 자질을 지닌 형님


이거슨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작년, 아니 이제는 재작년이네요.
데이브 돔브로스키 단장(이하 DD)은 팀의 가장 큰 약점이 불펜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구단주 영감의 배짱으로 필더를 영입하고 나자 총알이 빡빡해집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불펜 확충은 했는데,
특히 옥타비오 도텔과 호아킨 벤와에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도텔 - 벤와 - 발버디로 이어지는 승리계투조는 딱 봐도 강력해보였는데...

뭐 문제는 다들 아시다시피.
발버디는 2012시즌부터 구위저하가 눈에 보일 정도였고
도텔은 2012시즌 말에 부상당한 이후로 아예 보이지를 않았네요.

도텔, 벤와, 발버디 중 나름대로 돈값했다고 보이는 투수는 벤와가 유일합니다.
이번 PS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홈런을 오티즈에게 맞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아주 잘해줬죠. 마무리를 바라고 영입한 것도 아니었고...

2시즌 계약해서 1시즌도 채 제대로 뛰지 못한 도텔은 절대적으로 올해의 worst 투수입니다.
당연히 재계약할 리 없지요. 나이도 나이고... 아직 FA 상태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2. 브루스 론돈

론돈은 불펜 공백에 따라 예상보다도 더 빨리 콜업되었으나 먼지나게 두들겨맞았습니다.
아직 변화구 및 커맨드는 예상보다 못한 모습을 보였으나,
역시 직구 하나는 어느정도만이라도 제구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inverted W투구폼을 가졌던 주마야에 비해 훨씬 안전한 투구폼을 가지고있다는 점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 야수 복기

1. 필더 ㅅㅂㄹㅁ


제대로 밉상

얼마 전의 필더<->킨슬러 트레이드는 보안관 팬과 호랭이 팬 모두를 환호시키는 결과를 낳았는데요.
두 선수 모두 건강하다는 전제를 깔 경우, 시즌이 시작하면 평가가 어느정도 갈릴 것이라 보입니다.
필더가 30홈런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보안관 팬들은 "차라리 킨슬러"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이번 시즌에는 이혼 문제로 인한 심리적 혼란이 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설령 가정문제가 없었더라도 여전히 돈값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장타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구요, 언제 별안간 추억의 모 본 형님 모드를 보여줘도 이상하지 않은 몸매입니다.
더욱이 딱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1루수비는 피스터, 포셀로와 같은 땅볼 투수에게는 지옥이었구요.

필더를 처음 데려올 때부터만 해도
"대충 몇 년만 쓰다가 연봉보조를 하더라도 트레이드를 했으면"하고 생각했지만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 친구를 다른 팀으로 보냄으로써
3루 수비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던 카브레라를 1루로 보내고 카스테야노스를 주전 3루수로 기용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는 코너 내야의 수비력이 모두 향상되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2루수 자리가 인판테 -> 킨슬러 라면 그래도 현재의 킨슬러 폼보다는 아마도 인판테가 더 나을 것 같지만...
(인판테가 타이거즈 출신 선수라는 점도 있습니다. 비록 폴랑코에 밀려서 트레이드되고 말았지만)
크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죠.


2. 불안한 오스틴 잭슨

안좋은 선구안을 컨택으로 메꾸는 선수입니다.
컨택 자체는 꽤 좋은 편이라 잘 나갈 때는 안타도 잘 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삼진도 잘 당하는 선수죠.
그러다보니 잘나가면 폭발하지만 한 번 말리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말리는 기복있는 선수이고, 그 모습이 이번 PS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양키스에서 호랭이팀으로 건너올 때만 해도 GG급의 수비력을 가진 준수한 중견수였는데,
양키스로 건너간 커티스 그랜더슨도 그랬듯이 수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다가올 2014 시즌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알렉스 아빌라는 플루크였나?

딱 한번 올스타 시즌을 보여준 후에는 계속 눈에 띄지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수비형 포수로 알려져있었고, 수비능력은 여전히 준수한 수준이지만
도루저지는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장차 타이거즈 구단의 리더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역시 2014 시즌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Ⅱ. 2014시즌 주목할 점


1. 기존 선수들의 반등 여부

역시 저스틴 벌랜더의 반등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입니다.
텍사스에서 홈과 원정성적 차이가 컸던 이안 킨슬러가 얼마나 잘 해주느냐도 관심거리겠구요.
앞에서 언급한 알렉스 아빌라 역시.


