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들] 공업용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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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시신
한때 배추밭이었던 곳에
자살한 농부의 썩어가는 시신과 함께
죽지도 않고 썩어가는 배추들
죽어도 완성되지 않는 生
한때 마을이었던 도시에
죽어도 썩지 않는 배추들
플라스틱에 담긴 죽음들
안심하세요 방습제 동봉
배추 이야기가 아니라,
죽어도 윤이 나고 죽어도 탱탱할
서서히 방부처리되는 당신의 이야기
내가 죽어 관 뚜껑이 덮인다면
썩을 수 있을까
배추 이파리 잎맥으로 스밀 수 있을까
아니, 죽어도 썩지 않는 시신을
활용할 工業이 생기지는 않을까
그리하여 죽어도 광택나는 삶이여
살아도 냄새나는 죽음들이여
파라오와 여왕들의 것만은 못하더라도
럭셔리한 관뚜껑을 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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