2. 수상자들의 활약 여부

미겔 카브레라가 다시 MVP급 활약을 보일 것인가?
맥스 셔져가 다시 한 번 사이영급 활약을 보일 것인가?


3. 내야 수비진의 활약 여부

2013 개막라인업과 비교해보면 모든 포지션이 바뀌었습니다.

Role	2013	2014
1B	프린스 필더	미겔 카브레라
2B	오마 인판테	이안 킨슬러
SS	자니 페랄타	호세 이글레시아스
3B	미겔 카브레라	닉 카스테야노스

코너 내야를 비롯해서 새로운 키스톤 콤비가 얼마나 활약을 해줄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전반적으로 수비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코너 내야도 그렇지만 안정적인 수비에 비해 수비범위가 좁았던 병랄타에 비하면 이글레시아스의 수비는 기대할 만 합니다.


4. 릭 포셀로의 성장 여부

데뷔를 워낙 빨리해서 그렇지 아직 나이가 많이 어립니다.
아직 커맨드가 잡히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커브, 슬라이더 등의 브레이킹볼이 잘 들어가면서 삼진수가 늘어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일이 비슷한 피스터에게 배웠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포셀로의 구위는 충분합니다. 이는 세이버 수치들이 증명하고 있지요.
다만 경험과 제구, 커맨드에서 좀 더 성장이 필요합니다. 대기만성을 기대합니다.


5. 드류 스마일리의 성장 여부

원래 선발자원이었던 스마일리는 올해 불펜에서 밥값을 해낸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재작년 시즌에 칼제구를 바탕으로 꽤 잘해주다가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제구가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적이 안좋아졌는데요...
아직 유망주인 만큼 체력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별 일 없다면 시즌 내내 5선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좌완선발인 만큼 반드시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죠.


6. 신임감독의 활약 여부 및 패러다임의 변화


짐 리랜드의 시대가 지나가고 그 자리에 브래드 어스무스가 들어왔습니다.
어스무스가 얼마나 팀을 장악할 수 있느냐가 큰 관건입니다. 나이도 젊구요.

리랜드도 그랬고, 이번에 시애틀로 간 맥클레런 히팅코치도 그랬지만
예전 타이거즈의 선수운영은 최근 득세하는 출루율 위주의 스탯 중시보다는 과거의 운영에 가까웠습니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을 하든지 등이죠.
어스무스는 프론트 경력도 있는 만큼, 어느정도의 팀 운영의 패러다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7. 추가 영입 및 재계약 여부

일단 DD가 필더를 보내는 데에 성공했고, 피스터까지 보내면서
(차라리 아니발 산체스를 재계약하지 말지 그랬냐 싶지만 -_-)
페이롤에는 어느정도 유동성이 확보되었습니다.

스토브리그 시작할 때부터 추신수 영입설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아마 DD도 관심은 보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피스터 보내고, 라제이 데이비스를 좌익수 플래툰용으로 영입하면서
추신수 영입에 대한 전망은 쑥 들어가버렸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확보된 유동자금은 맥스 셔져, 미겔 카브레라의 재계약 금액으로 우선 산정될 것이 유력합니다.
네이선은 검증된 마무리투수이지만 많은 나이는 무시할 수 없고
조바 쳄벌레인을 영입했지만 로또성 영입임은 자명합니다.
불펜에서 추후에 추가적인 영입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2014시즌 개막 예상라인업 (현재 기준)

<타선>
1. CF 오스틴 잭슨(R)
2. LF 앤디 덕스(L) / 라제이 데이비스(R)
3. 1B 미겔 카브레라(R)
4. DH 빅터 마르티네즈(S)
5. RF 토리 헌터(R)
6. 2B 이안 킨슬러(R)
7. 3B 닉 카스테야노스(R)
8. C 알렉스 아빌라(L)
9. SS 호세 이글레시아스(R)

백업 : 돈 켈리, 스티브 롬바르도찌, 허먼 페레즈

※ 킨슬러가 좀 어정쩡합니다. 1 2번에 두어도 될 거 같고...
※ 토리 헌터를 2번에 두는 것도 좋은 선택.
※ 잭슨이 작년처럼 리드오프에서 삽질하면 1번 킨슬러 2번 잭슨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선발>
1. 저스틴 벌랜더(R)
2. 맥스 셔져(R)
3. 아니발 산체스(R)
4. 릭 포셀로(R)
5. 드류 스마일리(L)


<불펜>
조 네이선
브루스 론돈
조바 챔벌레인
앨 앨버커키
필 코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